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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anhanl Jul 09. 2020

청춘의 가격은 얼마인가요?

도서 "청춘의 가격" 리뷰

출처 알라딘. 도서 청춘의 가격
청춘(靑春) :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으로,
①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의 젊은 나이
②또는, 그 시절() (출처 : 네이버 한자사전)


"왜 청년은 청춘이어야 하는가? 청년은 미래이기 때문이다. 청년을 푸른 봄에 비유하는 이유는 그 시기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는 '가능성'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년은 곧 청춘이어야 한다. 절망 속에서 제자리걸음 하는 청년들이 많아질수록 그 사회의 미래는 어두워진다." (도서 '청춘의 가격' 중)


청춘. '마음에 열정이 남아 있으면 청춘이다'라는 말처럼, 연령대를 꼭 의미하지는 않지만, 흔히들 인생의 격변기를 보내고 있는 2-30대 청년들을 청춘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푸르러야 할 청년의 삶은, 각종 빚에, 주거비 부담에, 불안정한 미래에, 퍼렇게 멍들어 보일 때가 많다.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이하 새사연)에서 펴낸 "청춘의 가격"은 인터뷰와 각종 통계로 청춘의 삶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삼포세대, N포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고정적인 수입 없이 생활해야 한다는 불안감은 당사자의 꿈을 크게 위협하는 요소다. 미래의 소비나 결혼과 같은 일을 단계적으로 계획하는 것도 어렵다. 초록씨도 꿈을 이루기까지 거쳐가야 하는 현실이 너무나 힘들고 돈도 많이 들기 때문에 잘되지 않으면 그만둘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고민을 내비쳤다."
"대학 졸업장을 따기 위해서 휴학과 알바를 반복하다가 결국 빚만 짊어지게 되는 상황은 한국 청년들에게 일반적이다. 신용카드 돌려 막기는 기본이고 사채와 다를 바 없는 고 이율의 대출에 의존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당장 방세도 내고 먹고는 살아야 한다는 생각에 발을 들인 것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 아니, 어쩌면 결과를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는지도 모른다."
출처 EBS다큐프라임 "2017 시대탐구 청년"


청년은 20대를 지나오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시달리고, 많은 경우에 빛이 아닌 빚을 갖게 된다. 빚의 이유는 등록금, 주거비, 생활비 등 다양하다. 이러한 빚의 끝이 안정된 직장이면 다행이겠지만, 현실에서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더 많고, 최저임금을 받는 "최저인생"에 오랫동안 머물기도 한다.


"많은 이들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를 청년의 문제로 보았던 까닭은 피해자가 '하필 우연히 청년'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청년이기에 당한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청년은 모순이 집약된 시스템의 희생양이 되기 쉬운 집단이다."
"청년 노동자는 서비스, 특히 숙박음식점업에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   직종의 임금 수준이 가장 열악하다는 것을   있다.  서비스직이나 단순노무직이 임금 구조의 가장 밑바닥을 받치고 있는 것이다. (...) 청년의 젊음은  그들의 저숙련도를 뜻하는 것이 된다."


출처 (좌) 오마이뉴스 / (우) 프레시안


구의역 스크린도어 김군, CJ대한통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의 감전사에 많은 청년들이 안타까워하고 포스트잇을 붙이는 등의 추모를 한 이유는 그가 같은 청년이어서 이기도 했지만, 그 대상이 자신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미래가 불안정한 청년이기 때문에,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1995년부터 2015년까지 20년간 수도권으로 순유입된 20-24세 청년은 무려 85만 명이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전라남도에서는 청년이 매년 1만 명씩 줄어들었다."
"'한 달에 25만 원이나 주고 이런 곳에 살아야 하나?'  K에게 보증금 500만 원이 있었다면 같은 월세로 자취방을 구할 수도 있었다. 보증금 1,000만 원을 들이면 작은 원룸에서 사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그 돈을 구하기 어려운 K에게 고시원은 유일한 선택이었다. 침침한 복도를 나서며 돌아본 고시원의 풍경, 희미한 조명 아래 번호 달린 암갈색 문들이 줄지어 있던 장면이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출처 :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Naxc88EKG7Y)

청년의,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주거다. 전국에서 올라온 청년은 방을 구할 때 서로의 경쟁자가 된다. 전국적으로 주거빈곤율이 떨어져도, 서울 청년의 주거빈곤율은 올라간다. 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을 합쳐 부르는 '지옥고'라는 신조어가 생기기도 한다. 이곳에 청년들이 있다.


"청년의 어려움은 청년 그 자신 때문이 아니다! 비참해질 것이 뻔히 보이는 도전을 강요하고, 생존하는 대가로 피와 땀을 요구하는 사회에서 청춘은 결코 푸를 수 없다. 청춘의 문제는 비단 청춘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청년 세대가 몸살을 앓고 있는 주거, 노동, 결혼, 육아 등의 모든 문제는 우리 사회 전체가 안고 있는 문제이다. 다만 그것이 가장 취약하고 가장 준비가 덜 된 청년 세대에게 더 가혹하게 휘몰아칠 뿐이다."


청년의 문제는 청년만의 문제는 아니다. 청년이 빈곤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 그들이 중년 장년이 되었을 때의 사회는 어떤 사회가 될까?

"절망 속에서 제자리걸음 하는 청년들이 많아질수록 그 사회의 미래는 어두워진다."(청춘의가격 중)


출처 : 공감신문 (http://naver.me/GYyVlrUr)


청년이 직면한 문제는 복잡다단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풀어야 할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살고 싶은 곳에서, 적정한 주거비 부담으로 살 수 있다면, 즉 살 곳 하나만 해결되어도 어느 정도 나아갈 길이 보이지 않을까?


인용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2017), 청춘의 가격, 서울 : 사계절, pp 25, 44, 49, 134, 137, 141, 232



2018년 "서울시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에서 기자단 활동으로 작성했던 글을 다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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