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주택에 대한 단상
지난주는 행복주택 2분기 청약기간이었다. '대학생, 신혼부부, 청년 등 사회활동 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한다는 행복주택. 임대료도 저렴하다기에, 경쟁이 치열해서 로또에 가깝겠지만 지원하려고 보니 소득 기준이 발목을 잡는다.
공고 기준에 보면, 일반공급에서 청년 1인 가구의 소득 기준은 월 2,116,181원이다.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80%이다. 80%는 어떻게 나온 수치일까... 1인 가구는 5일 중에 하루는 놀기라도 하나..?
왜 청년 1인 가구는 100%가 아니고 80%냐는 고민도 들고, 신혼부부계층 2인이 더 넉넉한 것 아닌가 하는 고민도 든다. 같이 살면 주거비도 줄어서 생활비가 더 줄지 않나. 신혼부부는 당연히 육아비용도 들고, 미래를 위한 저축을 더 많이 한다고 가정하는 건가? 그러면 청년 1인 가구는 안 그렇고?
무엇보다 월 2,116,181원이라는 금액이 한참 머리를 맴돌았다. 4대 보험과 소득세를 공제하고 나면 실수령액은 1,913,328원. 이걸로 과연 생활이 가능할까. 월세 살고, 학자금 대출 상환이라도 있으면... 이것보다 더 적게 버는 사람이 시급하다는 건 맞지만, 그러면 이 정도 벌면 주거안정을 위한 소득이 충분하다는 걸까. 이 소득으로 미래를 꿈꿀 수 있나?
행복주택도 그렇고, 월세 지원도 그렇고. 각종 주거 관련한 지원에는 소득 기준이 따라온다. 더 시급한 사람에게 지원이 우선적으로 가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항상 이렇게 누가 누가 더 가난한지를 증명하는 형식이 되어야 할까? 그리고 그 기준점을 넘어서면 과연 충분히 안정적인 걸까? 물론 누가 받더라도, 이 사업으로 당신의 주거가 보다 안정되길 바라는 바지만..
인구주택총조사 자료를 보면 서울에 거주하는 일반가구 중 월세의 비율은 2000년 16.3%에서, 2015년 28.4%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 와중에 평균 월세는 51만 원이다.
집이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늘 말하지만, 매번 버는 돈의 상당액을 주거비로 임대인이나 은행에 바치고, 평생을 세입자로 전전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삶일까? 참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