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초 SK텔레콤과 삼성전자, 카카오 간의 AI 동맹을 맺었다는 기사가 각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한국의 대표적인 세 기업이 모여 무엇을 하겠다는 걸까?
기사를 쓴 언론들 중 누군가는 이들이 함께 ‘세계 최고 레벨의 인공지능을 함께 개발할 것’이라고 썼고, 누군가는 ‘코로나 팬데믹 극복을 위한 K-인공지능을 개발할 것’이라고 썼다. 두 이야기 모두 어딘가 추상적으로 들리지만 공통적으로는 모든 언론이 이 3사가 미래 AI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AI 활용 방안을 함께 연구하며, 아울러 AI 기술을 저변 확대할 것이란 구체적 사항을 명시해 두었다. 하지만 여전히 추상적으로 들린다. 그들이 하려는 일은 너무 크고 멀어 보인다.
사실 이 AI 동맹을 맺기 위해 3사의 담당자들은 지난 4월부터 모임을 가져왔다. 필자는 그 모임에 옵저버로 참가했었다.
옆에서 지켜본 사람으로서 이 파트너십의 체결은 일단 이루어졌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아울러 이 파트너십이 어쩌면 한국의 IoT 지형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단 생각도 들어 설레는 맘조차 든다.
필자가 지금부터 쓰려는 이야기는 낭만적인 애국심과는 거리가 먼 것임을 밝혀둔다. 필자는 애국적 견지에 한국의 기술을 키워야 한다거나 한국 기술을 제도적으로 옹호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서있지 않다.
지난 4월, 3사가 동맹을 타진하기 위해 시작한 회의는 브레인스토밍처럼 시작되어 두 달간 이어졌다.
그 시간은 필자에겐 정말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파트너십을 모색하던 담당자들은 각 사의 임원들임에도 대학생처럼 토론했고, 업무가 과중할 거 같았지만 늘 결원 없이 모였다.
그런 순간에는 당장 몇 달 후에라도 무언가 일어날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어떤 순간에는 미래는 안개 낀 듯 불확실했다. 어쩌면 이 회의는 그저 타진으로 끝날뿐 결실을 맺기 어려울 것도 같았다.
특히 3사가 모두 너무 크고 대단했기에 소통이 애자일(Agile) 할 수 없었는데, 예를 들자면 서로에게 지켜야 하는 절차와 예절로 인해 아래와 같은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
“그 업무는 그럼 어느 분이 담당하고 계신가요?”
“저희 회사에 ***란 본부가 있는데 거기 000란 분이 담당하고 계십니다”
“아, 그러면 저희 쪽 ###에게 부탁해 ***부서에 말을 넣어 000님께 전달드려 보겠습니다”
필자의 눈에 이런 상황은 반복적으로 넘기엔 어려운 허들처럼 보였다.
말이란 게 몇 단계 건너가다 보면, 건너왔다는 것만으로 심리적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도 생기기 마련이다. 보이지 않는 심리적 허들이 얼마나 많은 프로젝트를 지지부진하게 만들던가.
6월 말로 회의가 해산된 뒤, 처음엔 어찌 되었을까 종종 궁금해했다. 그러다가, 두어 달 뒤부터는 ‘아마 잘 안되었나 보다’하고 거의 잊고 살았다. 사실 잘 안되었다고 해도 자연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그로부터 무려 6개월이 지난 어느 날 필자는 뜻밖의 문자를 받았다.
3사가 드디어 초협력 파트너십을 맺게 되었다는 것.
맙소사!
그들은 그 번거로움을 하나하나 해낸 것이다.
어렵고 복잡하다는 것은 이뤄질 수 없다는 뜻이 아니었고, 애자일 하지 못하다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는 뜻은 아니었나 보다.
필자는 처음 그들이 가려는 길을 오해했던 것 같다.
4월부터 진행된 회의에서는 ‘우선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많은 논의가 있었는데, 시기가 시기인만큼 당시로선 올 하반기 올 것으로 예측되는 2차 팬데믹에 대한 얘기가 많았다. 3사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공여할 수 있다면, 2차 팬데믹, 혹은 다른 재연재해가 닥쳤을 때 여러 스타트업들이 유용한 앱을 만들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내다봤다.
처음엔 이 부분이 굉장히 큰 부분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이번 주 초 파트너십이 체결되었단 소식에 ‘3차 팬데믹이 이미 절정에 달하고 있는 시점에서 이제사 무얼 할 수 있을까’란 생각에 갸웃하기도 했다.
그런데 파트너십 세리모니에서 재난 위기에 대한 기여는 3사가 가고자 하는 길의 아주 작은 부분임을 비로소 알게 됐다. 장기적 목표로 함께 개발하고자 하는 큰 그림에는 자연어 처리(NLP), 즉 한국어를 이해하고 해석해 처리하는 한국형 인공지능 개발이 자리해 있다.
사실 한국어를 한다는 인공지능은 꽤 많지만 사실 한국어를 ‘잘’ 하는 인공지능은 없는 게 현실이다.
'인공지능이 농담도 하네' 수준의 자연어는 사실 장기적으로는 부질없어 보일 때도 있다. 우리에겐 실제 다양한 현장에서 인간의 명령을 이해하고 오류 없이 수행하는 인공지능이 필요하지만 이 길은 한국에서 아직 멀어 보인다.
한국어를 잘하는 인공지능을 갖게 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필자는 리테일/커머스 기업을 위한 트렌드를 분석하는 사람이다.
최근 트렌드에는 기술 트렌드가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데 사실 그간 기업들에게 주로 소개했던 기술은 해외 솔루션들이었다. 직접적인 추천은 잘하지 않지만 지금도 공급망이나 통합마케팅 같은 하나의 큰 영역을 커버하는 솔루션은 해외 솔루션을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완성도와 확장성 때문이다.
필자 스스로도 주로 해외 디벨로퍼들과 일을 하기 때문에 굳이 넓은 바다를 두고 한국 안으로 선택지를 가둘 필요는 없단 생각을 늘 해왔다. 적어도 2년 전 필자 스스로 챗봇을 구축하다 절망하기 직전까진 그랬다.
당시는 지능형 Whatsapp 챗봇이 큰 인기를 끌기 시작한 무렵이었다. 해외에서 Whatsapp 챗봇 빌더는 쉽게 구할 수 있었고, 빌더들은 대부분 NLP를 활용한 챗봇을 만들 수 있었다. 자연어 처리가 되는 챗봇과 그렇지 않은 챗봇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기 때문에 필자 또한 당연히 NLP가 지원되는 Whatsapp 챗봇을 만들고 싶었다.
그런데 문제는 당시 나와있는 기술들은 영어만 처리할 뿐 한국어는 처리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 한국어를 위한 그런 친절한 생태계를 만들 리 없으니 당연한 일이었지만 더 절망스러운 건 아마 앞으로도 그런 행운이 있을 턱은 만무해 보였다는 것이다.
결국 이건 한국에서 탄생하지 않는 한, 한국어로 구동되는 AI는 세상에 영원히 존재하지 않을 분야라고 봐야 한다. 한국기업이 꼭 한국 기술을 써야 할 이유는 없지만, 한국 기업이 한국 기술이 아니고선 대응할 수 없는 부분란 게 있는 셈이다. 만약 SK와 삼성과 카카오가 모인다면, 한국은 한국어를 명쾌히 알아듣는 인공지능을 가질 수 있을까?
지난주 필자는 두 영상을 보고 한국의 미래에 큰 의문을 품게 됐다.
하나는 무려 4년 전에 나온 Allrecipes Skill for Amazon Alexa 영상이다. 이 영상에서 평범한 가정주부들은 ‘알렉사, 나 지금 닭고기랑 버섯밖에 없는데 뭘 요리하면 좋을까’를 물어본다.
그럼 알렉사는 평점이 좋은 레시피를 추천하면서 요리에 45분이 걸릴 거라고 이야기한다. 만약 주부들이 ‘난 시간이 30분밖에 없는 걸’이라고 이야기하면 알렉사는 닭고기와 버섯으로 30분 안에 요리할 수 있는 다른 레시피를 찾아 단계별로 설명해준다. 아래가 그 영상이다.
나온 지 오래된 영상이고 상용화된 기능이지만 이 영상을 보다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선 시골 가정에서 자란 아이일지라도 집에서 엄마가 이 스피커와 대화하며 요리하는 걸 보고 자랐다면 NLP는 이미 현실(reality)이고 ‘standard’다. 하지만 한국의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에게는 그 아이가 얼마나 우수한 건 간에 이런 광경은 현실이 아니며 아직은 접해본 적 없는 ‘ideal’에 불과하다.
두 아이들이 자라 미래에 사업을 기획한다고 할 때, 누가 더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를 기획할 수 있을까? 체화되었다는 것과 접해본 적 없다는 것, 이 갭은 과연 아무런 차이를 만들지 않을까?
또 하나 필자에게 충격을 준 영상은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영국의 중학생이 자국의 코드 강의에 대해 비판하는 영상이었다.
앳된 아이가 조목조목 교육정책을 비판하는 것도 인상 깊었지만, 사실 더 놀라운 건,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은 영국에서 코딩 교육이 오랜 시간 잘 작동해 왔다는 것, 그리고 그 결과 일부 아이들의 수준이 교과 레벨을 지적할 수준에 와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G20 중 최초로 코딩 교육을 의무화했던 건 옳은 결정이었다.
한국의 코딩 교육은 어디쯤 와있을까?
영국의 아이들과 한국의 아이들이 자라 사회의 주역이 되었을 때, 미래는 누구에게 더 유리할 것인가?
점점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스탠다드와 한국의 스탠다드를 줄이려 노력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지는 자명해 보인다. 이런 Gap을 의식하고 줄여야 한다고 생각이 지금은 필요하지만 그런 고민이 대체 누구의 몫인지 불확실하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한편으론 3사의 파트너십을 보며 그런 의문도 든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한국 재계 순위 3위안에 드는 공룡 기업들이다. 이들은 어쩌면 혼자서도 능숙한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을 너끈히 만들 수 있을 것만 같다. 굳이 여러 회사가 함께 모여야 할 이유가 있을까?
대부분 ‘협력’이 등장하는 이유는 세상이 진보하는 속도를 기업 단독의 속도로 따라잡기 어려울 때다.
한 달 전 Gartner에서는 2021년 이후 10대 전략적 예측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중 첫 번째 트렌드는 2025년까지는 뉴로모픽(neuromorphic) 컴퓨팅 같은 획기적 컴퓨팅 환경이 전통적 환경(클라우드 서버에서 CPU와 GPU로 처리하는)을 대체할 거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 트렌드가 DNA 스토리지의 부상이었다.
뉴로모픽 컴퓨팅의 개념은 참으로 어려웠다. 단순히 요약하자면, 이 기술은 인간의 신경망을 형성하는 뉴런 사이의 시냅스 통신을 모방한 컴퓨터 기술로, 기존의 칩이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보다 매우 빠르고 에너지 효율적이라고 한다.
최근엔 양자컴퓨팅과 융합된 ‘양자 뉴로모픽 컴퓨팅(Quantum neuromorphic computing)’ 기술도 연구되고 있어서 지금의 속도와는 질적으로 다른 속도의 컴퓨팅 환경이 머지않은 미래에 도래할 전망이다.
두 번째 트렌드였던 DNA 스토리지는 새로운 정보 저장 기술이다. 기존의 클라우드나 서버가 아닌, 인공 DNA에 정보를 저장하면 영화 10억 편을 1그람에 저장할 수 있다. 역시 획기적인 질적 진보다.
이런 트렌드가 도래하는 이유, Gartner가 이런 보고서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 미래란 좀 꿈같은 것일 때 듣기 좋아서가 아니다. 질적으로 다른 컴퓨팅 환경과 스토리지는 누군가에겐 비현실적인 꿈이지만 누군가에겐 어서 도래해야 할 당위이다.
지금의 시대를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시대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진짜 빅데이터’와 AI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소요된다. 몇 년 전부터 기술 블로그들에는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서 빅데이터를 돌리기 위해서 GPU 수백 개를 임대하는 데에는 그 비용이 일주일에 억이 넘는다며 제대로 된 학습을 위해선 새로운 환경이 필요하단 이야기들이 올라오는 중이다.
다시 말해 지금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 사용을 하드웨어가 따라가기 벅찬 상황이다. 이런 환경에서 빠른 시간 내에 충분한 학습을 거친 우월하고 범용적인 AI 서비스를 내놓기란 누구라도 쉽지 않다.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라면 말이다.
이럴 때 3사가 협력한다면, 따로따로 개발하는 비용과 시간에서 공통분모를 줄이고 각자 같은 걸 반복하는 시간에 더 빨리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아울러 더 많은 데이터 또한 확보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지금 같은 변혁기에 아무리 큰 기업이라 할 지라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몇이나 되겠는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력의 길은 쉽지 않다.
한 기업 내에서도 silo를 깨기 어려운 데 대단한 세 기업이기에 갈 길은 지난해 보인다. 이들에겐 기업 간 silo 외에도 부서 간 Silo, 소통을 위해 거쳐야 할 절차와 예의 같은 숱한 장벽들이 넘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어렵고 복잡하다고 해서 이뤄질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유럽연합이 생기기 훨씬 전인 60년대 말 유럽은 어려운 협력에 한번 성공한 바 있다.
그들은 당시 보잉(Boeing)을 필두로 미국이 독식하던 민간항공기 시장에 ‘에어버스’를 공동 개발함으로써 대응하기로 한다. 당시로선 프랑스 혼자, 혹은 독일 혼자로선 여러 면에서 보잉을 당해낼 여력이 없었다.
69년 첫 모델을 선보였던 에어버스는 처음부터 팡파르를 터뜨리진 않았다. 그러나 그 후 60년이 지난 지금, 오늘날 민간항공기 시장은 보잉의 독점체제에서 보잉과 에어버스의 복점(複占) 체제로 완전히 전환되어 있다.
유럽 각국이 이 ‘다국적 협력’에 들였던 공은 상당하다. 그 시작은 의문스럽고, 성장 과정은 지난하고, 복잡한 각국의 지분과 생산체제는 비효율적인 부분도 많았지만, 누군가 계속 추진했고 주변에선 또 이들을 기다려 주었다.
사실 EU로 하나가 된 지 오래지만, 이런 다국적 협력은 EU 내에서도 여전히 쉽지 않다. 우리는 비교적 최근 유럽연합의 에너지 협력 사업 나부코(Nabucco)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간 걸 보았다. 그 프로젝트의 과정 또한 의문스럽고 지난하고 복잡했기에, 계속 추진할 누군가가 없었고 주변 또한 기다릴 인내심을 갖고 있지 않았다.
이렇게 놓고 볼 때, 처음 에어버스 프로젝트의 협력을 결정하고, 실제로 분업화된 생산을 추진했던 이들의 용기는 놀라워 보이기도 한다. 사실 큰 조직이 가지고 있는 관료주의 뒤에 숨는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을 안전한 선택은 늘 가까이 있다. 너무 대단해서 이뤄지지 않을 것 같은 프로젝트라면 그 선택은 더 달콤해 보인다.
현재 SK와 삼성, 카카오의 파트너십은 그와는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 덕에 이뤄졌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에서 ‘초협력’이 실제로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첫 번째 사례이다.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는 한국의 내로라하는 세 기업이 서로 협력하겠다는 데 합의한 드문 장면을 포착하는 중이다.
이 파트너십이 희망적인 것은 이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담당자들이다.
그들은 각기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협력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고, 3사가 소유한 데이터와 앞으로 개발할 기술 또한 사회에 일정 부분 공여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런 믿음으로 각자의 조직에서 리스크를 짊어진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며, 앞으로의 리스크를 생각할 때 그들의 선택은 누가 봐도 달콤하고 안전한 선택은 아니다. 이 프로젝트는 하필이면 그런 사람들끼리 모였다는 점에서 정말이지 운이 좋았다.
잘 생각해보면 그들의 믿음은 한국에 어서 도래해야 할 당위이다.
한국은 한국어를 이해하는 AI가 공여되는 환경이 필요하고, 미래를 저당 잡히지 않으려면 저만치 앞서가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부지런히 따라잡아야 한다. 우리에겐 에어버스가 필요하고, 그들은 만들려 하지만 과연 이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응원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3사의 지원은 얼마나 전폭적이며 그들은 또 얼마나 기다릴 수 있을까?
파트너십 세리머니에서 실패에 관한 이야기가 잠깐 나왔다.
이때 SK텔레콤의 김윤 CTO가 했던 이야기는 참 인상적이었다.
“실패할 수도 있겠죠. 사실 쉽지 않으니까요. 그래도 사람이 남고 인프라가 남잖아요. 사람과 인프라가 남는다면 그건 결국 실패가 아니에요.”
가장 멋진 결말은 이 프로젝트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에어버스처럼 성공하는 것이다.
그런 성공에는 담당자들의 노력 외에도 주변의 후원과 관심, 협조, 인내심 같은 큰 호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미래의 결과에 관계없이 이 프로젝트에 대해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건 3사의 파트너십 체결이 지금 한국사회에서 초협력의 물꼬를 텄다는 점이다. 그것만으로도 우리가 미래에 제2, 제3의 에어버스를 갖게 될 확률은 이미 껑충 높아졌다.
2-3년 뒤에는 한국도 미국처럼, 일개 프리랜서 엔지니어일지라도 공여된 NLP 플러그인을 자유로이 활용해 앱을 구축할 수 있는 풍요로운 환경이 됐으면 좋겠다.
이 역사적인 파트너십에 주변의 많은 이해와 협조, 호의라는 또 한 번의 행운이 있을 수 있을까?
부디 그랬으면 하는 마음으로 순항하길 응원해 마지않는 프로젝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