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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Genghis Oct 22. 2017

진짜 사랑과 안진짜 사랑

비포 선라이즈(1995) 후기를 보며 든 단상

늦가을.. 가을타는 분들을 위해서 옛날 적어놓은 관람후기를 조금 수정하여 포스팅 해봅니다.


미국 남자 제시와 프랑스 여자 셀린느가 기차에서 우연히 만나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내려 거리를 드나들며 하루 동안 사랑을 하는 이야기이다. 이들 첫 만남 시기가 대략 20대 초.중반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나온 사랑은 진짜 사랑일까? 아닐까?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한 사람의 영혼을 둘로 나눈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 인물을 만든것이 아니라 감독이 하나의 영혼을 둘로 쪼갠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뜻이다.


감독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아마도 진중하고, 유쾌하고, 현실적인 사람일 것으로 생각된다. 왜냐하면 만나본적 없으나 대본 스토리를 통해 정황상 영화내용 곳곳에서 이를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취미로 연극을 하는 배우들을 만나게 되고, 우연히 시를 지어주는 부랑자를 만나기도 한다. 밤을 멋지게 만들고 싶었는지 갑자기 악사가 바이올린을 연주하기도 한다.


둘은 처음 만난 사이였지만, 서로 이야기를 하며 연인이라 생각했고, 사랑을 느끼지만 각 자 갈길이 있었다.


헤어짐을 아쉬워했지만, 일부러 연락처도 주고 받지 않았고 막연하게 6개월 후 이곳 오스트리아에서 다시 만나자며 헤어진다.


* 그런데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2편 비포 선셋을  9년뒤인 2004년 개봉. 공교롭게도 3편 비포 미드나잇 또한 9년후인 2013년 개봉하였다.


서로 몰래몰래 쳐다(훔처)보는 대화 장면에서는 나의 맘까지 설레게 만들었다. 그리고 요런 아기자기한 장면들이 특히 더 좋았다.


* 레코드점 감상실에서 서로 흘끔대는 장면

* 트램 맨 뒷자리에서 서로 꽁냥꽁냥대는 장면

* 관람차에서 키스하는 장면

* 손금쟁이랑 눈 마주치기 전 귀여운 키스 장면

* 새벽 풀밭에 누워 사랑을 속삭이던 장면

* 기차역에서 헤어지는 장면....


극중에서 셀린이 얘기한것처럼, 그들이 있는 여행지에서 그들을 아는건 오직 서로일뿐이었다.


그런데 감독 리처드 너무 무심한거 아닌가. 아무리 설정이었다고는 하지만, 극중에서 두 남여가 제시한 6개월 이후 약속 만남을 뒤로하고 후속작이 9년만에 나왔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리처드 링클레이터는 나의 물음에 대답해주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가을..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처럼 알흠다운 사랑을 하고 싶다. 육체적 가짜 사랑만이 아닌 정신적인 부분까지 승화된 진짜 사랑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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