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해 한다는 말을 너를 위한다는 말로 포장하고
다듬지 못해 뾰족하니 가시가 군데군데 삐져나와 날카로운 마음을
태어난 그대로 적나라하게 드러내 전하고 전하는 것에
일말의 거리낌이 없는 자신을 바라보고 후련해하다가도
전하고 남은 것은 텅
비어버린 공간에서 소리쳐 불러보아도 돌아오는 것은 없어
끝내 나는 내게 없는 것을 너에게서 찾고 있었고
나에게 없는 것 혹은 가지고 있던 것을 찾아보려 하지 않았음에
마음이 거기에 가닿아 이르고 나니
끝끝내 붙잡고 놓아주지 않은 채 떼를 쓰고 있는 아이 하나가 보이고
아이의 곁으로 다가가 손을 살포시 포개어 힘을 빼어도 된다며
등을 쓰다듬으며 타이르는데 아이는 말한다
못 버티겠어
괜찮아, 그동안 잘 버텨주었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