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거리에서
너도 없고 나도 없는 그곳에서
천사도 없고 악마도 없는
별과 별 사이에 거리만큼 아득한
아주 먼 거리에서
아득히 아주 먼 그 거리를
단숨에 좁힐 수 있다면
그런 능력이 내게 있다면
그걸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고
아무런 의심도 없이 해왔다고 한다면
그걸 알면서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아득하게 먼 그 거리를
단숨에 건널 수 있음에도 그러지 않음을
선택할 수 있다면
별과 별 사이에 거리만큼 아득한 그 거리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아득하게 먼 그 거리
별과 별 사이에서
새로운 별들의 탄생을 기다리고
축하할 수 있다면
내가 그럴 수 있다면
내가 그렇게 될 수 있기를
아주 먼 거리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음을
내가 기꺼이 선택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