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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이브리지 Sep 24. 2023

아이에게 어린 왕자를 읽어주다 쓴 독서록

[10년 후 더 빛나는 책]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 지음

우리가 무언가 기억할 때는 그것과 연관되어 있는 나만의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다. 꽤 오래전에 프랑스를 함께 여행하고 와서 사랑하는 이에게 ‘어린 왕자’ 삽화가 그려진 프랑스 50프랑 지폐를 건네었던 기억이 난다. 그 사랑과 여행을 간직하기 위함이었다. 


어른이 되어 다시 읽는 어린 왕자

이제는 아이들에게 읽어줄 요량으로, ‘어린 왕자’ 책을 다시 꺼내어 읽어본다. 책읽기를 통해 상상할 수 있고 독서록을 어떻게 써야 하는 지를 알려주기 위함이지만, 나 역시 아이가 책을 읽듯 함께 읽는다.  


1943년에 처음 출판된 후, 1억 5천만 권이 판매되었다고 하니, 정말 많은 사람이 읽었다. 당시 2차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출간된 이 책은 어떤 의미였을까? 호두까기 인형과 같은 크리스마스 이브의 하룻밤 꿈이 아니라, 그 당시 팽배했던 전체주의, 자본주의, 물질주의를 벗어나고자 하는 평화를 꿈꾸었던 것이다. 


‘어린 왕자’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다. 숫자와 허영과 권력만을 쫓는 어른들에게 그 안에 잠자고 있는 어린이의 마음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친구, 동료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작은 말다툼에 지쳐 떠나온 어른에게 다시금 돌아갈 수 있게 하는 내면의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다.  


여러 장의 삽화와 백 페이지가 넘는 글이어서 아이들에게 잘 맞는 글일까 생각이 들다가도,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거꾸로 어른을 바라볼 것이라고 여긴다. 어려서는 이해하지 못하는 이상한 어른들을 보고, 커서는 아이의 모습을 찾기 위해 이 책을 다시 펼치길 기대한다. 어른들이 그랬듯이. 

어린 왕자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B612 별의 장미와 지구에 사는 여우 

어린 왕자는 우주의 작은 별 B612에 살고 있다. 별이 너무 작아서 몇 발자국만 걸어가면 해지는 것을 하루에도 수십 번을 볼 수 있다. 그는 장미꽃 한 송이를 정성스럽게 키웠으나 꽃의 거짓말과 계속되는 요구에 별을 떠나기로 하였다.  


별을 떠나 지구에 도착하였을 때, 여우를 만나게 되었고 여우가 ‘길들여지다’에 대하여 의미를 알려주었다. 지구에서 있었던 1년간의 이야기를 사막에 불시착한 조종사(생텍쥐페리)에게 들려주었다. 어린 왕자는 이제 다시 그의 별로 돌아간다.  


무한 상상이 가득한 종이 박스

아이들의 독서교본으로 ‘어린 왕자’를 골랐고, 아이의 마음속에도 늘 ‘어린 왕자’가 커가면서도 간직하였으면 한다. 보이는 증거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고 종이 박스 안에 무한 상상의 나래를 끄집어내길 바랄 뿐이다. 


책을 읽기 시작해서 독서록 서식을 먼저 만들고, 독서록을 쓸 때까지의 과정을 기록해 본다. 무엇보다 여우가 길들여진다고 말한 것과 같이, 한 권의 책에 아이만의 스토리가 함께 하여 그의 마음속에 무엇인가가 길들여지기를 바란다. 

아이에게 어린 왕자를 읽어주다 만든 독서록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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