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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웨이브리지 Apr 30. 2023

대만과 한국의 진보

[작은 마을 여행] 대만 여행 준비

한쪽만 보지 않고 양쪽을 보고 전체까지 봐라. 

by 자크 엘륄(Jacques Ellul)


아침 일찍 공항으로 향하는 기차를 탔다. 모니터에서 나오는 첫 번째 뉴스가 2022년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8년 만에 대한민국을 앞섰다고 한다. 두 나라의 1인당 GDP는 $32,000(한화 4,200만원) 전후이다. 올해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대만과 대한민국의 격차는 점차 벌어질 수 있다.


대만과 한국은 비슷한 점이 많다.

비슷한 점이 많은 두 나라이다. 정치적으로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경제적으로 수출주도형의 나라이다. 실용주의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유교는 두 나라의 실생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만의 경제를 이끄는 회사는 IT 브랜드 제품과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Foxconn과 TSMC이다. Foxconn은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전세계 주요 업체에 제공하고 있으며, TSMC는 비메모리분야 세계 1위이고, 또한 스마트폰용 칩업체인 미디어텍은 퀄컴과 경쟁하고 있다. 그리고 자이언트 자전거 역시 세계 1위의 자전거 업체이다.                                                                                                                                 

대만의 IT 주요 업체


중국을 대하는 다른 경제 대응

대만은 전체 수출의 38.8% 정도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2022년 기준).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정치와 안보적으로 양안갈등이 고조되고 있지만, 중국과 대만 간의 인적 교류와 경제 교류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으로 인하여 한국은 대중 무역에서 코로나가 종식되고 리오프닝이 시작되면서 오히려 지난해부터 처음으로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되는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수입하던 주요 IT 부품과 소비자 제품을 자국 제품으로 대체하고 있다. 그야말로 한국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그리고 중국 경제 블록과 미국 경제 블록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어 버렸다.

현 상황에서 국가와 기업이 제대로 된 전략과 돌파구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세계에서 제일 크며 가까이 있는 생산과 소비자 시장을 잃어버리게 된다.


대만 내부 갈등

대만을 책으로 산책하며 (대만 산책, 류영하 지음), 대만에 대하여 처음 들여다 보게 된다. 대만의 인구 구성은 크게 내성인(68%), 외성인(12%), 그리고 원주민(2%) 등으로 구성된다. 내성인은 사백년 전부터 청나라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중국 대륙에서 대만으로 먼저 이주하여 살던 사람들이고, 외성인은 1949년 공산당과의 국공내전에서 패전하고 대만으로 이주한 정치인과 군인이다. 원주민은 원래 대만섬에 살고 있던 사람으로, 뉴질랜드 원주민과 뿌리를 같이 하고 있다. 대만 내부의 갈등은 내성인과 외성인의 본질적 차이에서 시작하고 있다. 한 때 대만은 네덜란드, 스페인, 일본의 식민지이었지만, 소수인 외성인의 다수인 내성인에 대한 지배는 다른 외세인들의 지배 방식에 비해 다소 강압적이었다.  

 

진보의 본질

한국의 진보는 한반도의 통일을 주장하지만, 대만의 진보는 대만의 독립을 말한다고 한다. 현시점에서 한국에서 “진보는 무엇인가?”, “우리는 진보에 깨어 있는가?”질문을 하게 된다. 진보란, 본질은 같지만 각 집단의 현재 처한 상황에 따라서 다른 방향을 설정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결국 진보라는 것은 소수 지배세력이나 강자의 이념과 달리, 다수의 시민과 약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회를 발전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래서 기회의 균등을 중요시하게 되었으며 무상교육이 확대되고 인권을 존중하는 동일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국가 체제에 대하여는 같은 본질, 다른 정책을 취하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지금쯤 양밍산(陽明山)에 올라 타이베이 시내 전경을 바라보고 있어야 할 것인데, 오늘 아침 인왕산에 올라 서울의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조만간에 양밍산에 오를 날을 그려본다.


by 웨이브리지, 글모음 https://brunch.co.kr/@way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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