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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석류 Dec 27. 2023

시장과 정부 사이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기획자 맹준재

[문화다원 No38] 예술人기획人행정人 부족 간 인터뷰 프로젝트

서른여덟 번째 좌표는 관악문화재단 예술진흥팀을 이끌고 있는 기획자를 만났습니다. 이 분은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한 사람 중에 '기획자' 직업정체성을 가지고 가장 이색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는 사람 중에 한 명이라 생각합니다. 국립정동극장에서 공연기획자라는 발자국을 시작으로 10년 이상 대기업에서 콘텐츠 마케팅 업무, 그리고 다시 공공의 영역으로 돌아와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기획자의 여정을 걷는 사람입니다. 이력(歷)이라는 말은 '밟을 리(履)'와 '지날 력(歷)', 다시 말해 '지나온 발자국'을 의미합니다. 이분의 발자국은 흥미롭습니다. 특히 대학에서 예술분야를 전공한 사람 중, 기획자의 길을 걷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업(시장)-기관(정부) 사이에서, 예술경영과 예술행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분들에게도 흥미로울 수 있는 이야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장과 정부 사이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기획자"


1. 이름은사회에서 연차는 어떻게 되시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맹준재입니다.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올해로 18년 차입니다.


2. 어떤 일을  오셨나요일터(작업의 공간)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 역할 속에서 자신의 직업정체성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공공의 언어로는 기획자기업의 언어로는 콘텐츠마케터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공통적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 전달하는 을 했고요. 그러기 위해선 필요한 업에 대한 전문성, 정책을 읽어내는 힘, 그리고 사람들을 한데 엮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관악문화재단 예술진흥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데요, 재단의 책무인 시민의 예술향유와 예술인들의 창작지원활동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외부적으로 보면 중앙과 광역의 정책적 기반 위에 기초만의 전략을 덧붙여 시민들이 문화로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고, 조직적으로는 팀장으로서 팀원들이 성장하며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3.  한번 떠올려 주시겠어요당신이 하는( 왔던일을 선택했던 내적인 욕구초심계기우연 등은 무엇이었나요?

평범한 학생이었던 저에게 현대무용은 새로운 세계였습니다. 술 마실 때도 무용 이야기로 며칠밤을 지새우기도 했습니다. 4학년, 졸업을 앞두고 직업으로 무용수를 하기엔 내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전업을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좋아하고 #잘할수있는 #업으로의전환

무용을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기게 하기 위해 공연기획자가 되겠다고 다짐합니다. 하지만 초짜 공연기획자를 원하는 곳은 없었고, 1인 기획사를 운영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조직에 들어가 시스템을 배우자’ 생각하고 국립정동극장 하우스매니저로 입사하여 시스템과 현장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예술의 전달, 국립극장 등 서울 대표극장 10여 곳의 하우스매니저님들을 찾아가 컨설팅을 받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고객서비스 매뉴얼도 만들었습니다.

#자기PR이 만들어내는 #작은기적

일도 배우고, 경력도 쌓이고, 사람들도 사귀고 게다가 돈까지 주는 정동극장이 좋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다녔습니다. 좋은 공연기획자가 되고 싶다고도 말했고요. 하우스 매니저로 1년 2개월을 근무한 뒤 공연기획을 공부하기 위해 사직서를 냈습니다. 마지막날 직원들에게 음료수를 돌리고 업무를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경영기획실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극장장님과 면담이 잡혔답니다. 마지막 인사구나. 극장장실에 들어가자 극장장님이 반갑게 맞아주십니다. “준재야. 공연기획하고 싶어서 유학 준비하고 있다며? (네) 그래. 유학 가는 것도 좋지만 정동극장에서 공연기획해 보는 건 어떠니?” 순간 정신이 멍하고 흐릿해졌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대답합니다. “네!” 이후 알게 되었지만 1주일 전 공연기획담당 직원이 퇴직을 했고, 그 후임을 논의하는 과정 중 임원진에서 제 추천 얘기가 나왔다고 합니다. 


#안주하지않아 #성장하고싶어

공연기획도 하고, 1년 후엔 정규직 전환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국립정동극장 상설공연 ‘미소’의 기획업무도 맡게 되었습니다. 꿈같은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처음 해보는 업무라 어렵기도 했지만 잘하고 싶은 마음에 밤낮, 주말 할 것 없이 열심히 일했습니다. 덕분에 ‘갈나맹장’* 같은 좋은 동료들도 만나게 되고 실적도 향상되었습니다. 계속 좋을 것만 같았던 시간이 지나고 공공에서의 답답함과 매년 반복되는 업무로 인한 매너리즘이 찾아왔습니다. 대학원도 다니고 사람들도 만나 교류를 이어갔지만 공허함은 쉬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한화63시티 채용 공고를 보았습니다. 63빌딩 아이맥스 영화관을 리모델링하여 공연도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꾸미는데 공연을 담당할 직원을 뽑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슴이 뛰었습니다. 기업에서는 공연을 어떻게 운영하고 기획할까? 어떻게 판매할까? 대부분 안정적인 정동극장에서 남는 것을 추천해 주셨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해 정동극장에서의 5년이 그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 '갈나맹장'은 당시 정동극장 상설공연 미소(miso) 마케터 갈우석(일본담당), 나민(중국.동남아 담당), 장석류(국내 담당) 및 맹준재(기획담당)의 약자임. 당시 280석 극장에서 연간 600회가 넘는 공연에서 1명당 2만장에서 7만장의 티켓을 팔아내었음. 난타의 '주유권'과 함께 좋은 역량을 바탕으로 한 시절 함께 했음.  


#강산이변하고 #정체성을찾아 #공공으로회귀

성장을 위해서 한화의 문을 두드린 지 1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공연 이외에도 광고, 제휴, 판매채널 등 다양한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였습니다. 처음엔 혹독했습니다. 공공의 한글 프로그램이 아닌 MS office 같은 실용적인 업무프로세스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사원에서 대리, 과장이 되었고 한 파트까지 맡게 되었습니다. 기업에 익숙해지고 업무가 안정이 되고 그렇게 40대를 맞이했는데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이내 왜 한화에 왔었는지를 떠올리곤 다시 공공 문화예술로 회귀를 준비합니다.


그 시작은 공공문화예술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습니다. 중앙과 광역의 문화재단은 더 많은 영향력을 끼치긴 하지만 현장과 거리가 있었고, (2019년 당시) 서울의 기초문화재단은 영향력이 약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구했고 그중 상당수가 춘천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기초이긴 하지만 시단위 재단이기 때문에 자율성이 있고 오랜 시간 문화예술을 곁이 두었던 도시라 다를 것이다. 그리고 문화도시에 선정되어 최근 문화정책을 안정된 예산으로 집행할 수 있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현장에서 사람들(시민)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요. 고민은 길었지만 마음을 먹고 자리를 옮기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20대엔 공연장에서 일을 시작하며 꿈을 키웠고, 30대에는 기업에서 일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40대에 공공문화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행복했던시간들 #머리보다가슴으로배웠던시간 #다시가족의품으로

5개의 팀을 맡았고, 매일 야근을 했습니다. 지역 내 관계자들과 술자리는 물론 전국의 여러 문화기획자들과의 만남을 가졌습니다. 조금씩 문화에 대한 개념이 다 잡혀갔습니다. 통합 리서치를 통한 시민들의 니즈를 확인하고 사업을 새롭게 바라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문화도시 리브랜딩하고 사업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갔습니다. 기업에서 배운 효율성 높은 프로세스를 사업에 도입하여 더 높은 사업성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믿어주는 상사와 열정적인 팀원들을 만난 건 더없는 행운이었습니다. 게다가 지역과 문화를 사랑하는 수많은 동료들까지. 기업의 논리로만 치우칠 수 있는 저에게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일 해야 한다는 중요한 깨우침도 그분들을 통해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쌓아가는 성과만큼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줄어들었습니다. 주중은 물론 주말에도 업무를 하기 일쑤였고, 가족들에게 미안한 일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그려 온 가족그림에 제가 없더라고요. 아니 자세히 보니 구석에 작은 선형인간(?)이 있는데 그게 저라고 하더군요. 순간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복잡한 마음을 안고 춘천으로 출근하는 길에 머릿속으로 되뇌었습니다. ‘그래 이제 서울로 돌아가야 때가 됐구나’

#다시일상 #미래를생각하면 #아직도가슴이두근두근

운이 좋게도 올라오는 시점에 맞춰 관악문화재단 예술진흥팀으로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공연, 전시, 예술인 지원 등 예술진흥 본연의 업무를 하는 팀인데요. 다시 공연장 업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고향에 온 느낌이랄까요? 18년간 일하면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 어떤 일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까 하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고 있습니다. 저의 꿈은 처음엔 무용수였고, 그다음은 공연기획자, 그리고 지금은 문화와 예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일을 하고 싶다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고요.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저를 잃지 않고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습니다.


4. 당신이 하는 일에서당신이 생각하는 고객은 누구인가요?

사업을 경험하는 사람들 모두입니다. 이 사업을 통해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도 더 많은 분야에서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려면 어떻게 할지를 고민하면서 일을 하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한 가지 일을 할 때 집중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인지 기획단계에서는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요. 하지만 그런 과정을 겪고 나면 한 단계씩 올라서는 것 같아 만족하면서 일하는 편입니다.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고객을 고려하기보다 내가 하는 장르를 우선시했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진심으로 하다 보면 언젠가는 알아주겠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마음은 순수했지만 정작 고객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한화에서 근무하면서 배웠던 마케팅 프로세스가 터닝포인트였습니다. 항상 사업을 구조화하고 정해진 타깃을 대상으로 정확한 메시지를 만드는 것. 그리고 채널별로 타깃이 정확하게 그 메시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때 많이 배우고 느꼈습니다. 최근엔 콘텐츠(사업)를 이용하는 고객의 여정에 따라 전환율을 높이는 퍼포먼스 마케팅이 기업 등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공공에서도 이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게 저의 목표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하는 많은 일들이 떠오르긴 하지만. 그걸 해내려면 또 많은 역경이 필요하겠지만. 도입이 되었을 때 보다 효과적인 업무 진행과 그다음을 꿈꿀 수 있기에 계속 노력 중입니다.


4-1. 당신이 생각하시는 고객에게당신은 어떤 역할기대와 요구를 받는다고 생각하나요?

전문성과 책임감입니다. 특히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사람들이 행동결정의 과정들에 대한 정보를 자세하게 알 수 있게 되었는데요, 위에서 다루었듯이 1. 인지 2. 비교/분석 3. 결정 4. 이용 5. 리뷰, 5단계의 고객여정 프로세스에서 더 많은 고객을 다음 단계에 넘어가게 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전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내가 하는 사업을 얼마나 많이 알게 하는가가 그 첫 번째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타깃이 자주 이용하는 채널에 관심을 갖는 메시지로 자주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인지를 한 고객들이 내 사업과 유사 사업을 비교하며 관심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상품 홍보 시 우리 사업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정량적, 정성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정량은 가격, 효율, 시간 등이 있겠고 정성은 고객의 환경을 고려한 다양한 제공사항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단계별 전환율이 높아질수록 사업의 참여자 수와 만족도는 올라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을 수행할 때의 책임감입니다. 일에 대한 책임감은 외부적으로는 더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만족도 및 재참여율과 관계가 있지만, 저는 그보다는 내부적인 부분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임감은 나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문화기획을 하는 사람이라면 어느 시점이 지나면서부터 퍼스널 브랜딩이 생겨납니다. 그리고 고객들과 사업파트너들은 그 브랜딩과 나를 연결하게 되는데요, 일을 적당히 책임감 없이 하는 분들은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가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자신의 퍼스널브랜딩이 쌓여가면서 자부심이 되는 것이고요. 저 또한 이 부분을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로 생각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5. 당신이 하는(해왔던일의 시퀀스( '---') 보통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나요?

Why-what-how & review의 순으로 진행합니다.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what과 how에 대해서만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유사사업을 반복하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업을 바라보는 경험을 하게 되면서 결국은 그 사업을 왜 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업을 시작할 때는 왜 이사업을 해야 하는지 누구를 위해서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 가장 많은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렵고 힘들어서 사업시작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고민을 하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시간도 줄어들고 저만의 로직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Why를 중심으로 단단하게 뼈대를 세우고 사업기획을 수립하면 이후 what과 how의 과정이 훨씬 입체적이고 사업내용이 풍성해질 뿐 아니라 성과도 좋아졌습니다.


Why만큼 중요한 게 review인데요.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과정에서 수많은 시사점을 얻게 됩니다. 사업기획의 방향이 잘 맞았는지, 협업 파트너와 커뮤니케이션은 원활했는지, 놓친 부분은 없는지 등 말이죠. 사업이 끝난 후에는 최대한 빨리 관계자들과 모여 이러한 시사점에 대한 review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때는 상대방을 비난하지 않고 건강한 비판 의견을 최대한 이끌어 내고 이후 사업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개인과 사업의 성장 발판이 마련된다고 생각합니다. 


6. 일의 과정에서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혹은 '요구받는 가치' 무엇이 있나요?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참여한 사람의 행복입니다. 앞서 얘기했듯이 모든 일을 하는 이유는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해하기를 위함입니다. 이 가치는 조직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되는데요. 기업에서는 ‘매출’을 통해서, 공공에서는 ‘참여인수’를 통해 행복의 정도를 표현합니다. 그 과정에서 원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과정이 목적이 되는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목도하기도 하였습니다만… 저 역시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아서 사업의 원목적으로 자주 상기하며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7. (최근 3 동안당신이 특히 해결해보고 싶었던 문제(과제) 무엇이었나요, (문제) 과제를 만났을 진입장벽 혹은 페인포인트( 동안 해소하지 못한 불편함어려움 ) 무엇이었고어떻게 풀어보려고 접근하셨나요?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문화도시사업을 지표화하고 싶었습니다. 무용을 전공하고, 공연기획도 하고, 기업에서 문화콘텐츠 기획도 했지만 누가 문화가 뭐예요?라고 물어보면 대답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문화도시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느 정도 대답할 정도는 됐지만 아직도 일반인들에게는 쉬우면서도 어려운 개념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화기획자라고 하면 더욱 모르겠는 게 사실입니다. 기업에 있을 때 자칭 문화기획자라고 하시는 분과 협업할 기회가 있었는데 어떤 일을 하시는지 설명을 들어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사실 지금도 그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하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화도시라니… 춘천에서 문화도시사업을 진행하면서 그 사업의 선한 영향력과 도시의 필요성은 느끼게 되었지만 그걸 글로 표현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 단연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찾아가는 설명회를 1시간씩 다수 진행하기도 했지만 그게 효과적으로 전달됐는지는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어떤 사업을 설명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사업의 효과입니다. 흔히 output, outcome, impact라고도 하지만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사업의 효과를 찾아내어 지표화 해낸다면 사람들이 문화도시사업을 좋아하고 함께 하려고 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문화도시사업을 다시 정의하는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정확하게는 춘천의 문화도시사업을 일반인들에게 5분만 해도 알아들을 수 있게 말이죠. 일반인들의 시선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가 필요했습니다. 대기업 등 일반기업을 브랜딩하는 전국구(?) 전문가를 모셔서 춘천을 새롭게 바라보았습니다.


참고문헌부터, 춘천의 역사, 사회, 경제, 문화를 공부하면서 센터장님 이하 센터직원들과 함께 사업을 정리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Growing, Together, Inspiring으로 목적별로 나누고 탐색, 사색, 모색으로 단계를 나누었습니다. 그러자 사업들의 연계관계가 명확해지면서 담당자들도 사업의 전체 얼게 와 그 안에서 자기 사업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가 명확해졌습니다.

그리고 문화도시사업의 효과성을 어떻게 측정할지 고민했습니다. 사회적 가치지표, 리질리언스 파리, 정량뿐 아니라 다양한 정성 지표를 검토했지만 적용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6개월간 TFT를 조직하여 문화도시사업 지표를 만드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모여진 시민의 의견과 지역과 관련된 사회, 경제, 문화 정보들을 모아 문화와 관련된 카테고리를 정리해 나갔습니다. 자료분석 -> 시민의견취합-> 가설설정 -> 구체화 -> 전문가 및 시민 자문의 과정을 거쳐 Awake춘천이라는 agenda보고서를 발간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던 중 이직을 하게 되었고 개인적으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꼭 해결하고 싶었던 업무라 아쉬움이 남습니다.


8. (최근 3 동안당신이 기억나는 '보람의 순간' 있었다면

더 좋은 공연기획자가 되고 싶어서 한화에 입사했었습니다. 비록 그 시간이 좀 많이 길어졌지만(11년…), 그래도 그 경험으로 인해 공공에서 배울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과 실력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콘텐츠 중심의 마케팅, 대기업의 효율적인 업무프로세스’ 춘천에서 많은 일들이 기억나지만, 그중 한화에서의 경험을 공공에 이식해 본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사업 들어가기 전에 현황분석에 가장 힘을 많이 쏟고, 결과를 항상 고민하면서 기획하고, 중간에도 계속 점검하고, 사업이 끝난 후에는 꼭 리뷰해서 저장하는 업무 진행과정. 그리고 공공에서 친해지기 어려운 피벗과 함수를 이용하여 성과를 분석하는 일들을 팀원들에게 이식하려 힘을 많이 쏟았습니다. 처음엔 서로가 힘든 상황에 많이 마딱뜨렸지만, 시간이 지나고 제가 없어서 어느새 피벗을 이용하고 있는 팀원들을 볼 때 가장 보람되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춘천에 있던 팀원이 퇴사한 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잘 다니고 있었고 성장가능성이 높은 친구였는데 아쉬워서 그 이유를 들어보니  ‘이 팀에 있으면서 하고 싶은 게 생겼다고 그래서 감사하다고’


9. 당신이 가진 내적인 힘들 가운데어떤 힘이 강하신  같나요(장점나다운  )?

긍정의 힘입니다. 사주를 보면 저는 초년운이 매우 안 좋다고 합니다. 실제로 많은 풍파를 경험했습니다. 말썽도 많이 부려보고, 노는 친구들과 어울려도 보고, 가출도 해보고 말이죠. 그러다 대학에 오면서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선배도 만나고, 군대에서 고생도 해보고, 첫 직장에서도 좋은 동료와 형들을 만나면서 살면서 하고 싶은 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게 됩니다. 힘이 들었던 적이 매우 많았어요. 인문계 고등학교 다니다가 예술대학을 갔을 때의 이질감. 1학년 대학에 적응하지 못해 신검도 받지 않고 지원하여 갔었던 군대는 또 하필이면 강원도 최전방. 무용을 전공하며 무대에만 서다가 정동극장에 입사해 갖은 행정과 기획일을 하면서 참 어려웠습니다. 아마 저 때문에 주변에서도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때마다 저를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준 건 주변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분들과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많이 가졌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긍정적인 힘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면 되는구나. 주변에 나를 믿고 도와주는 사람들이 이렇게 있구나. 그러면서 업무도 차차 안정되어 갔던 것 같습니다. 이후로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잘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하다 보니 이전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과정에서의 즐거움도 얻게 되고 있습니다.


10.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었던 음악공연영화전시 혹은 저자작가 등을 소개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고레에다 히로카즈)

OST: 골드베르크 변주곡(바흐)


그냥 무심코 봤던 영화였는데, 인생영화가 될지 몰랐습니다. 가족과 부모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되는 영화입니다. 키운 정과 기른 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부모, 삶, 그리고 가정의 본질은 무엇인지 3인칭 관점에서 가슴 졸이며 봤던 영화였습니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협주곡이 나오며 부자가 나란히 걸어가는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많이 남는데요. 먹먹한 가슴을 음악이 차분하게 하나씩 열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어떤 아버지가 되어야겠다는 생각뿐 아니라 입장에 따라 옳고 그름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준 영화입니다.



11. 앞으로 어떤 (작업역할) 하고 싶나요그것을 위해 누구를 만나고무엇을 준비하고 ()나요?

내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 기획역량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학부 때 했던 무용수 경험이 예술의 깊이를 경험할 수 있었고, 공연장에서는 예술을 넓게 확장하는 경험을. 그리고 기업에서는 기술적 역량을 높일 수 있는 시기였던 것 같아요. 이제 그 경험과 네트워크를 통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게 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더 많이 나누고 싶습니다.


12. 당신을     있는 소셜미디어/사이트/뉴스를 알려주세요.

https://www.facebook.com/maengjj?mibextid=gik2fB


장석류의 예술경영 인물열전,

"Fusion of horizon".


시장과 정부 사이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는 기획자 맹준재 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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