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일곱 번째 좌표는 성남으로 가보았습니다. 2004년에 출범한 성남문화재단은 성남아트센터를 기반으로 공연, 전시, 축제 분야 뿐만 아니라 예술창작, 문화예술교육, 생활문화 분야에서도 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성남문화재단은 조직, 예산, 시설 규모를 모면 왠만한 광역문화재단보다 규모가 크기도 합니다. 20년 정도의 시간을 축적한 공공 문화재단의 경우 전체적으로는 전문성을 잃어버리고 관료화되는 경우가 많지만, 안으로 들어갔을 때 만만치 않은 실력자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기도 합니다. 얼마전 이곳에서 성남지역 예술인과 함께 이들의 퍼스널 브랜드를 함께 구축해보는 워크숍을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만난 20년 경력의 담당자님을 소개해보고 싶었습니다. 도시 '성남'에 대한 애정이 무척 높고, 일의 단계별로 보여주는 태도와 품성, 그리고 물 흐르듯 소통하는 방식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T보다는 F의 힘이 궁금하신 분에게 일독을 권해봅니다.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며 소통하는
성남의 기획자 박은진
1. 이름은? 사회에서 연차는 어떻게 되시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성남에서 태어났고 초, 중, 고 모두 성남에서 학교를 다닌 자칭 성남의 딸 박은진입니다. 2005년 성남문화재단에 입사했고, 2024년 기준으로 문화예술 관련 일을 시작한 지 20년이 되었습니다.
2. 어떤 일을 해 오셨나요? 일터(작업의 공간)에서 당신의 역할을 소개해주세요 & 역할 속에서 자신의 직업정체성을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재단에서 20년간 축제, 대관, 마을사업, 교육 등 다양한 업무를 진행했는데, 그중 제 업무의 핵심은 ‘교육’이라고 생각해요. 생애주기별 시민 대상 교육, 매개자 교육, 예술인 대상 교육 등 많은 시간이 ‘교육’과 연결돼있더라고요. 2020년 문화예술교육 전용공간인 성남꿈꾸는예술터가 만들어지고, 작년 10월까지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에서 다양한 주체별 협의구조를 만들고, 생애주기별 맞춤형 교육을 기획·운영했어요.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는 기능 중심의 예술교육보다는 지역 내 문화예술교육 거점의 역할을 하면서 유아, 학교, 노인 등 세대 전문가, 예술교육가와 함께 협의 구조를 만들고 학습자 맞춤형 교육을 기획하고, 실험하고, 확산해요.
예를 들어 노인문화예술교육을 시작할 때 노인이라는 대상을 두고 주제로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보다, 지역에서 노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누구지? 누구와 함께하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함께 할 주체인 노인복지관을 만나고, 방향을 공유하고, 설득을 통한 준비를 마치면, 현장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예술교육가와 복지사가 개발단계부터 성과공유, 피드백까지 협력 개발, 운영하며 현장 중심, 참여자 중심의 문화예술교육 기회를 마련합니다. 이 속에서 저의 역할은 함께 할 주체를 찾고, 마음을 모으는 일, 기관과 예술교육가의 사이에서 서로의 언어를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연결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2022 노인문화예술교육 실무협의회
현재는 재단 내 예술창작지원 부서에서 예술인 대상 교육과 교류·협력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데 여기서도 저의 역할은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함께 할 주체를 찾고, 예술인들과 소통하고, 예술인과 예술인이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예술인과 행정가를 연결하고 있어요. 늘 제 역할을 사람과 사람 간에 보이지 않는 연결 지점을 만들고 함께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인 거 같아요.
3. 한번 떠올려 주시겠어요. 당신이 하는(해 왔던) 일을 선택했던 내적인 욕구, 초심, 계기, 우연 등은 무엇이었나요.
사회로의 첫 발은 서울의 건설회사 비서로 일을 시작했어요. 6개월도 되지 않아서 회사의 투자 문제로 회사가 문을 닫았어요. 뭘 해야 하지 고민하던 중에 집 근처 은행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고, 몇 개월이 지났을까 지점장님이 은행 업무 잘 맞을 거 같은데 시험 보는 거 어때?라고 하셨죠. 그때쯤 이력서를 냈던 문화재단에서 연락이 왔고, ‘어쩌다 공무원’처럼 ‘어쩌다 문화재단’과 첫 만남을 갖게 됐어요. 잠깐은 고민했지만 문화예술 기관에서 일하면 왠지 공연도, 전시도 많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던 거 같아요.
재단은 내부 구조상 조직개편, 인사이동 등이 이루어지고, 주어지는 업무를 수행하고, 그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요. 재단 초대 대표님이 어느 자리에서 직원들에게 말씀하신 “지금, 너의 자리가 꽃자리다”라는 말이 늘 마음에 남았고, 인사이동이 나면, 자연스럽게 맡은 업무를 잘할 수 있게, 준비하고 진행하고, 한 해 한 해를 보냈어요. 그러던 중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던 선배가 물었어요
“너는 꿈이 뭐니? 10년 뒤엔 뭘 하고 있을 거 같아? 어떤 일을 하고 싶어?”
“아.... 저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라고 대답을 했어요.
그날, 선배는 자신의 꿈과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머리가 멍해지는 순간이었고, 그때부터 ‘나의 길’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나는 어떤 걸 하고 싶지? 어떤 걸 해야 재미있을까? 혹은 보람될까? 이 길이 내가 가도 되는 길일까?’ 등등. 커뮤니티와 교육 업무를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교육에 참여한 참여자들의 변화를 보며, 작은 보람, 감동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때쯤 배움과 성장을 함께 고민해 주는 부장님을 만나게 됐고, 일을 할 때 재단의 역할 공공성, 사회적 가치에 대해 더욱 고민하게 됐어요. “지역문화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이를 위해 함께 할 주체를 찾고, 그들과 함께 정책을 만들고 네트워크 하면서,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들고 기록해야 한다.”, “재단에서 운영하는 사업들이 단순히 이름만 있는 사업으로 남지 않게, 일방적인 지원의 방식이 아닌 시민과 예술인들이 주체가 될 수 있게 하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등등. 재단도, 저에게 꿈을 생각하게 해 준 선배도, 또 공공과 사회적 가치에 대해 고민하게 해 준 부장님도 이 우연한 만남이 저의 생각의 길을 열어준 것 같아요.
특히 문화예술교육을 접하면서 감동의 순간이 많아지고, 1차적으로 예술교육가를 지원하지만 교육을 통해 시민들이 참여하고, 향유하면서 마음의 위로를 받기도, 타인과 연결되기도, 살고 있는 도시, 자연의 환경과 지역에 대한 관심을 갖기도 하는구나 하며 지역에 문화예술이 미치는 영향이 작지 않음을 느꼈어요. 현재는 재단에도, 사업을 함께하는 파트너들에게도 이 마음들이 모두 공유되고, 공감되어있진 않지만 만나는 사람들에게 가지고 있는 마음을 나누고 지속한다면, 재단도, 성남도 더욱 성장하지 않을까요?
4. 당신이 하는 일에서, 당신이 생각하는 고객은 누구인가요?
성남 예술강사 네트워킹 간담회
현재 제가 하는 일과 연계되어 있고 만나는 사람 모두가 고객이라고 생각해요. 재단의 직원들, 타 재단, 기관의 파트너들, 예술가(예술교육가), 관련 분야의 전문가 선생님들, 시민들 현재 만나고 있는 모두가 고객이죠.
4-1. 당신이 생각하시는 고객에게, 당신은 어떤 역할기대와 요구를 받는다고 생각하나요?
요즘 가장 가까운 고객은 제 사업과 교육에 함께 하고 있는 지역 예술가분들이에요. 그분들에겐 제가 재단의 직원이라 행정의 전문가이길 기대하고, 예술가들이 필요하고, 궁금한 걸 알려주는 소식통이길 바래요. 그리고 함께 기획하고 운영할 때는 행정에서의 시각에 생각과 준비, 고민을 함께 나누어 주는 동료 기획자, 파트너로 함께하기를 바래요.
2020~2023년 경기문화재단의 공모를 통해 지역에 맞는 성인대상 예술교육프로그램“ 경기시민예술학교 성남캠퍼스”을 기획해서 운영했어요. 4년 동안 사업 기획 단계부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단체 알투스와 함께 기획과 프로그램 구성, 운영 등을 협의하며 운영했어요.
경기시민예술학교 기획회의
처음 공고 안을 보고 이미 성남에는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과 기능 중심의 예술교육들이 많은데, 새로운 성인대상 예술교육, 지역에 맞는 예술교육은 뭘까?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가면 좋을까를 고민하다 재단의 행정적 시각보다는 예술분야 전문가의 시각과 도움이 필요하단 생각으로 지역에서 오랜 시간 활동했고 지역 기반 예술교육에 관심이 많은 예술단체 알투스에게 문을 두드렸어요.
도시명상_익숙하지만 낯선
성인대상 예술교육인 만큼 시민성과 지역성을 기본으로 시민들이 일상에서도 예술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작업들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논의가 있었고, 예술가와 함께 도시를 읽고, 쓰고, 걸으며 감각을 깨우고, 예술적인 시선으로 우리의 일상과 지역을 바라보고, 지역에 대한 고민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통해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질 수 있게 운영하자는 합의로 기획이 시작되어 4년간 파트너로 함께 했던 거 같아요. 소식통, 친구 같은 동료기획자, 파트너 물론 다 잘할 수는 없지만,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5. 당신이 하는(해왔던) 일의 시퀀스
(‘기-승-전-결’)는 보통 어떤 흐름으로 이루어지나요?
가장 먼저 기존에 요구된 부분을 확인하고, 과정과 상황들을 관찰해요. 기존에 어떤 요구들이 있었는지, 유사한 사업들은 있었는지, 사업은 어떻게 운영되었는지 등 현재 주어진 상황과 타 사례를 정리하고, 이 내용을 기반으로 목표나 방향 큰 틀의 계획을 준비해요. 큰 틀의 계획이 정리됐다면 일과 연결된 혹은 새롭게 함께할 사람들의 요구, 방향에 대한 동의, 공유 과정을 거칩니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늘 “저 자신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해요. 일의 흐름대로 시작됐는데 제가 설득되지 않으면 머리로만 일이 진행되는 느낌이 들어요. 저를 설득하는 방법은 일단 준비된 계획을 함께 할 사람을 찾아 나누는 걸로 시작돼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혹은 가도 되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 후 이 방향으로 가자! 하고, 마음먹으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겨요. 이제 논의된 내용들을 반영해서 해야 할 일을 구체화하고 계획한 일에 대한 로드맵을 짜며 세부적인 계획을 완성해요. 일이 시작되면 가장 많이 하는 건 만남인 거 같아요.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를 모아내고, 평가해 보고 정리를 통해 또 다른 시작을 준비하죠. 이러한 흐름(요구와 관찰 – 계획 – 운영 – 만남 – 평가 및 정리 - 또 다른 시작! )은 늘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것 같아요. 하나가 끝나면 그 끝에서 새로운 일이 또 시작되듯이!
6. 일의 과정에서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혹은 ‘요구받는 가치’는 무엇이 있나요?
어떤 일을 하든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해요. 일이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고, 모든 일과 삶 속에서 만나는 사람이 그리고 그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중요한 거 같아요. 사람들과의 만남, 함께하는 과정, 그 속에서 마음을 담아 나눈 것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게 돼요. 마음을 담아서 관찰하고, 살피고, 연결하고 그 안에서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되죠. 그래서 저는 공통의 목표를 가진 동료들과 함께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7. (최근 3년 동안) 당신이 특히 해결해보고 싶었던 문제(과제)는 무엇이었나요, (문제) 과제를 만났을 때, 진입장벽 혹은 페인포인트(그동안 해소하지 못한 불편함, 어려움 등)는 무엇이었고, 어떻게 풀어보려고 접근하셨나요
공공에서 일한 다는 건? 건강한 조직문화란? 좋은 선배 혹은 후배가 될 수 있을까? 등등, 조직 변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거 같아요. 벌써 몇 년 전 일인데 내부 상황으로 갑작스럽게 부서 내 인원이 빠져서 그 인원이 맡았던 일까지 맡게 된 시기가 있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그 일을 어떻게 했지? 싶은 생각이 들어요.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지?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어서 끙끙대며 했어요. 그때 일이 많았지만 방향을 잡아주는 선배들과, 힘들어도 함께 해주는 사람들, 그 길을 함께 가는 후배들이 피해보지 않게 지키려고 했고, 좋은 마음과 올바른 방향을 잃지 않고 가려고 모두 노력했어요. 그때 포기했다면 지금 그 시기를 떠올렸을 때 부끄러웠겠지만 함께 노력하고 변화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하고 그때 조금은 성장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성장한다는 건 그만큼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고, 나와 우리가 성장해야 변화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한 사람 한 사람의 성장이 결국 조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나를 성장시키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자 숙제이죠. 어떤 게 정말 좋은 문화이고, 이를 통해 ‘나’를 비롯해 재단, 성남이 발전할 수 있는지 많은 사람들과 만나며, 정리하고, 시행해 가면서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8. (최근 3년 동안) 당신이 기억나는 ‘보람의 순간’이 있었다면
일을 하다 보면 일상의 어떤 날이 혹은 누군가의 말이, 표정이 보람의 순간, 감동의 순간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최근엔 성남문화예술교육센터에서 지역 협력, 현장 중심을 고민하며 만든 프로그램인 유아문화예술교육 <그림책예술놀이>가 지역문화 우수사례로 선정됐는데, 선정된 것보다 그 안에서 성장한 후배를 보며 보람되고 뿌듯했어요.
2022 그림책 예술놀이
예술교육가(예술인)들이 교육을 준비하며 들이는 열정과 정성, 사업에 참여한 복지사들이 어르신들을 대하는 마음, 참여자들이 교육에 참여한 후 감사해하는 마음과 그들이 서로를 더 이해하고, 지역에 대한 관심을 느끼는 순간으로 인해 교육의 가치를 느껴요.
노인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할 때 한 마을의 담당복지사분이 마을 내에 조손가정 어르신들이 많다는 얘기를 하며 아이들을 양육하느라 복지관에도 잘 나오지 못하고, 문화예술은 경험한 적도 없다. 근데 그분들이 이 교육을 통해 잠시라도 즐거웠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교육을 기획하고, 시작했는데, 첫날부터 삐걱거렸죠. 동네에서 술 마시고 행패 부리는 어르신이 왔다며 나가라 하기도 하고,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업고 오기도 하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음악과 움직임으로 서로를 이해하는 활동들을 진행하면서 이 사업하길 잘했다 하는 마음이 들었어요. 참여자분들을 위해 연락하고, 교육에 참여할 수 있게 모시러 가고, 아이를 돌봐주는 복지사님의 마음과 처음과 달리 마음을 열고 서로의 육아를 공유하는 어르신들.. 어느 누군가의 눈에는 같은 교육으로 보일 수 있지만 마음을 담는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구나, 이런 지원을 통해 시민들이 서로를 더 이해하고, 가까워지고, 변화하는구나 나는 이런 변화를 위해 재단의 직원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9. 당신이 가진 내적인 힘들 가운데, 어떤 힘이 강하신 것 같나요(장점, 나다운 것 등)?
요즘 MBTI를 많이 이야기하죠. T냐 F냐? 저는 아무래도 F가 아닐까 싶어요. 공감 능력은 저의 장점이자 무기이죠. 세대를 불문하고 만나서 마음 친구가 되기도 해요. 또 하나 저는 사람이나 주변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해요.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뭐가 필요한지, 뭘 해야 하는지를 알고 남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것 같아요.
10. 당신의 생각과 행동에 영감/영향력을 주었던 책, 음악, 공연, 영화, 전시 혹은 저자, 작가 등을 소개해주신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책 당신이 옳다, 미움받을 용기, 1cm의 다이빙 등
이 책들은 마음이 힘들 때 읽으면서 마음을 정리하게 해 주거나, 일상을 다른 시선으로 보고 1cm 새로운 생각과 시도를 할 때 도움이 된 책이에요. 일을 하면서 늘 나에게 좋은 사람만 있는 건 아니었어요. 어떤 계기로 사람 눈이 무서워진 적이 있어요. 지금은 사람을 만나 극복하고 있지만 그땐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내가 뭘 잘 못한 거지? 어떻게 해야 하지? 하며 고민하던 시기에 “안정적인 일상을 위해 스스로 마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감 행동지침서_당신이 옳다”라는 책의 광고 보게 됐어요. 그때부터 심리학을 기반으로 한 책들을 많이 읽었던 것 같아요.
근데 사실 영감을 준 책이 뭐였지? 하고 떠올렸을 때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만화책이 머릿속에 둥둥둥~~ 떠올랐어요. 어릴 때부터 만화책 보는 걸 좋아했어요. 늘 책보다는 만화책을 가까이했고, 집 앞 만화방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도 정말 많이 봤던 거 같아요. 지금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상상하고 하지만 예전엔 만화책 속에서 글과 그림과 또 다른 세상과 만나고, 상상하고 했던 거 같아요. 그래서인지 무언가를 연결하거나 상상하는 힘, 감정에 대한 경험이나 표현하는 방식 등에 많은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이 돼요
전시 얼마 전 강릉 솔올미술관에서 아그네스 마틴과 정상화 작가의 전시를 봤는데 두 작가가 작업을 대하는 태도, 작업의 시작, 작업 어느 하나 쉽지 않게 느껴졌어요. 무한반복적인 작업으로 끈기와 노력이 필요한데 보는 사람에게는 뭔가 편안해지고 차분해지는 듯한 감정이 드는 시간이라 생각이 많아졌던 거 같아요
성남문화재단 문화기획부 여행
사람 저는 사람을 통해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것 같아요. 울 가족들, 함께 걸어온 동료들, 업무로 만나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된 라디오제작단, 대학생제작단,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제 기획 모임 친구들, 예술교육가, 예술인들.. 이름을 모두 나열할 순 없지만 일 속에서도 삶 속에서도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게 해 주셔서 늘 감사해요. (하고 싶은 얘기는 너무 많지만.. 한 명도 빼고 싶지 않아서 생략합니다 ^_______^)
11. 앞으로 어떤 일(작업, 역할)을 하고 싶나요? 그것을 위해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준비하고 있(싶) 나요?
하나는 일을 하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둘은 변화시키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변화라는 게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겠지만 생각의 전환, 인식의 변화 정도가 아닐까 해요.이 둘은 연결되는 것 같은데 요즘엔 더 나은 재단을 위해서 어떤 걸 할 수 있지?? 이런 생각이 많이 들어요. 아직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함께 성장해 가며 아주 조금씩이라도 변하길 희망해요. 현재 제가 하고 있는 건 후배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거나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생기면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도와주는 정도지만 1년, 3년, 10년 혹은 그 뒤에 내가 없다고 해도, 나로 인해 변화된 지점이 있다면 뿌듯할 거 같아요.
12. 당신을 좀 더 알 수 있는 소셜미디어/사이트/뉴스를 알려주세요.
이 질문의 답을 생각하면서 소셜미디어를 열어봤는데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게 없네, 어쩌지?’라는 고민을 했어요. 언제가 시작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개인 소셜미디어 개정을 홍보, 알림의 채널로 활용하고 있더라고요. 페이스북엔 두 개 계정이 있는데, 담당하고 있는 사업을 알리는 계정과 성남미디어센터 때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들과 만든 성남사는영화제 계정, 인스타엔 현재 맡고 있는 예술인지원(@snart_in) 계정과 경기시민예술학교(@sn.siminedu) 계정이 있어요.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사이트가 있는데 2020-2023 4년간 지역예술가 알투스와 함께 기획한 성인대상 예술교육 경기시민예술학교 성남캠퍼스 홈페이지를 소개하고 싶어요. 코로나 때 시작하면서 많은 시민들을 만나지 못하니 그 이후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하고 활용할 수 있게 기록한 아카이빙 자료입니다. 4년 차로 성남에서는 마무리되었지만 자료가 활용되었으면 좋겠고, 자료를 통해 다른 지역에서도 나의 도시 지역을 새롭게 바라보고, 그 속에서 일상 속 예술을 경험하고 도움이 되길 바래요. 혹시 먼 미래에 제가 일을 안 하게 된다면 그땐 제 개인의 이야기를 하는 채널도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