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ogan Apr 03. 2022

경기도 이천 텐동 전문점
아이자야 텐동 김성현 대표

오늘의 감정

https://youtu.be/2vHsO502Zwg


"텐동" 이라는 음식이 있다.


좀 어색하기도 한 이 음식은 한때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큰 이슈가 되었던 음식이며 일식을 좋아하거나 자주 드시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 먹어 봤을 법한 음식이기도 하다. 한국말로 표현하자면 "튀김 덮밥" 정도로 생각이 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는 "?" 가 생길 수도 있다. 튀김과 밥이라니...! 입안에서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가운데 과연 조화로울까? 하는 물음표가 당연히 들 수도 있다.


또한 튀김이란 자고로 바삭바삭해야 하는 법.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바삭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나라를 반으로 갈라 세울 수 있는 여러 척도들 중에 "부먹과 찍먹" 논쟁도 한갈래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예?) 당신은 무슨 파인가? 나는 찍먹이다. 내 영역을 침범하지 말아달라. (ㅋㅋㅋ;)


본론으로 돌아와서 찍먹파들이 왜 찍먹을 고수하냐 묻는다면 대개 탕수육이 소스로 젖었을 때 그 눅눅해지는 느낌, 그러니까 바삭함을 잃어버리는 순간이 싫은 것이다. 자고로 튀김 옷을 입은 녀석들은 바삭해야 정수다. (지극히 개인적인 제 생각입니다...!)


자, 텐동은 "튀김 덮밥"이다. 밥이야 그렇다 쳐도 튀김의 바삭함을 유지하면서 또 튀겨진 음식의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 게다가 밥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아름다운 소스까지 전반적으로 어우러져야 완성되는 음식. 꽤 난이도가 있는 이 음식을 정성 들여 만들고 손님에게 대접하는 멋진 자영업자 분이 있어 우리가 찾아가 봤다.


개인적으로 나는 텐동이라는 음식을 처음 먹어 봤지만 정말 괜찮았다. 바삭함은 만족 그 이상이었고 개발한 간장 베이스의 소스에 밥을 비벼서 먹었을 때도 딱 맞는 간에 맛있게 먹었다. (허허... 현혹되지 말아야 하거늘...!)


그러나 우리는 맛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이곳에 온 것이 아니기에!


경기도 이천에서 "아이자야 텐동" 이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김성현 대표의 오늘과 그 이야기를 잠시 엿들어 보자.



프랜차이즈로 시작했지만 업종을 변경했습니다.

혹시 처음 장사를 시작한다면 프랜차이즈를 추천해요!

인터뷰 중인 김성현 대표



김성현 대표는 아이자야 텐동을 운영하기 전 처음으로 자영업에 도전하면서 프랜차이즈의 창업을 먼저 시도했었다. 자영업에 경험이 없었던 그는 좋은 기회에 한 프랜차이즈와 계약을 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사랑해 마지않는 치킨 장사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전무했던 자영업의 경험을 프랜차이즈의 운영 방식을 통해 쌓고 배우며 자기의 기반을 다졌다.


물론 해당 브랜드도 사실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기존에 밀고 있던 음식 갈래가 있었고 거기에 확장해서 치킨의 영역에 손을 댄 덕에 본사 쪽에서 제공하는 시스템에 부실한 면모들이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그때 김성현 대표는 현재의 자기 가게 운영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고 이제는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자기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다.


프랜차이즈를 통한 창업이 그리 성공적인 편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김성현 대표는 말한다. 대개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자영업을 시작하기에 프랜차이즈와 연이 닿는다면 프랜차이즈를 이용해 창업을 하라고. 그럼 그쪽에서 제공하는 모든 시스템들을 흡수해 볼 수 있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노하우가 분명 쌓여 보다 막막한 실패를 경험하기보단 실패를 하더라도 다음 도약을 위한 발돋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텐동을 처음 먹었을 때는 정말 별로였어요.

그런데 우연히 유명 텐동집에서 먹어본 텐동에 확 사로잡혔습니다.

이게 진짜구나. 어떻게 이런 맛을 냈을까?

텐동을 해봐야겠다.

왼쪽부터 에비 텐동, 스페셜 텐동, 아이자야 텐동 푸짐하다!



텐동은 정말 우연이었다.


김성현 대표는 평소 요리를 좋아했지만 그렇다고 일식을 주로 한 것도 아니었다. 다음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을 때 프랜차이즈에서 분야 확장으로 샵인샵 개념의 일식 전문점을 제안했고 그 때문에 텐동을 먹어보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별로였다. (역시...! 바삭함이 부족했을 거야!) 하지만 호기심은 있었다. 제일 유명하다는 텐동집을 방문해 봤다. 그때 먹어본 텐동이 그의 다음 걸음을 명확하게 밟게 해주었다.


그는 그때부터 텐동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소스 개발에 몰두했다. 일본 음식은 간장베이스의 소스가 주류를 이룬다. 그는 이 간장 소스를 잘 개발해 놓으면 혹시 모를 다른 일식 분야의 확장에도 두각을 나타낼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한 달 반의 시간 동안 수백, 수천 번의 시도 끝에 자신만의 소스를 개발해냈다.

다음은 튀김이었다.


튀김의 바삭함을 유지하는 방법 또한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기름의 온도, 사용하는 전분의 비율, 튀기는 방법까지. 게다가 배달에 대한 고민도 놓치지 않았다. 배달이 주류를 이루는 지금 배달을 받았을 때 튀김이 눅눅해지지 않도록 튀김을 담는 박스와 튀김을 어떻게 담아야 할지까지 그는 철저하게 고민했고 방법을 찾아냈다.



장사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충은요,

사장들의 사장이 없다는 겁니다.

스승이 없어요.

텐동을 맛있게 먹는 방법!




무수한 노력 끝에 탄생한 텐동이기에 김성현 대표에게 "아이자야 텐동"이라는 브랜드와 그의 음식은 자부심일 수밖에 없다. 물론 아직은 작은 가게이지만 그의 꿈과 비전은 뚜렷하다. 그럼에도 김성현 대표는 깊은 한숨과 함께 말한다.


"사장에게는 스승이 없습니다."


텐동을 만들기 위한 모든 과정이 개인의 노력이었다.


맛만 보장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가게 내부 인테리어부터 직원과 마케팅까지 모든 부분에서 전문적으로 움직여야만 했다. 세상 모든 자영업자들이 그렇겠지만 그는 이 부분에 부딪칠 때마다 다양한 영상 매체를 활용하고 실질적으로 다른 곳들을 둘러보며 사력을 다했다. 만약 누군가 알려줬다면, 조금이나마 앞길을 비춰줬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드는 것이다.


골목식당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혹, 유튜브에서 유명한 '장사의 신'이라는 프로그램에서도 많은 자영업자들의 현재를 바라보고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찾아가는 곳들도 소수. 게다가 종종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김성현 대표의 입장에서 그들은 정말 행운을 가슴 안에 잔뜩 품은 사람들인 것이다. (김성현 대표뿐 아니라 많은 자영업자 분들이 공감할 것 같다.)


한편으로는 고난이 있었기에 자기만의 방법으로 브랜드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겠지만, 그는 염려하고 있다. 자신이 옳은 길을 명확하게 나가아고 있는지 말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착되지 않으려면 조언해 줄 누군가가 필요한데 그의 말대로 "사장에게는 스승이 없기에" 그 부분이 안타까운 것이다.



자영업에 뛰어드시려거든 각오를 하셔야 합니다.

자영업자 분들이 모여있는 카페 이름이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요.

맞습니다. 사장은 아픕니다.

인터뷰를 하고 있는 김성현 대표님




아프니까 사장이란다.


너무 맞는 말 아닌가? 난생처음 들은 카페 이름이었지만 마음 깊이 공감이 되었다.


작은 공간에서 몇 달을 밤 새가며 하나의 간장을 만들어 냈을 때 그의 마음엔 뿌듯함도 있었겠지만 그간의 아픔 역시 공존했을 것이다. 성공이라는 것은 짜릿하고 달콤하지만 성공한 사람들은 그 이면에 고통과 슬픔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그들의 성공은 바라보는 우리가 느끼는 것보다도 몇백 배는 더 값질 것이다.


각오를 하고 책임을 지는 것.

아프면서도 굳건하게 사장의 길을 걸어가는 것.


그것이 그가 말하는 브랜드 철학이며

아이자야 텐동이 포기하지 않고 나아갈 길이다.






사람의 노력은 항상 결과를 만든다.


그 결과가 늘 성공이라면 참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다면 분명 그 끝에는 본인이 원하는 무언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프랜차이즈를 통해 자신의 길을 닦고 한 번의 실패로 멈추지 않으며 또 다른 브랜드에 날을 갈아 결국 자신의 무기를 쥐고 세상에 자기의 꿈을 펼쳐내고 있다.


누구나 그와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강요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무언가를 이뤄보고 싶다면, 해 내고 싶다면 진정으로 원하는 분야에 아픔과 고독을 씹으며 나아갈 용기와 열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오늘의 감정은

앞으로도 매일의 삶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기억하기 위해 달려나가려 한다.


아이자야 텐동의 김성현 대표님.

그 앞길에도 오늘의 열정이 밑거름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