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시작해 M씽크로 활동한 지 반년이 넘어간다. '청년시청자위원회'라는 이름을 달면서 단순한 '시청자'가 아닌 새로운 시각에서 설득력 있는 얘기를 하는 '시청자위원'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방송을 보고 또 보았다. 이렇게 재방, 삼방, 사방 한 프로그램도 없었는데. 때론 방송 관련 용어나 이론을 찾아보기도 했다. 하나의 방송에 대해 글을 쓰고 나면 마치 내 자식처럼 더 잘됐으면 좋겠고, 사람들이 더 많이 봐주었으면 좋겠다는 모성애가 불끈 솟기도 했다.
부족한 글 실력과 못다 한 얘기들이 많아 아쉬움이 크다. 그래서 오늘은 예능 리뷰나 견학 후기가 아닌 7개월간 MBC를 다니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얘기해보려 한다. 즉, M씽크 활동에 대한 TMI 대방출!
1.
MBC 다니는 사람들은 말을 잘한다.
방송과 관련된 일을 하시는 분들이라 그런지 다들 말을 재미있게, 조리 있게 잘하셨다. 이것이 방송국 다니는 사람의 포스인가 싶었다. PD 님들께서 본인의 담당 장르에 대해 얘기를 해주실 때는 특별 강연 듣는 기분이었고, M씽크를 챙겨주신 에디터님들, 차장님, 국장님께서는 전문 오리엔테이션 강사이신 것처럼 진행도 잘하시고 중요한 얘기 전달도 잘해 주셨다. 너무나 깔끔한 진행에 딱히 질문거리가 없었다. 역시 MBC!
2.
TV에 나오는 사람들의 얼굴은 진짜 작다.
사실 MBC에서 하는 활동인만큼 연예인 실물 영접을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연예인도 연예인이지만 아나운서 분들을 뵌 게 인상적이었다. 살짝 혼란스러울 정도로 예쁘셨다. 라디오국 견학을 갔을 때 생방송 중인 <두 시의 데이트 지석진입니다> 스튜디오를 방문했었다. DJ이신 지석진 씨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셔서 '우왕 신기하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문지애 아나운서를 소개하시는 것이다. 나는 소개해주시기 전까지 문지애 아나운서님이 그 공간에 존재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얼굴이 너무 작아서... 보이지 않았다...
3.
제작 뒷얘기뿐 아니라 앞으로의 얘기도 들을 수 있다. 스포 주의!
9월 테마 활동으로 <내 뒤에 테리우스> 드라마 세트장을 방문하고 제작 PD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당시 <내 뒤에 테리우스>가 약 8화 정도가 방영된 상태였는데 PD님께서 다음 주 내용과 결말까지 스포를 해주셨다. 다들 '이런 얘기를 막 하셔도 되나...?'라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들었던 기억이 난다.
4.
김제동 씨와 마주 보고 아침 식사를 했다.
끼니를 매번 챙겨주는 대외활동은 여태껏 보지 못했다. M씽크는 활동비 외에 매번 맛있는 곳에서 식사를 챙겨 주셨다. 6월 테마 활동 '라디오 프로그램 참여 및 특강'에서는 아침 7시에 시작하는 라디오 <굿모닝 FM 김제동입니다>에 참여했었다. 아침부터 상암에 간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DJ이신 김제동 씨와 겸상을 하는 것은 더 흔치 않은 일이었다. 나는 무려 MBC 구내식당에서 김제동 씨와 마주 보고 아침을 먹었다. 식판을 마주 보고 먹었다. 내 인생에서 연예인과 이렇게 가까이 밥을 먹을 기회가 또 있을까...
5.
글을 쓰는 것은 어렵다.
생각을 글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표현하는 것은 역시 어렵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나는 어휘력이 많이 부족해서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지 못할 때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이 부분이 콘텐츠를 만들 때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이 만드신 글, 웹툰, 영상 등의 콘텐츠를 보며 주제에 대한 본인의 생각뿐 아니라 그것을 표현하는 참신하고 논리 정연한 방법에 놀랐고 많이 배웠다. 재미있는 웹툰 콘텐츠를 보며 일러스트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기도 했다. 아무튼 더 많은 글을 읽고 써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렇게 글을 정기적으로 써야 하는 경험이 반가웠다. 생각보다 마감 기한이 빠르게 다가왔지만 좋아하는 '방송 콘텐츠'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라 밤을 새워야 할 때도 열정적으로 샐 수 있었던 것 같다.
M씽크 활동은 자신만의 표현 방법을 기르게 해 준다. 다들 서로 다른 문체, 그림체를 가지고 있고 이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뚜렷해진다. 나와는 다른 톤의, 다른 의견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드라마, 예능, 시사교양 등 방송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M씽크 활동을 권한다. M씽크 활동을 하게 되면 현장에 직접 가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고, 자기만의 스타일로 생각을 표현해볼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된다.
내가 쓴 글들을 보니 올 한 해 무언가를 꾸준히 해왔다는 느낌에 뿌듯하다. 팀 활동은 없어서 기대를 하진 않았는데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할 수 있어서 힐링되는 순간도 많았다. 오랜만에 느끼는 아쉬움 가득한 활동이 막바지를 달려가고 있다니! 남은 활동도 좋은 글로 마무리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