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밤 10시 39분이 지나서 자면 아무리 자도 다음 날 피곤하다'는 연구 결과 기사를 보았다.
밤 10시 39분이 지난 지금 이 시간
서둘러 잠에 들어도 어차피 피곤한 시간일 테니 오랜만에 끄적거리기로 해본다.
서두에 언급한 연구는 역시나 겠지만, 영국의 한 침구류 제조업체가 실시한 조사 결과이다.
영국이라는 나라는 참 궁금한 것도 많지, 모든 사람들의 행동과 현상을 연구할 셈일까.
막상 저 기사를 읽고 보니 나는 한 번도 피곤하지 않았던 적이 없는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밤 10시 39분을 훌쩍 넘긴 시간 아니, 다음날 새벽을 맞이하고서야 잠에 들기 부지기수
무엇이 나를 잠들지 못하게, 아무리 자도 피곤하게 만드는 것일까 생각해본다.
야근을 하는 일은 과거보다는 현저히 줄었다.
오래 시간을 보내는 만큼 더 많은 일을 할 뿐, 내 생활에 있어서는 효율적이지 못하다.
대신 주어진 시간 내에 최대한 몰입해 업무를 끝내기로 했다.
그래서일까 내 시간을 보상받겠다는 심리도 더 커져갔다. 퇴근 후의 내 행적을 돌아본다. 의미 없이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피드를 한참 탐색한다. 나 없이도 세상이 잘 흘러갔는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한참을 빠져 보다 보면 한두 시간은 까무룩 사라져 있다. 최근에는 운동을 시작했다. 나름의 생산적인 일과인데 마음속으로 '살려주세요' 외치며 선생님을 따라 동작을 하고 나면 또 한 시간이 지난다. 집에 와서 씻고 다시 테이블 앞에 앉는다. 생산적인 일을 규정화할 필요는 없지만 수많은 책과 나름의 내 과제를 앞에두고 또 남의 하루를 무표정과 현란한 엄지로 구경하다 보면 10시 39분은 이미 지나있다.
아, 결론은 휴대폰 디톡스일까?
막상 결론을 내리고 보니 너무 자신이 없다.
시작도 안 했는데 휴대폰 없이 지낼 사진이 없다.
딱히 연락 올 곳도 없는데 소외될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말이야
하지만 조금은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겠지
10시 39분이 지난 지금
피곤하지 않을 골든타임은 지났고, 또 하나의 숙제를 얻었다.
여러모로 피곤한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