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콘텐츠는 컨셉이 반이다

인스타/유튜브/뉴스레터/블로그/브런치/링크드인 다 하는 사람의 노하우

by 단단


이 글은 뉴스레터 <함께하는 독학클럽> 9월 3일 콘텐츠입니다.

► 뉴스레터 구독하기 https://hamdok.stibee.com/



2025_4_5-%EC%9D%B8%EC%8A%A4%ED%83%80%EA%B7%B8%EB%9E%A8-001_(2).png?type=w1




콘텐츠는 컨셉이 반이다


매주 수요일마다 [프리워커 주간보고]를 SNS에 업로드하기 시작한 건, 과정을 흘려보내지 않고 남기고 싶어서였어요. 처음에는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과정을 꾸준히 기록할 시스템을 만들고 싶었던 거죠.


특정한 '형식'이 있으니까, 꾸준히 지속하기 쉬웠고 무엇보다 할 말이 계속 떠올랐어요. 돌아보니 제가 남긴 모든 기록에는 통일된 규칙, 즉 '컨셉'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컨셉'이 정해지자 어떤 콘텐츠를 채워야 할지 방향이 또렷해졌습니다. 컨셉이 명확하니 보는 사람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고요.


컨셉이란, 지속 가능한 콘텐츠의 시작이자 완성입니다. 오늘 레터에서는 읽고 싶어지는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게 해주는 <컨셉 잡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52584_2962902_1756803288878287600.jpeg




컨셉은 이름이 반이다


"제목만으로 그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 때 좋은 글이 된다."


한때 화제가 되었던 유홍준 교수님의 15가지 글쓰기 조언 중 가장 첫 번째 말씀이에요. 저는 이 원칙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썸네일 사진 한 장, 타이틀 한 줄, 카드뉴스 제목 한 문장에서 '아 이런 내용이겠구나' 감이 와야 독자는 읽습니다. 이걸 많이 헷갈려 하시더라고요. "궁금증을 유발하려면 제목에 다 담으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요. 하지만 궁금해할 무언가를 '어느 정도는' 건네줘야 사람들은 소중한 시간을 투자해 콘텐츠를 봅니다. 게다가 요즘은 봐야 할 콘텐츠도 자극적인 후킹도 너무 많아서 사람들의 인내심 역치가 점점 낮아지잖아요. 하다하다 이제 댓글란에 '정보'라고 남겨야만 정보를 알려주니까, 보는 사람이 얼마나 화가 나요. 여기서 이탈하는 사람도 많을 거예요.


52584_2962902_1756803413697194740.jpg ※ 출처: 인스타그램 @ins.note


가장 매력적인 메시지를 아껴뒀다가 나중에 터뜨리는 게 아니라 제목에서 바로 보여줘야 사람들은 봅니다. 제대로 된 후킹은 자극적인 단어를 쓰는 게 아니라, 무슨 이야기를 할 건지 처음부터 한 마디로 명확하게 알려주는 겁니다. 어느 유명 유튜버는 '썸네일 타이틀이 떠오르기 전에는 영상을 기획하지 않는다'라고도 하더라고요.


이건 독자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와 친절이기도 해요. 사람들이 콘텐츠를 보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니까'. 재미있거나, 유익하거나, 감동적이거나 뭐든 좋지만 그걸 본 사람에게 어떤 식으로라든 도움을 줘야 합니다. 그 시작은 친절하고 명확한 제목에서 옵니다.


제목을 먼저 지어두면 콘텐츠를 만들기도 편해요. 중간에 옆 길로 샐 일이 없거든요. 제목을 북극성 삼아 따라가며 살을 붙이다 보면 맥락 있는 콘텐츠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죠.




이름은 키워드가 반이다


제가 매주 수요일에 올리는 [프리워커 주간보고]는 콘텐츠 하나의 제목이 아니라 시리즈물의 제목입니다. 시리즈 제목 역시 한번 잘 잡아두면 일관된 맥락을 유지할 수 있어요. <프리워커 주간 보고>는 프리워커, 주간, 보고 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조합해서 만들었어요.


프리워커

퇴사 후 회사 밖에서 내 일을 찾는 과정을 쓴다


주간

매주 정기적으로 올린다


보고

보는 사람이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정리한다


<프리워커 주간보고>라고 했으니까 회사 밖 도전기와 관련 없는 운동이나 요리, 여행 이야기는 안 쓰겠죠. 이렇게 일관된 주제로 가지치기가 됩니다. 매주 정기적으로 올리겠다고 했으니까 꾸준히 올릴 동기부여가 되고요.


또 '보고'라는 단어 덕분에 이런 피드백도 자주 받아요. "보고 받게 해줘서 고맙다, 늘 보고만 하는데 보고 받는 기분이 새롭다, 보는 사람을 대접해 주는 것 같다." 처음에는 그런 깊은 의도까지 생각한 건 아니었는데, 이름이 이렇게 기특한 역할을 하더라고요.


52584_2962902_1756805895969146747.png




일관성 있게

반복해야 각인된다


콘텐츠가 너무 많은 시대잖아요. 그래서 중요한 건 '여기 이런 콘텐츠를 올리는 내가 있다'라고 반복해서 각인시키는 겁니다. 마케팅에는 '7의 법칙'이라는 게 있어요. '잠재 고객이 브랜드 메시지를 최소 7회 이상 접해야 구매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건데요. 요즘처럼 정보가 쏟아지는 시대에는 7회도 부족하다면서 21회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도 있어요. 통일된 형식으로 하나의 주제를 담은 콘텐츠를 21회 이상 반복해야 고객이 한번 봐줄까 말까 한다는 거죠.


제가 올리는 콘텐츠 중 가장 인기 있는 게시물은 '한달 회고'에요. 2023년 5월부터 매월 올렸는데, 최근에야 인스타그램에서 반응이 왔어요. 덕분에 인스타 팔로워도 4배 이상 훅 늘었죠. 25회를 반복하고 나서야 반응이 온 겁니다.


결국 콘텐츠를 쌓아 나를 알리겠다는 건, 지겨울 만큼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겠다는 다짐입니다. 물론 매번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건 아니죠. 동일한 형식과 주제는 유지하되, 그 안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는 겁니다. 그럴 때 도움이 되는 게 <프리워커 주간보고>, <한달 회고>처럼 시리즈 콘텐츠를 발행하는 것이더라고요. 시리즈로 반복하다 보면 고정 독자층이 생기고, 반응도 매번 안정적으로 어느 정도 이상은 나오게 됩니다.




키워드를 조합할수록

뾰족해진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관심사가 너무 많아서 컨셉 잡기가 어렵다'라고도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오히려 키워드 여러개를 조합할수록 컨셉이 더 뾰족해집니다.


제가 최근에 재미있게 본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는데, 계정 이름이 [뜨개극장]이에요. @knit_cinema


영화와 뜨개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엮은 거죠. 아마 이분은 영화도 좋아하고 뜨개도 좋아할 것 같은데, 두 가지를 함께 엮어서 '영화드라마 속 작품을 뜹니다'라고 하니까 재미있는 컨셉이 탄생한 거죠. 저는 심지어 평생 뜨개와 인연이 없는 사람인데도 바로 팔로우했어요.


아직 게시물이 20개 미만인데 팔로워도 700명 이상이고, 계속 빠르게 팔로워와 조회수가 느는 계정이더라고요. 특히 '1990년-2000년대초 콘텐츠 사랑해요'라는 프로필 설명 문구가 마음에 들었어요. 1989년생인 저의 유년 시절 인기 작품이 소재라는 거잖아요. 추억 돋는 작품을 뜨개로 구현해 준다니, 너무 재밌었어요.



52584_2962902_1756803929761601099.jpeg
52584_2962902_1756803934924029820.jpeg


뜨개 X 영화 X 빈티지


세 가지 키워드를 조합하니까 그냥 '뜨개하는 사람'보다 훨씬 입체적이고 구체적인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나요?


제 유튜브 채널 컨셉을 잡을 때도 비슷하게 키워드를 계속 덧붙여가면서 뾰족하게 다듬었어요.


기록

기록 X 디지털

기록 X 디지털 X 최소 노력


처음에 '기록'으로만 컨셉을 잡았을 땐, 컨셉 그물망이 너무 성긴 상태여서 제 채널을 본 사람들이 '내 얘기인가?' 아리송하게 느끼고 찾아오지 않더라고요. 그러나 디지털과 최소 노력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결합해 주자 '내 얘기구나!' 확신하고 영상을 봤다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어요.


이때 중요한 게 있어요. 키워드를 여러 개 조합해도 되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키워드는 유지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게 저에게는 '기록'이고, 뜨개극장님께는 '뜨개'겠죠. 중심을 단단히 잡아야 키워드를 확장할 때 말이 되는 맥락이 생깁니다. 콘텐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재미도 교훈도 아닌 '맥락'이거든요. 새로운 키워드를 추가하고 싶을 때는 메인 키워드와 반드시 엮어내야 합니다.


뜨개극장님이 '뜨개하면서 듣기 좋은 영화 음악'이라는 콘텐츠를 올리면 어떨까요? 음악 플레이리스트라는 새로운 키워드를 추가했지만 말이 되죠. '뜨개하면서 명상하기' 이런 콘텐츠도 나올 수 있겠네요. 하지만 갑자기 '저속노화 식단'을 올리면 어떨까요? 이질감이 들겠죠. 슬쩍 비틀면 매력적이지만, 완전히 새로워지면 거리감이 생겨요. 독자와 멀어지는 거죠.


저는 이 포인트가 취미 글쓰기와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차이라고 생각해요. 취미가 내가 하고 싶은걸 하는 거라면, 일은 내가 잘하는 걸 남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하는 거죠.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면, 매 순간 그럴 수는 없겠지만 콘텐츠를 일로 바라보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번 9월 월간 단단 워크숍 주제도 [SNS 글쓰기]로 잡아봤습니다.

릴스, 쇼츠 말고 저처럼 글쓰기로 SNS 키워보고 싶은 분들, 신청해 주세요!


이런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뉴스레터, 인스타, 유튜브, 블로그, 브런치, 링크드인 모두 운영하는 시스템 만들기

글 하나로 여기저기 복붙하는 [원소스 멀티유즈 방법]

플랫폼별로 반응 좋은 글의 특징과 차이

카드뉴스 디자인 작업 방법 (미리캔버스 간단 활용법)


2시간 안에 다 이야기할 수 있..겠죠?

또 열심히 준비해 보겠습니다.


52584_2962902_1756804069503132284.png


월간 단단 워크숍!

9월 주제는 SNS 글쓰기


인스타부터 뉴스레터까지

글 하나로 원소스 멀티유즈하는 법

플랫폼별로 반응 좋은 글의 특징

디자인툴 간단 활용법



일정: 9월 20일 토요일 오전 10시

장소: 온라인 zoom 워크숍



► 신청 및 안내 페이지 링크

https://longing-coreopsis-f2c.notion.site/19308102986480fa9072e8704b997cc8?source=copy_link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자기 치유를 넘어서는 글을 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