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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용준 Feb 09. 2020

컨설팅은 도깨비 방망이가 아니다.

컨설팅비 모두 환불 해준 이야기...

며칠 전,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라는 TV프로그램을 봤다.
 서울 어느 동네의 팥죽 전문점을 대상으로 맛과 레시피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매출도 올리고 그 가게의 상황을 좋게 만들려는 내용으로 백종원씨가 열심히 그 가게 주인 부부에게 문제점을 알려주고 해결안도 전달 해 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그 가게의 부부 중 부인은 자신의 생각이 무척 강한 사람이었다. 백종원씨가 팥을 조릴때 물은 전혀 넣지 말고 순수한 팥만 끓여 만들어야 잡내도 없고 맛이 좋다고 알려주었고 실제 그리 조리하여 함께 결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부인은 자신 혼자 팥을 조리하면 어김없이 물을 첨가하고 찹쌀을 넣는 등의 행동을 하였고, 이로 인하여 팥죽의 맛은 업그레이드 되거나 나아지지 못하는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모습에 답답해 하던 백종원씨가 하나하나 지적을 하고 물을 넣으면 문제가 있다고 하였고, 남편까지도 이를 하지 말자고 의견을 제시해도 자신만의 생각과 행동은 전혀 바뀌지 않는 내용을 보았다.

팥죽의 맛이 좀 처럼 개선되지 않는다는 남편과 백종원씨의 말에 오히려 짜증을 내면서 ‘비법’을 알려 달라고 조르는 모습에 보는 이들도 답답함을 느끼게 하는 내용이었다.
 결국, 백종원씨는 이 가게는 3개월 후에 와 보면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확률 80% 이상이라 말하면서 그 순서는 종료되었다.
 

지난주 필자는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 클라이언트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받았던 천만원 가까운 돈을 돌려주는 일이 있었다. 
 이 클라이언트는 자신들의 1년 사업 중 가장 규모가 큰 입찰을 앞두고 기존 제안 전략과 방식, 제안서의 전면 개편을 위해서 우리 회사와 계약을 했었다. 계약 후, 전반적인 교육과 기존 제안서의 분석, 제안 준비와 제안서 작성 과정의 정리를 다시 했으며, 실제 제안요청서를 분석하면서 제안서 초안을 작성하는 단계에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이 클라이언트는 아무리 교육하고 셈플과 템을릿을 주고, 요청사항은 전달 하여도 막상 작성하거나 준비한 결과물이 너무 엉망이고 부족했다.
 그래새, 이런식으로는 문제가 발생 한다고 수 차례 말을 전했으나 오히려 화를 내거나 항의를 하면서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거나 응대 하는 우리 직원에게 트집을 잡아서 일을 만들곤 했다.

이를 참고 진행 하다가 대표인 나는 ‘환불’과 ‘계약해지’를 결정했다.


자신들의 생각과 방식을 바꾸자고 한 컨설팅 계약인데 그것을 바꿀 의지와 행동이 없는 고객에게 무슨 좋은 결과를 얻게 해 줄수 있단 말인가?


어느 조직이나 기업이건 ‘외부 컨설팅’을 받는 다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들 스스로 부족함을 인식 했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지 않은 돈과 시간을 들여서 결정하는 것이다.
 이 때, 가장 큰 준비는 ‘고집’을 버리고 열린 태도를 갖는 것이다.
 모든 것을 열어놓고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는 상태에서 컨설팅을 받아야지, 그저 자신의 방식을 바꾸는 것을 주저하거나 어려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무슨 좋은 결과가 있겠는가?

결국, 그 ‘자신의 방식’을 바꾸자고 돈 내고 컨설팅 받는것인데 말이다.


거의 3주 이상 필자와 직원들이 일을 했는데 불구하고 천만원 가까이 되는 돈을 환불 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이런 고객과 일하는 것은 하루빨리 정리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 옳다는 생각에 환불을 결정했다.


적지않은 사람들이 컨설팅을 한다는 것을 ‘도깨비 방망이’를 구입 하는 것 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세상에 그 어느 누구도 ‘모든 것을 알아서 다 해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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