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시 - 갓꽃
[예술가의 리얼리티]
'예술가의 리얼리티'는 바로 이런 욕망을 대변한다. 아버지가 반복해서 강조했듯이, 그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술가가 지닌 고유의 세계관과, 그 관점을 통해 관람자와 소통하는 것이다. 원고가 담긴 폴더에 그 제목을 그저 연필로 갈겨써 놓았기는 해도, 그가 이 책을 통해 말하려는 것은 그림으로 들어가는 것이 곧 예술가의 리얼리티 안으로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마크 로스코, 예술가의 창조적 진실, 37쪽)
요즘 책을 읽는 것도 읽는 것이지만, 오랫동안 써 왔던 내 시에, 비록 인공지능이 도와주기는 하지만, 곡을 입히고 노래로 만드는 일에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이제는 글로벌 음원사를 통해 공급도 시작하면서 수입과 상관없이 아티스트로 공식적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이 나이에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스스로 대견한 마음이 크지만, 무엇보다도 이 일을 시작한것은 나름 순수함을 가진 내 시가 아무에게도 읽혀지지 않고 그냥 사라진다는 것이 너무 슬펐기 때문이다.
내 노래의 노랫말은 읽어보면 알겠지만, 가장 큰 특징이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다. 흰 도화지에 막 그림을 그린 어린아이의 순수함이다. 나는 아름다운 노랫말이 널리 퍼지길 소망한다. 이 세상에 그런 아름다움, 순화된 언어, 거칠고 욕설과 욕정이 난무하는 그런 언어가 아니라, 순하고 아름다우며, 선하고 투명한 언어로 세상과 자신을 노래하고픈 마음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기 때문이다.
물론 세상이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순하고 여린 마음만으로는 이 거친 세상을 살아가기가 힘이 든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는 어제 그제 연거푸 그런 세상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다. 그렇지만 내가 조금 더 손해를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작정하고 덤벼드는 사람 앞에서 나는 같이 악을 쓰며 덤벼드는 대신 그를 위해 축복하고 내가 조금 더 손해보는 방식을 택했다. 그가 이긴 것처럼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나도 이긴 것이다.
마크 로스코가 단순한 색의 배치만으로 자신의 리얼리티를 추구했듯이, 나는 내 노랫말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었다. 그것은 때로 독서단상이나 독서후기로, 때로는 한 편의 시로 표현된다. 예술가의 리얼리티는 독자와 함께 그것을 나눌 때 이루어진다.
오늘 하루, 봄의 기운을 만끽하면서, 봄에 흠뻑 젖으면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흠뻑 빠져들면서, 즐겁고 충만한 하루가 되길 소망하면서~~
[봄꽃노래 - 갓꽃. 당신으로 물들면]
(verse1)
갓 눈을 뜨고
성근 아침을 달리면
저 멀리서 노랗게 마주 오는 당신
이렇게 진실한 사랑을 본 적이 없어
이렇게 생생한 사랑을 만난 적 없어
작은 웃음에도
꽃잎은 춤을 추고
당신의 사랑 안에서
나는 드디어 눈을 뜨네
(verse2)
갓 눈을 뜨고
희부연 아침을 열면
멀리서도 찬란하게 달려오는 당신
이렇게 진실한 사랑을 만난 적 없어
이렇게 생생한 사랑을 만난 적 없어
작은 바람에도
내 마음은 흔들리고
나는 당신 앞에서
끝내 눈이 멀고 마네
너를 마주하면서
내가 미안한 것은
네가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하기 때문인데
나는 네 앞에서
노랗게 물이 들고
숨을 멈추네
결코 잊을 수 없는
샛노란 사랑을 지닌 채
찬란한 사랑을 흠뻑 적신 채
나는 당신에게 물들고 마네
(chorus)
나는 당신 안에서
노랗게 물이 들고
사랑물이 들고
스며들고 번지고
흠뻑 적셔지네
온통 당신으로 입혀지고
당신만으로 채워지네
그렇게 아침을 여네.
당신 사랑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