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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미꾸 Mar 01. 2022

배우 문소리

좋은 (여자)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vol.1



좋은 (여자)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에디터 윻, 또 그리고 저 디자이너 몽미꾸가 만드는 나이/국가/장르 불문, 우리가 사랑하는'좋은 여자 사람'들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브런치에는 뉴스레터에 발행되었던 제 일러스트와 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뉴스레터 전문을 보고 싶으신 분은 여기로! 그리고 매달 1일 메일로 뉴스레터를 받고 싶으시다면 구독해주세요 !







Vol.1 배우 문소리





영화 <세자매>




“우리 어릴 때 바닷가에서 사진찍은거 있잖아. 
그거 말고 우리 셋이 찍은게 없데.” 

“그런가? 아, 나 그 사진 싫어.”

“언니, 우리 이제 앞으로 많이 찍자.”



'어린 시절 아버지의 학대'라는 공통된 상처를 가지고 있는 세 자매는 각자의 방법으로 그 아픔을 꽁꽁 감추고 살아갑니다. 결국 그 상처는 곪고 곪아 아버지의 생일날 터지고 말지요.


세 자매 중 문소리 배우가 맡은 ‘미연’에게 특히 마음이 쓰였는데, 저 또한 상처와 결핍을 감추기 위해 완벽한 척, 아무렇지 않은 척해왔기 때문이에요. 그래서인지 완벽주의에 가까운 그가 가장 먼저 곪은 상처를 팍하고 터뜨렸을 때 더욱 통쾌함을 느꼈답니다.

뭐, 물론 아버지의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진 못했지만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더보기) 이 일은 세 자매가 서로 공감하고 위로하며 상처를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희숙의 꽃집에도, 미연의 화장대 위에도, 미옥의 책상 위에도 이 사진이 놓이겠죠?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





사무직 여자 나이 마흔 넘으면
임원이 되느냐 마느냐가
얼마나 중요한 갈림길인데요? 
현업에서 계속 비슷한 급으로 일하려면,
일단 위로 올라가서 버텨야 한다고요.



문소리, 정재영 주연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 2022년이 되자마자 첫 정주행을 끝낸 드라마인데요. 일단 제 감상을 한 줄 요약하자면 “문소리가 MBC 연기 대상에서 무관이었다고? 정말 미치지 않고서야”입니다.


문소리가 맡은 18년 차 인사쟁이 인사팀 당자영 팀장은 제 올해의 캐릭터 강력 대상 후보가 되었어요. 신입 때부터 회사 임원이 목표인 엄청난 야망캐에, 일도 알잘딱깔센거든요. 물론 인사팀 특성상 정리해고, 희망퇴직 같은 업무도 담당하다 보니 타팀에서 원망을 많이 듣지만, 실제로 이런 분이 우리 팀장님이었다면 바로 롤 모델로 삼았을 거예요.


당자영 팀장의 매력은 2박 3일 얘기해도 모자랄 정도이지만 가장 멋진 건 일할 때 괜한 자존심 부리지 않는 것인데요. 부당 해고당할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관련 지식 하나도 없는 상품기획팀 사원으로 들어가게 되었을 때도 (차라리 그냥 자르지, 악덕 한명전자) 자존심 상할 만도 한데 그런 기색 없이 한참 후배인 선임, 주임급한테도 깍듯이 대하며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 임하는 게 너무 멋지더라고요. 결국 이런저런 위기를 극복한 뒤 탈한명전자하고 반스톤 컴퍼니의 CEO가 되며 임원이라는 꿈을 이루고 맙니다.


어느덧 5년 차 디자이너가 된 저는 가끔 미래의 제 모습이 잘 그려지지 않아 막막했어요.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사회에 롤 모델로 삼을 만한 고연차 여성, 또는 여성 리더들이 아직도 너무 부족하거든요. 그러던 와중 당자영이라는 인물이 큰 힘이 되었고 우리에게 꼭 필요했던 여성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멋진 야망캐 여성들이 나오는 드라마를 많이 보고 싶어요. 다들 남은 설 연휴 동안 <미치지 않고서야> 정주행하지 않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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