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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몽미꾸 Jul 01. 2022

감독 김초희

좋은 (여자)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 vol.5


좋은 (여자)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는 에디터 윻, 또 그리고 저 디자이너 몽미꾸가 만드는 나이/국가/장르 불문, 우리가 사랑하는'좋은 여자 사람'들을 소개하는 뉴스레터입니다. 브런치에는 뉴스레터에 발행되었던 제 일러스트와 글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뉴스레터 전문을 보고 싶으신 분은 여기로! 그리고 매달 1일 메일로 뉴스레터를 받고 싶으시다면 구독해주세요 !









Vol.5 감독 김초희




행복이란 '강도'보다 '빈도'






재택근무를 하면서 오전 시간대에 라디오를 즐겨듣고 있는데요. 11시부터 1시간 동안은 <박하선의 씨네 타운>을 듣습니다. 그중 매주 김초희 감독님이 영화를 소개하는초희's 초이스 코너를 좋아해요.
"초희's 초이스~" 하고 코너명을 말한 뒤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 억양으로 "안녕하세요~" 하는 순간, 너무 러블리해서 그렇게 바로 마음의 방 한켠을 내어드렸어요. (몽미꾸 마음의 방 한남더힐 썰.txt) 

김초희 감독님은 이렇게 러블리할 뿐만 아니라 본업인 영화도 잘 만드시고 재치 있는 입담에, 가치관도 너무너무 좋은 분이에요. 까도 까도 매력이 쉴 새 없이 나오는 양파 같은 사람. 최근 방송에서도 행복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셨어요.



저는 마흔한 살에 쫄딱 한 번 망하고 나서부터는
행복의 빈도가 높은 편입니다.
(행복의 기준을) 목표나 꿈을 이루는 것으로 세우면
그런 행복은 사실 노력도 되게 많이 해야 하고
안 이루어지면 불행한 게 되잖아요.
그 뒤로 저는 행복이라는 개념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일단 기본적으로는 ‘불행하지 않으면 행복이다’라고 생각을 하고, 
행복이란 거는 빈도라고 한다면 그게 없어져도
다시 금방 채울 수 있는 종류를 행복으로 삼으면 되거든요.

예를 들면, 저는 산책하면 너무 행복하거든요. 
자기가 언제 행복한지 한번 써보면 알아요. 
그런 식의 행복은 너무 얻기가 쉬우니까.
근데 만약에 행복이 천만 영화다.
하…. 그러면은 보세요. 얼마나 힘들겠노. (웃음)
그리고 뭐 서울에 자가를 갖는 게 행복이다.
그니까 얼마나 그게 힘든 겁니까? 근데 호캉스다.
그냥 한번 가면 되는 거 아닙니까? 

애초에 얻기 어려운 걸 행복으로 상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렇다고 또 안될 것까진 없죠. 뭐, 개인의 차가 있으니까.)
저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걸 행복의 기준으로 삼고
그럴려면 자기가 뭘 원하는지 알아야 되기 때문에 
결국 행복이라는 거는 지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게 뭔가 
(아나 오늘 사투리 안 쓸려고 했는데) 
아는 것이라고 봐야죠.

- 2022.5.27. <박하선의 씨네타운> 초희's 초이스 中



거창하고 크고 대단한 걸 성취하는 것이 행복이라면, 어쩌면 인생의 절반을 불행하게 살아야 할지도 몰라요.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 해도 웃고 살 시간도 부족한 게 우리네 인생입니다. 그러니 초콜릿처럼 빠르게 그리고 여러 번 기분 좋아질 수 있는, 빈도 높은 행복이 최고예요. 



찬실씨! 찬실씨가 정말 원하는게
뭔지 알아야 행복해져요.
당신, 멋있는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좀 만 더 힘을 내봐요. 알겠죠?
  
-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中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장국영이 찬실에게 해준 말에도 김초희 감독님이 생각하는 행복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초콜릿도 아무 맛이나 넣는다고 기분 좋아지는 게 아니잖아요. (저는 반민초단이라 민트초코 먹으면 진짜 너무너무 우울할 듯) 내가 어떤 맛을 먹었을 때 기분이 좋아지는지 아는 것처럼내가 즐겨 하는 것, 원하는 것을 뭔지 알아야 행복의 빈도를 올릴 수도 있을 거예요.


 곧 주말이고 월요일인 현충일도 빨간 날인데 김초희 감독님 필모 깨기 시작하시는 거 어떠신가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우라까이하루키> 이 두 편 특히 추천해드리고 싶어요. 행복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귀여운 영화들이랍니다.


아직 만드신 작품의 수가 많지는 않지만, 오히려 좋아. 필모 도장 깨는데 오래 안걸리니깐. 그리고 내가 초기 팬 된 거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으니깐. 약간 방탄소년단 2013년 데뷔 팬 된 느낌. 혁오 밴드 홍대 인디 시절 팬 된 그 느낌.


김초희 감독님, 앞으로도 귀엽고 따뜻한 좋은 영화 많이많이 만들어주시길 바랍니다. 라디오도 지금처럼 매주 꼬옥 챙겨 들을게요 �



<박하선의 씨네 타운>초희's 초이스 매주 수요일 (또는 금요일) 오전 11시 107.7 SBS 파워 FM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다시 듣고 싶으시다면 이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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