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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달 Jun 10. 2019

30. 마음으로 나를 활용하기(4부: 4가지 종족)

씨앗부터 다른 종족 파악하기

 직장 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연봉이나 업무량도 있겠지만, 절대로 인간관계를 빼놓을 수 없다. 워낙 다양한 사람이 모인 만큼 자신과 다른 상대를 이해하고 소통하기가 만만치 않다.

 독심법이라도 써서 상대의 마음을 읽으면 좋겠지만, 단시간에 상대방을 속속들이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수많은 사람의 개성을 파악하고 일일이 대응하려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어떤 사람인지 알 만하면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사람을 몇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면 대응법 또한 몇 가지로 간추릴 수 있다. 단시간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이다.


유형에 따라 대응법을 달리하자


 흔히 같은 언어를 사용하면 같은 종족이라고 생각한다. 말이 통하는 종족일 뿐 마음이 통하는 종족은 아니다. 모든 동료와 말은 통하지만 모든 동료와 잘 지내지는 못한다. 사람마다 죽이 잘 맞는 종족은 따로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종족 분류법이 있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자 윌리엄 몰튼 마스턴(William Moulton Marston)이 1928년에 제안한 인간행동유형이론(DISC)이다. 그의 제안 이후 많은 사람에 의해 DISC 기반 연구가 이뤄졌다. 미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활용되고 있는 DISC는 오랜 기간 신뢰받는 이론인 데다 간단한 설문을 통해 4가

지 종족으로 분류할 수 있어 효율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DISC는 Dominance(주도형), Influence(사교형), Steadiness(안정형), Conscientiousness(신중형)이라는 4가지 행동유형을 뜻한다.

http://fashionpillars.com/2019/05/20/elke-dag-stappen-maken/attachment/2071/

 4가지 행동유형의 특징부터 알아보자. D형은 단호하고 단도직입적이며 결과를 중시한다. 의사소통할 때에도 결론과 결과를 중시한다. 많은 임원이 바로 이 유형에 속한다. I형은 끝을 모르는 낙관주의와 천부적인 대인관계 기술로 사기를 북돋는다. 풍부한 영감으로 신선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S형은 진지하며 안정이 보장된 실용적이고 검증된 절차를 선호한다. 나서기보다는 뒤에서 지원하기를 좋아한다. C형은 성실하게 세부 분석에 몰두한다. 감정에 이끌리기보다는 정보를 논리적으로 신중하게 분석한다.


 왜 다른 종족과 갈등이 일어나는 것인가? 바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대방이 행동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D형은 상대방이 본론부터 말하고 일단 일을 추진하길 원하는 반면, C형은 완벽하게 분석한 뒤에 일을 추진하길 원한다. I형은 상대방이 너무 깐깐하게 굴거나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기를 바라며, S형은 팀원들이 팀에 성실하고 협조적이기를 바란다.

 DISC는 갈등의 불씨를 조기에 진압한다.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를 읽는 것만으로 남녀 간의 갈등이 줄어드는 것처럼 말이다. ‘아! 저 사람은 나와 같은 존재가 아니구나, 다른 행성에서 온 존재구나’라고 상대방의 다양성을 인정하게 된다. 마찬가지로 ‘저 사람은 D형이니까 혹은 I, S, C형이니까 나와는 판이하게 말하고 행동하는구나’라고 자신과 다름을 인정한다. 갈등은 상대가 나와 같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다름을 인정함으로써 갈등의 불씨 자체를 끌 수 있다.

 대부분 자신과 같은 종족에 더 끌리며 같은 종족끼리만 일하길 원한다. 죽이 잘 맞기 때문이다. 여러 말 필요 없이 척하면 척이다. 하지만 생태계가 유지되려면 다양한 생물이 필요하듯, 회사에서도 여러 종족이 손발을 잘 맞춰야 위기를 맞지 않는다.

 큰 그림을 그려줄 D형이 없다면 집단 본래의 목적을 잃어버리거나 실질적인 문제를 다루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일이 제때 처리되지 못할 수도 있다. 활력이 넘치는 I형이 빠지면 팀이 어려울 때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고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 불화를 중재해줄 S형이 빠지면 갈등이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고, 심지어 팀이 와해될 수도 있다. 상황을 철저하게 분석해주는 C형이 없으면 결과를 객관적으로 봐줄 사람이 없다. 모든 유형의 종족은 없어서 는 안 될 비타민과 같다.

 당신은 어떤 종족인가? 1~10번까지 각 항목별로 자신의 성격과 닮은 만큼 6, 4, 2, 0점으로 점수를 매기고 각 유형별 합계를 구하면 된다.

출처: 사람을 읽는 힘 DISC(메릭 로젠버그 외, 베가북스)


종족에 우열은 없다


 영화 <스타트렉>에는 독특한 외모의 외계인들이 많이 등장한다. 엔터프라이즈호의 부함장 ‘스팍’은 거짓말을 못하는 벌컨족 아버지와 지구인 어머니를 둔 혼혈이다. 

스팍(http://www.ezday.co.kr/bbs/view_board.html?q_sq_board=4870383)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거짓말을 못해 시청자들은 답답함에 가슴을 부여잡게 된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 그가 거짓말을 못한다고 철석같이 믿는 악당에게 거짓말을 해서 위기를 벗어나는 통쾌한 반전을 선사한다. 지구인의 피도 흐르고 있었기에 거짓말을 할 수 있었으리라. 그처럼 감정보다는 이성을 중시하는 벌컨족이 있는 반면, 이성보다는 감정을 중시하는 로뮬런족도 있다. 나와 다르게 느껴지는 동료가 있는가? 외국인도 아닌 외계인이라 생각한다면 그에게 바라는 기대치도 낮아지고 갈등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이미 금성 출신의 여자 종족과 화성 출신의 남자 종족도 지구에서 나름 공존하고 있지 않은가.

 칭기즈칸은 기병으로 몽골을 통일했다. 하지만 기병만을 고집하지 않았기 때문에 몽골이 세계 제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아랍의 공성 무기를 중국 정복에 투입하고, 중국의 화약 무기를 유럽 정복에 투입했던 것이다. 야전에서는 말이 가장 중요한 무기이고, 공성전에서는 공성 무기가 가장 중요하다. 장소에 따라 적합한 무기를 활용하면 될 뿐 무적의 무기는 없다.

아랍의 공성무기 회회포를 활용한 양양 전투 - 원나라와 남송의 승부를 결정 지은 전투로, 양양성은 삼국지에서 조조, 유비, 손권이 쟁탈전을 벌인 곳이기도 하다.

 DISC 유형도 마찬가지다. 직장에서 최고의 유형은 없다. 자신의 유형을 바꿀 필요도, 동료의 유형을 바꿀 필요 또한 없다. 다른 종족의 동료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더 이상 적대적인 이민족이 아니다. 중국의 화약 무기나 아랍의 공성 무기처럼 자신에게는 없는 장점을 가진 든든한 아군이 될 것이다.


다음 편 - 31. 마음으로 나를 활용하기(5부: 내공)


글로는 전하기 힘들었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강의 일정 : blog.naver.com/flship/22150021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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