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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llow Sep 28. 2021

[Will's Think]사거리의 사회학

운동이 끝나고 집에 오는 길 사거리에서

횡단보도가 초록불로 바뀐 순간, 멀리서 구급차가 사이렌을 켜고 달려오고 있었다.

나는 멈칫했고, 건너편 사람도 기다렸다.

사거리에 있는 모든 차들이 20초 가량 정지했다.

구급차가 지나가고 난 뒤 아무일 없던 듯이 차량과 사람들은 길을 건넜다.


사거리를 오랫동안 보고있자면, 우리 사회와 비교하게 된다.

일정한 규칙 속에서 서로의 목적을 향해 다른 방향일지라도 달려간다.

그 중 누군가는 규칙을 살짝 위반하기도 하고,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어떤 때는 큰 충돌이 일어나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기도 한다.

그것과 더불어 큰 사고는 그 사거리의 패러다임을 바꾸기도 한다.

신호체계가 바뀐다거나, 단속이 강화된다거나.


어떤 사거리는 신호가 의미가 없어지기도 한다.

한적한 시간대에는 모두 무법자가 되어 불법 유턴과 신호위반이 판친다.

꼬리물기는 기본이며, 오히려 하지 않는 사람이 신경질적인 경적소리를 들어야한다.


그런 사거리가 사이렌 소리 하나에 일치단결한다.

구급차가 신호를 위반하건, 과속을 하건 아무도 불쾌하게 생각하지 않고 기꺼이 기다린다.

그 한 순간이 지나면 다시 소소한 갈등과 거대한 충돌이 도사리는 사거리로 돌아간다.


혼란하던 사회에 한 달간의 올림픽이 생각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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