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하면 떠오르는 인물은 당연 스티브 잡스입니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의 영향력 덕에 애플은 혁신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를 달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잡스가 세상을 떠난 지도 벌써 12년이 다 되어갑니다. IT 업계는 1년에도 정말 많은 변화가 생기는데 10년이 넘도록 아직도 애플은 스티브 잡스 때의 혁신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팀 쿡 체제로 변한 지 10년이 넘은 지금 애플은 여전히 혁신을 이끄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을까요? 최근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폰 15가 출시되고 엇갈린 시장의 반응을 볼 수 있었는데요.
사실 애플에서 신제품이 출시되면 항상 나오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애플 더 이상의 혁신은 없다'입니다. 저 또한 애플을 오랜 기간 사용한 유저이자 잠시 애플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이번 신제품 출시 후 시장의 반응과 제품을 살펴보고 느낀 점에 대해 공유드리고자 합니다.
INDEX
1. 아이폰 15 성공일까? 실패일까?
2. 애플은 혁신의 아이콘이 아닌 호환성의 아이콘
3. 여전히 시가 총액 1위 애플은 큰 그림은?
우선 가장 먼저 이야기할 부분은 이번에 출시한 아이폰 15 시리즈입니다. 이번 신제품은 아이폰 15, 아이폰 15프로 2가지 라인으로 출시되었고 가장 큰 변화는 티타늄 소재 사용, USB-C 타입 적용, 액션 버튼이 생겼다는 점입니다. 물론 그 외에도 고성능 칩과 카메라 기능의 향상 등 아이폰 14, 아이폰 14프로 대비 성능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변화가 애플스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애플은 변화된 신제품을 가장 직관적으로 고객에게 설명해 주는 것을 잘하는 회사라 생각했는데, 이번 신제품은 향상된 기기의 성능을 중점적으로 설명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제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 13프로와 비교했을 때 외관을 제외하고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번 신제품에 대한 제 생각은 "응? 그래서 신제품인데 어떤 점이 확실히 달라진 거지?"라는 의문을 갖게 했고 결국 지금 사용하고 있는 아이폰 13프로에서 새로운 기기로 변경하지 않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도, 하드웨어적으로 변화된 것 외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애플의 가장 큰 장점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개발하는 회사로서 예전부터 하드웨어에 대한 와우 모멘트보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와우 모멘트가 강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아이폰은 너무 하드웨어적인 부분에만 집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아이폰 15에서 가장 많이 이슈 된 '발열' 문제 또한 소프트웨어 문제라고 애플이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발열 문제를 해결(?) 한 것은 대단한 일이나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도 애플스럽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습니다.
이번 신제품에서 큰 변화를 느끼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이미 기존에 출시한 아이폰의 성능이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기에 충분히 좋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미 아이폰 11 시리즈와 12 시리즈도 사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고객들도 많기 때문에 새로 출시하는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점차 떨어지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기술은 점차 좋아지지만 그 기술을 모두 다 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애플은 이제 '혁신'보다는 '호환성'에 초점을 둔 것은 아닐까? 싶은데요. 라이트닝 케이블에서 USB-C 타입으로 변화한 이번 아이폰에서 애플이 이제는 '호환성'을 위한 선택을 했다고 생각됐습니다. (물론 EU 규제 영향도 있겠지만요)
예전엔 고객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다양한 변화와 시도를 했다면 이제는 고객의 편의에 맞춘 변화를 점점 시도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이폰 신제품 출시 후 정말 많은 이슈가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재고가 없어서 판매를 못하는 상황을 볼 수 있는데요. 위에서 말씀드린 '혁신이 없다고 느껴졌다'라고 말한 것과는 반대로 오히려 이번 아이폰 15 시리즈는 메인 컬러인 '내추럴 티타늄'은 재고가 없어서 사전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말은 결국 애플이 제품은 정말 이쁘게 잘 만든다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이슈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이미 잘 구축되어 있는 브랜딩과 매년 비슷한 것 같지만 다른 디자인을 선보이며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가장 민감한 연령층인 18~29세대는 아이폰 사용 비중이 꽤 높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다양한 소비자 반응을 봤을 때 애플은 이제 '혁신'이라는 단어보다 '호환성', '디자인' 키워드가 더 잘 어울리는 브랜드가 된 것 같습니다. 10년 전 스티브 잡스의 '혁신'에 감동했던 소비자는 지금 30대 후반이 되었고 디자인이 이뻐서 구매하는 10대~20대가 생각하는 아이폰과는 전혀 다른 관점으로 애플 신제품을 대하기 때문에 신제품이 출시했을 때 다양한 반응이 엇갈리는 듯합니다.
전 세계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은 약 20% 초반대로 2010년 초반에 급격한 성장에 비해 매년 정체된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말은 신제품이 새로 나온다고 기존 점유율을 더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매년 출시하는 최신 폰의 가격은 이제 150만 원대가 넘는 고가의 제품이 되었고, 제품의 성능은 점차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매년 제품을 바꾸는 소비자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가져가야 하는 전략은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애플 생태계에서 아이폰은 핵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IOS로 기기 변경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정보를 옮기는 것이 소비자에게는 꽤 귀찮은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애플은 2가지 전략이 필요할 때라 생각합니다.
1) 기존 고객의 이탈을 막는 것
2) 아이폰 외 다른 기기 점유율을 높이는 것
애플의 대표적인 제품은 아이폰 / 아이패드 / 애플워치 / 맥북 / 에어팟 등 이 있습니다. 경쟁이 과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리는 것보다 오히려 비어있는 태블릿 시장, 스마트워치 시장, 무선 이어폰 시장을 진입하여 역으로 아이폰을 필요하게 느끼는 것이 애플이 가야 할 방향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말은 즉, 이제 애플은 아이폰에 엄청난 변화를 주는 도전적인 시도 즉 '혁신'을 하기보다 다른 기기와의 '호환성', '디자인'의 강점을 두는 방향으로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갤럭시 폴드처럼 갑자기 접는 스마트폰이 출시될 일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성장이 정체되어 있는 스마트폰 시장과는 별개로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의 점유율은 50%가 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은 갤럭시는 사용하지만 태블릿은 아이패드를 사용하는 고객이 많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데요.
태블릿 수요처별 시장 규모를 보면 교육 쪽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즘 초 / 중 / 고 / 대학생은 스마트폰은 갤럭시를 사용해도 태블릿은 아이패드를 사용한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추측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사용하는 연령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을 사용하는 연령층은 18~34세가 50% 이상이며, 연령이 높을수록 안드로이드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10년 전 1개의 단일 제품의 혁신을 통해 확실한 브랜딩에 성공한 애플이 이제는 제품 간의 호환성의 강화를 통해 굳이 아이폰이 아니더라도 IOS 제품을 하나라도 경험하게 한 후 자연스럽게 "나도 아이폰 써볼까?"를 충분히 유도할 수 있게 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갤럭시 제품을 사용하지만 에어팟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꽤 많이 있습니다. 기존 기업의 전략이 메인 제품을 판매한 후 서브 제품을 연계하여 판매하는 전략이었다면, 이제는 서브 제품을 구매하게 한 후 애플 생태계를 경험하고 아이폰을 구매하게 하는 전략을 점차 확대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러한 방향성이라면 아이폰 15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업그레이드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납득이 됩니다. 기존 제품과는 큰 차이가 없지만 확실히 갖고 싶은 소재와 컬러로 출시했고, 애플에서는 아이클라우드 및 애플케어 플러스와 같은 부가적인 서비스로 기존 애플 유저라면 당연히 애플 제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 가두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말 무서운 건 10년 후 지금의 18~35세 유저들이 28~45세가 되었을 때 애플의 점유율입니다. 가장 기기를 활발하게 사용하는 연령층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시장 점유율은 점차 애플에게 유리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워치 웨어러블 디바이스 점유율 역시 애플이 43%이라는 무서운 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애플은 건강, 운동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점차 강화함에 따라 소비자들은 웨어러블 기기에 대한 니즈가 커질 것이 분명한데 이미 애플이 시장 점유율에서 1위를 하고 있다는 것은 결국 종착점인 아이폰으로 옮겨갈 잠재 고객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삼성은 이러한 웨어러블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있는 애플에게 도전하듯 손흥민을 활용한 광고로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이는 결국 앞으로 새로운 경쟁 시장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스마트 워치 즉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라는 것이라 유추할 수도 있겠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있던 시절 애플의 시가 총액은 3410억 달러였지만, 2023년 7월 3조 달러를 넘어서면서 10배 이상의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 세계 시가 총액 1위를 하고 있는 애플이 '혁신'이 없었다면 이 숫자는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잡스가 떠난 후 애플은 혁신을 잃었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습니다. 매킨토시의 폐쇄적인 생태계로 큰 실패를 겪은 팀 쿡은 이제 '혁신'을 넘어 기간의 '호환성'에 집중하는 것을 이번 소노마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맥북과 아이폰 간의 호환성은 더 좋아졌고, 소노마를 기점으로 애플은 점차 기기 간의 호환성 최적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단일 제품만을 보고 애플을 평가하기엔 애플의 큰 그림과 생태계는 너무 견고하고 단단합니다.
애플의 더 큰 그림이 아마 이번 아이폰 15시리즈에 숨겨있지 않을까 하여 한번 자세히 살펴봤는데요. 왼쪽 하단에 보면 비전 프로가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비전 프로에는 아이폰에 사용되는 트루뎁스 카메라와 칩셋이 사용되었고, 이번 아이폰 15 프로에서는 비전 프로와 호환이 가능한 비디오 촬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트폰 즉, 아이폰으로 혁신을 만들어온 애플은 아이폰의 한계를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 또한 가장 잘 알고 있는 것 역시 애플이라 생각합니다.
아이폰 15 시리즈만 봤을 땐 혁신이 없다고 느껴졌지만, 이번 아티클을 통해 자료를 찾으면서 한편으로는 애플의 큰 그림이 어느 정도까지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갈 애플이 기대되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공유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