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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국 Nov 27. 2016

우리가 몰랐던 몰스킨의 5가지 비밀

#7 몰스킨 '이건 수첩이 아니야. 아직 글자가 쓰이지 않은 책이야'

1. 몰스킨은 이탈리아 사업가를 통해 새롭게 부활했다!

파블로 피카소(좌), 어니스트 헤밍웨이(우)

몰스킨은 19세기 파리 공방에서 만들던 검은 표지가 있는 단순한 수첩이었으나, '고흐, 헤밍웨이, 피카소' 가 애용했던 예술가들의 이야기로 사장되었던 몰스킨 브랜드는 이탈리아의 두 사업가를 통해 새롭게 부활하여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하게 됩니다.


보통 몰스킨을 처음 접하는 사람의 반응은 대게 2가지로 나뉘는데, 첫째는 그런 노트가 있었어?라고 묻는 사람과 두 번째는 무슨 노트 가격이 그렇게 비싸?라고 되묻는 반응이다. (검은 표지에 특별할 게 없어 보이는 노트가 2만 원대가 넘기 때문이다)

그런 반응에도 불구하고 몰스킨은 연간 1,000만 개가 넘는 노트가 팔리고 있다. 왜 사람들은 몰스킨에 열광하는 것일까? 아리고 베르니 사장에게 물어본 몰스킨 성공의 비결은 다음과 같다.


1. 창조적 계층이라는 새로운 소비자 등장을 예견하다!

"1995년 이탈리아의 두 사업가가 몰스킨의 전신인 모도앤모도(Modo & Modo)를 설립해 사라졌던 몰스킨 수첩을 다시 내놓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당시 세계적으로 급속히 성장하는 한 계층에 주목했습니다. 바로 창조적인 활동에 종사하는 그룹이죠. 지식 노동자라고도 하죠. 사실 그들 스스로 그런 그룹에 속해 있었고, 그 덕분에 그들은 꿰뚫어 볼 수 있었죠. 앞으로 이런 활동에 종사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요."

2. 브랜드에 기능적 가치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다!

"소비자는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물건 이상을 사죠. 바로 '경험(experience)'을 사는 것입니다. 물론 실체가 있는 물건을 사긴 하지만, 그것은 만질 수 있고 물리적인 니즈를 해소하기 위해서만은 아니에요. 만질 수 없고, 감정적이고, 지위나 정체성에 연관된 니즈를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매슬로우(Maslow)의 욕구 단계설처럼요. 우리 아이들의 세대에서는 더욱더 그런 방향으로 나갈 것입니다. 1995년에 다시 출시된 몰스킨 수첩은 기능적인 면에서는 검은 표지와 하얀 속지가 있는, 예전과 똑같은 물건이었어요. 하지만 시장에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도입됐습니다."


모도앤모도 창업자들은 몰스킨을 보고 '아직 글자가 쓰이지 않은 책'이라는 콘셉트를 생각했고, 그들은 몰스킨을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표현하는 플랫폼으로 인식하여 몰스킨 브랜드를 새롭게 만들어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2. 몰스킨은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몰스킨답게 행동할 뿐!

MOLESKINE CAFE

일반 수첩은 약속을 적기도 하고 기념을 작성하여 플래너 혹은 다이어리라고 말합니다. 이런 브랜드는 '성과 기반 브랜드(performance based brand)' 로써, 이 제품이 존재하는 이유는 기능적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입니다'라고 기능을 중심으로 의미를 담아 포지셔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몰스킨은 전혀 다른 포지셔닝을 가지고 있습니다. 몰스킨이라는 브랜드는 '저는 메모를 할 수 있습니다. 스케줄을 기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 주세요' 가 아니라,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창조성을 적어내는, 쓰이지 않은 책이다.'라는 포지셔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몰스킨을 스스로를 표현하는 플랫폼으로 인식하여 단순한 수첩 그 이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죠.

진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물건의 기능적인 가치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몰스킨은 이러한 콘셉트에 대한 명확한 인식을 소비자에게 예술가들의 스토리를 통해 전한 것입니다.

실제 몰스킨은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경험을 전하기 위해 제품이 수첩인데도 불구하고 서점에 공급하여 판매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당시 서점 역시 책 매출이 정체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서점에 입점하는 것도 큰 어려움 없이 가능했습니다.


또한 매장 디스플레이 역시 피카소, 헤밍웨이, 채트윈 같이 지적이고 예술적인 인사들의 사진을 매장에 내걸어 몰스킨이 오랜 예술적, 지적 전통의 산물이라는 것을 알렸습니다.

요란한 홍보 활동 대신 매장의 설치물만으로 홍보를 진행한 몰스킨은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아래와 같은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 비즈니스 스쿨의 번트 슈미트 교수는 그의 책 '빅싱크 전략'에서 "몰스킨은 구매자에게 '당신은 창조적 인간이고, 창조적 공동체의 일부'라는 메시지를 준다"


3. 몰스킨은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을 판매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 몰스킨에 메모하는 앤 해서웨이

몰스킨은 '보이지 않는' 제품 디자인과 기획력을 가지고 있다. 마영범 소갤러리 대표는 "최근 디자인의 영역은 외형에만 머무르지 않고 창조적인 소비자들이 민감하게 여기는 '보이지 않는 가치'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몰스킨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하고 있다.

몰스킨이 브랜드와 스토리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고 있는 사례는 아래와 같습니다.

#1920년 경 파리 카페에서 혼자서 하루 종일 머물었던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노트에 쓴 글
‘넌 내 것이다. 파리의 모든 것은 내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손안에 있는 연필과 노트의 것이다.’

#영국의 작가, 브루스 채트윈이 노트에 쓴 글
‘여권을 잃어버려도 상관없다. 하지만 노트를 잃어버리면 큰일이다.’
'이 노트를 찾으신 분에게는 사례하겠습니다.’

#다양한 영화에 등장하고 있는 몰스킨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앤 해서웨이는 몰스킨에 메모를 하는 장면
‘다빈치 코드’ 인류 역사를 결정시키는 중요한 비밀이 기재되어있는 장면


몰스킨은 위와 같이  단순히 ‘기록’하는 도구가 아니라 예술가 및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의 라이프스타일과도 잘 연결시켜 소비자에게 ‘몰스킨을 가지면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겠다’는 인식을 주고 있습니다.


실제 몰스킨 수첩의 첫 장에는 분실한 수첩을 찾아줄 때 사례금을 직접 주인이 기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자신의 수첩 가치를 스스로 매길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브루스 채트윈이 작성한 글을 첫 장에 넣어 소비자에게도 이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입니다.


몰스킨 이후 유사한 디자인의 수첩이 많이 나왔지만, 몰스킨이 가진 오리지널리티를 누구도 뛰어넘지 못하는 이유는 몰스킨만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스토리로 소비자에게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을 판매하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4. 몰스킨은 스마트 노트를 제작했다!

에버노트&몰스킨(상) / 어도비&몰스킨(하)

몰스킨은  디지털 시대에 노트라는 제품은 어쩌면 한물 간 식상한 제품으로 인식될 수도 있지만, 새로운 기업과 지속적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몰스킨은 소비자에게 노트란 소모품이고 단순히 기록하는 것, 메모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는 인식 이상의 로열티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특히,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하여 진행한 콜라보레이션 중 눈여겨봐야 할 2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Ever note'

애플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용 에버노트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에버노트 스마트 노트북'을 출시. 에버노트는 종이로 된 노트와 함께 연동될 수 있는 주요 핵심 기능을, 몰스킨은 에버노트를 위해 디자인된 페이지 스타일 및 스티커를 제작했다. 에버노트 스마트 노트북은 '에버노트 유선' 및 '에버노트 격자무늬' 등 두 가지 페이지 스타일로 제공되며, 각각의 페이지 스타일은 에버노트의 '페이지 카메라' 기능으로 스냅샷을 찍도록 최적화되어 있다. 페이지 카메라는 자동으로 페이지의 각도를 조절하고, 펜이나 연필로 쓴 스마트 노트북 페이지 간의 명암을 보정한다.

‘Adobe’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연결시키는 ‘Adobe Smart notebook Creative Croud connected’를 출시했는데, 노트에 그린 그림, 글자 등을 몰스킨이 개발한 어플리케이션 ‘Moleskin Creative Cloud connected’에서 촬영, 데이터화 시켜 ‘Adobe Creative Cloud’에 업로드하여 ‘Photoshop’, ‘Illustrator’에서 편집이 가능하다.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성장한 몰스킨은 이후 새롭게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소비자에게 끊임없이 새로운 인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날로그인 노트와 디지털을 결합한 어도비와 에버노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소비자에게 전혀 다른 노트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몰스킨만의 로열티를 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5. 몰스킨은 여행자를 위한 시티북을 만들고 있다!

몰스킨 시티북

몰스킨은 일반 수첩에 이어 다이어리와 시티 노트북(주요 도시별 지도가 담긴 시리즈 수첩)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몰스킨 시티 노트북은 도시를 여행하거나, 도시에서 거주하는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가이드 북으로 레스토랑, 상점, 호텔, 관광지, 도시에 거주하는 지인 등의 항목을 기록하거나 정리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총 33개국 시티북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https://goo.gl/UixJGv)

키맵에는 도시 중심부의 지도, 도시 주요 시설을 확인할 수 있는 색인, 지하철 노선도 등이 나와 있으며, 빈 페이지의 메모 공간은 다양한 정보와 아이디어를 기록할 수 있으며, 개인이 탭 별로 정리할 수 있는 아카이브 공간이 있어 중요한 정보를 간직할 수 있습니다.


지도에 겹쳐 붙이거나 다시 붙일 수 있는 반투명 점착 시트가 12장이 들어 있어 이동 경로를 추적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습니다.

몰스킨 시티북은 자신이 직접 기록하는 첫 번째 가이드북으로 더 즐겁게 여행할 수 있도록 제작된 노트로 여행을 좋아하는 소비자에게도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여행하면서 기록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정말 꼭 필요한 제품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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