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끝이 지나간 흔적
종이에 과슈채색 후 포토샵으로 후보정한 그림.
작업공간이 여의치 않다보니 공간제약이 없는 디지털작업을 많이 해왔는데, 손그림이 주는 고유의 느낌이 없는게 아쉬워 손그림을 조금이라도 늘리고자 그린 것. 확실히 디지털작업에서 표현할 수 있는 폭이 아무리 넓어졌다고 해도 손그림으로 그린 브러쉬의 질감과 우연적인 물감의 번짐을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는 듯 하다.재료를 섞는 시간, 물감이 마르는 시간, 물조절, 일일이 색을 섞어만들어야 하는 것 등 디지털 작업에 비해 수고스러운 과정이 더 많지만 그런 번거로운 과정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 작업에 정감이 더 가는건, 실수한 흔적, 그리고 색과 표현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최종 완성본 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것 때문인 듯 하다.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면 언제든 ctrl+z 하고 흔적도 없이 말끔히 지워버릴 수 있는 디지털작업은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아날로그 작업만의 큰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