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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히예 Jan 03. 2024

자주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빕니다

그 행복이 별 게 아닐지라도

행복과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었다. 그 책들이 하나같이 이야기하는 것이 있었는데 행복은 얼마나 대단하게 행복하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행복하냐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로또 한 번의 강렬하고 짜릿한 행복보다 별 게 아닌 일이라도 나를 조금 웃게 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 것이 인간을 더 행복하게 한다는 것이다. 아직 로또에 당첨된 경험이 없어서 진짜 그런가 싶긴 하지만, 연구 결과는 그렇다고 한다. 진짜 그런지 비교해 보게 일단 로또 당첨부터 한 번 되어봤으면 좋겠다는 솔직한 마음이 빼꼼한다.  


월요일 출근을 앞둔 일요일 밤마다 로또 당첨을 꿈꾸고는 하지만, 한 해를 보내면 보낼수록 더 진심으로 기원하게 되는 것은 별 탈 없이 소소한 즐거움이 이어지는 날들이다. 대단한 행복을 기대하는 마음보다 대단한 불행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할까. 그래서 별 거 없는 하루하루가 지나고 보면 참 감사하다. 맛있는 음식에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라 다행이고, 많지는 않아도 따뜻한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이 다행이고, 스트레스를 견딜 수 있는 힘이 아직 내게 있다는 것도 다행이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고 건강하다는 것이 다행이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는 말을 곱씹어 보면, 연구결과를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당연한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확률적으로 로또당첨에 버금가는 강렬한 행복의 순간이 인생에 몇 번이나 되겠나. 그 몇 번 안 되는 순간만을 기다리며 다른 순간에서의 행복을 놓치게 되면 너무 긴 시간을 허비해 버리는 게 아닐까. 행복의 기회는 매일 우리도 생각지 못하게 오곤 하지 않던가. 행복할 기회가 있을 때 자주 행복하자. 


흉흉한 뉴스들이 많은 요즘이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다치고, 아픈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이럴 때일수록 작은 행복의 기회를 잘 포착하는 일은 중요하다. 뭘 해도 비교와 경쟁이 기본인 요즘 작은 행복을 포착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 또한 연습이 필요하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에 대해 '이게 정말 당연한가?' 생각해 보자. 또 감사하고 다행이라고 여길 일들을 떠올려 보자. 남들과 비교해서 엄청난 부를 가지거나, 엄청난 사회적 성공을 이루지 못했더라도 일상에서 작은 행복이 느껴진다면 그 행복을 마음껏 만끽하자. 


새해는 나를 포함한 모두가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주자주 행복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설사 그 행복이 별 게 아닐지라도 말이다. 결국 우리를 행복한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대단한 한 방의 행운이 아니라 그 '별 거 아닌 행복'의 순간들일테니까.



사진: UnsplashLeon Contrer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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