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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u Jan 23. 2019

분식과 뉴트로의 제대로 된 만남

서울 가로수길 <도산분식>

좀 늦게 알게된 사실이지만,
압구정 로데오에 있던 도산분식이 
가로수길에 2호점을 오픈했다고 하여 가봤다.


'Seoul New Wave Bunsik'이라는 슬로건에 맞게 정말 컨셉 제대로 장착했더라.


공교롭게도 매장 내부를 찍은 사진은 없지만,

아래 메뉴 사진들을 보며 얘기해보자.

<도산분식>의 감태 주먹밥

줄 서서 대기할 때 창문 너머 테이블에 놓여진

감태 주먹밥 위의 주황색 무언가를 보고

내 동행은 옛날에 먹었던 '스카치 캔디' 같다고 했다ㅋㅋ

실제로 매장에 들어가 메뉴를 보기 전까지

저 동그란 폭탄에 스카치 캔디가 놓여진 것처럼 생긴 메뉴가 무엇인지 우리는 몰랐다.


맛은 굳굳굳.

감태의 맛도 풍부하고 위에 얹은 마요명란(!) 소스와 잘 어우러졌다.

<도산분식>의 비빔면

무엇보다 저 초록색 그릇이 보이는가.

학교랑 학원 앞 떡볶이집에서 많이 보던 초록색 그릇이다!


그 그릇 안에는 사실 내가 비주얼적으로 매우 좋아하지 않는 마요네즈 한바가지(?)가 얹혀 있었다. 그리고 메뉴에는 비빔면의 구성 재료에 불고기가 어찌어찌 융합되어 있다고 소개했는데, 개인적으로 불고기버거 처럼 불고기 맛을 너무 대중적으로 풀어낸 메뉴를 좋아하지 않기에 비빔면에 대해서는 시킬 때도 그랬고, 비주얼을 봤을 때에도 의구심이 들었다.


그러나, 마제소바처럼 샤샤샥 비벼주고 한 입 넣는 순간! 걱정들 와르르...


맛났다. 면은 팔도 비빔면과 같은 느낌인데, 버무려진 소스가 맛났다. 내가 우려한 불고기 느낌도 나지 않고, 먹으면서 매우 준수한 맛있음을 느꼈다.


맛은 여기까지.
그럼 다시 사진 속 뉴트로 컨셉 요소들로 돌아가면,

사진 속 테이블의 타일도 보이는가. 이전 가정집에서 많이 볼 수 있던 미색 타일을 테이블에 깔았다.


그리고 짜잔.

<도산분식>의 물통

델몬트/썬키스트 주스병이다.


집에서 많이 마셨던, 마시고 난 다음에 보리차 같은걸 넣어서 물통으로 대체했던 한손에 들어오지도 않아 두손으로 들어야 했던 그 크고 무거운 두둑한 주스병을 그대로 복원해두었다.

<도산분식>의 가츠샌드

그럼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가츠샌드다. 이 메뉴는 맛에 대한 이야기로만 풀어볼까 한다.

사실 <도산분식>에는 일반적인 분식 메뉴들이 많이 보이지 않고, 실제 흔히 분식이라 칭하는 메뉴 외 메뉴들이 best인 것을 볼 수 있다.


가츠샌드도 best라고 해서 먹어봤는데,

사진을 찍느라 나온 뒤 시간이 조금 지나 한입 베어물기 시작해서 그런지 몰라도 빵이 너무 건조했다. 내용물 가츠와 좀 따로 노는 느낌? 가츠는 생각보다 웰던으로 익혀진 기본적인 가츠였다.


이전에 먼저 가츠샌드를 먹어보았던 위스키바 <폴스타>에 연이어 갈 것을 의식해서 그랬을까, 좀 신경 쓰면서 음미해보았는데, 나에게는 <폴스타>의 육즙 뿜뿜한 가츠와 부드럽고 보송한 식빵이 합쳐진 가츠샌드가 더 맞았던 듯 하다.

그러나 가격을 생각한다면, <도신분식> 가츠샌드도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나는 아마 다시 찾아가면 가츠샌드 외 다른 메뉴를 좀 더 먹어볼 것 같다.




wondu 마음 속 평점 :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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