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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ndu Feb 28. 2019

뉴트로 갬성이 약수역 족발집에도?!

서울 약수역 <조옥당> 보쌈

인트로

요즘 뉴트로 갬성이 많이 보인다.

정말 많이 보인다.


왠지 모르게 올해 들어 곳곳에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눈에 띄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러다 또 금방 뉴트로 포화 현상이 일어나 더 이상 '힙함'이 아니게 될 것 같은 예감이. 곧 트렌드가 훅 식어버릴 듯한 기세다. 이미 너무 많이 보인다.)


오늘은 <도산분식> 외, 약수역 근처를 갔다가 우연히 들리게 된 또 다른 뉴트로 컨셉 식당에 대한 리뷰를 써볼까 한다.


<도산분식>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로!

https://brunch.co.kr/@wondu/19


본론


<조옥당>은 계획해서 방문한 식당은 아니다.


약수역 근처를 거닐다 저녁시간이 되어 어딜 갈까 고민하다가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 깔끔한 느낌의 보쌈집이 있어 들어가게 되었다.


들어가 보니 알게 된 점 :

80-90년대 가정집에 들어와 밥 먹는 느낌이 들도록 환경을 조성해두었다.


인테리어도 인테리어지만,

무엇보다 잔반을 내주는 형식이 차별점인 듯.

추억 감성을 건드렸다.


요렇게.

<조옥당>의 잔반 차림

아아 추억의 쟁반이 아니던가.


쟁반에 있던 것들 중 특히 인상 깊었던 2가지는:


1. 날달걀

탁자 위에 부르스터가 처음부터 세팅되어 있는데, 자리에 앉으면 미역국이 담긴 냄비를 놓아주시고는 끓이기 시작하라고 안내해 주신다.


쟁반에 놓인 날달걀은 끓이고 있는 그 미역국에 직접 깨어 넣어 먹으라는 목적에서 주시는데, 메인 메뉴를 기다리는데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미역국 끓이기 - 달걀 풀어서 직접 제조(?)에 참여하기 - 애피타이저로 미역국 먹기)


2. 작은 술병

시키지도 않은 작은 술병이 쟁반 가운데 놓여있어 처음에 약간 의아했다.


그냥 기본으로 주는 것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삼계탕집 인삼주 같은 느낌이랄까?


마치 청하나 안동소주가 들어있을 것 같은 그 술병에는 완전 맛난 막걸리가 담겨 있었다. 양은 자그마한 술잔을 총 4번 정도 채울 수 있을 만큼만. (두 사람이 갔을 때 한 사람 당 2잔씩 돌아가도록)


근데 이 막걸리가 살짝 달짝지근하면서도 시원한 것이, 느린마을의 그것처럼 젊은 여성 고객들이 많이 좋아할 것 같은 그런 스타일이었다.


다음날 출근이 아니라면 이거 한 병 달라고 하고 싶었다.


잠깐! 가만 보자, 쟁반에 술병을 놓아두었던 이유는 이것이 아닐까. 맛난 막걸리도 있으니 보쌈과 함께 마셔보라는 달콤한 권유가 아니었을까.


전반적으로 날달걀과 술병을 놓은 것은 좋은 전략이라고 생각했다.


그럼 메인 메뉴는?

<조옥당>의 마늘 보쌈

먼저 가장 중요한 메뉴인 보쌈부터 얘기해보자.

어떤 보쌈을 주문할지 고민하다 마늘 보쌈을 시켰다.


둥그런 쟁반에 이쁘게 담겨 나왔다. 1) 보쌈 고기와 함께 2) 마늘을 갈아 만든 소스가 놓여 있었고, 그 외에도 3) 양념된 두꺼운 당면과 4) 오이, 5) 양파 무침이 함께 곁들여져 나왔다.


일단 1) 보쌈 고기는 부드럽고 야들야들하고 쫄깃했다. 만족!


그러나 2) 마늘 소스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마늘의 풍미가 훨씬 많이 눌러진 것 같아 아쉬웠다. (마치 마늘이 아니라 무를 갈아 만든 소스의 느낌이었달까?)


더불어 3)~ 5)의 나머지 추가 요소들은 다양한 조합을 시도해 먹을 수 있는 재미를 늘려주기는 했으나, 과하게 다양하다는 느낌을 살짝 받았다. (먹는 와중에 굳이 이렇게 많이 같이 나올 필요가 있는지 마음속으로 한 번쯤 질문을 하게 되었다.)


오히려 보쌈과 마늘소스에 집중하고, 기본 상추쌈 차림과 함께 먹을 수 있었다면 선택과 집중의 발란스가 잘 맞지 않았을까 싶다.

<조옥당>의 해파리 비빔 막국수

다음은 해파리 비빔 막국수.


사실 매콤 빨간 소스가 얹어진 비빔 막국수를 기대했는데 그렇진 않았다.


막국수 자체의 맛은 솔직히 그저 그랬다.

더불어 살짝 더 아쉬움을 느꼈던 이유는 마늘 보쌈의 전반적인 맛과 해파리 비빔 막국수의 전반적인 맛의 풍미가 너무 비슷했다.


이왕 몇 개 메뉴를 고른다 하면 나는 단짠 조합, 또는 느끼매콤 조합처럼 서로 보완해주는 맛의  메뉴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데,


마늘 보쌈과 해파리 비빔 막국수의 조합은 비슷한 맛의 메뉴 2개를 먹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다.


이건 메뉴를 잘 모르고 주문한 나와 동행의 선택이 어눌했던 것이 원인이었다.


아웃트로


<조옥당>은 전반적으로 뉴트로 컨셉의 참신함을 과하지 않게 자연스레 녹여낸 식당이었다.


쟁반에 담긴 잔반 차림은 식당을 들어서면 느껴지는 그 과하지 않은 참신함을 호감으로 전환시켜 주는 역할을 명확히 해주었지만, 정작 중요한 보쌈과 막국수 메뉴는 살짝 아쉬움이 남았다.


사장님이 매우 친절하시고 시원시원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퍼스널 터치가 더해져서인지 (나도 사람인지라...) <조옥당>에서의 경험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었다.


다음번 다시 방문하게 된다면 더 뚜렷하고 인상 깊어진 메뉴들과 함께 승승장구하는 <조옥당>을 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wondu의 마음속 평점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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