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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쏘이파파 Oct 20. 2024

집안 곳곳에 숨겨둔 웃음 보물

아침에 잠에서 깨어났을 때 발끝에서 뭔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호기심에 고개를 숙여보니, 어제 산 하트 모양 스티커가 발에 붙어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스티커는 방 곳곳에 붙어 있었다. 이걸 다 언제 붙였을까 싶어 미소가 번졌다.



딸 가진 아빠들의 휴대폰에는 알록달록한 스티커가 붙어 있곤 한다.

유느님의 휴대폰에도 붙어있었는데 역시나 딸이 범인이었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 스티커를 발견하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마치 숨겨놓은 보물을 찾은 듯한 기분이 든다.

언젠가는 식탁 밑에서 스티커를 발견한 적도 있다. 정말 우연히 발견한 건데 그때 보지 못했다면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을지도 모른다.


평소 식탁 밑을 누가 본단 말인가? 맞다 아이는 본다.

어쩌면 자주 그 장소에 탐방하며 언제쯤 발견할지 고대했을지도 모르겠다.


“모야, 왜 여기에 또 스티커를 붙였어?”


그렇게 물으면 아이는 까르르 웃으며 도망간다.

그녀에게는 이게 빅재미 포인트다. 언젠지는 잘 모르겠지만 발견된 스티커가 드디어 목적을 달성하는 순간이기 때문인다.


이는 마치 보물찾기를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너무 빨리 찾아도, 너무 못찾아도 안되기 때문에 그야말로 적당한 곳에 보물을 숨겨둔다. 적당한 시간에 발견된 보물은 모두를 행복하게 한다. 그게 보물찾기의 묘미다.


아이에게는 그게 스티커인 것이다. 그래서 늘 설레는 마음을 안고 어딘가에 붙여나가는 것이다.

그녀가 장소를 물색하며 돌아다닐 때 얼마나 신이 났을까 상상해본다.

‘언제 발견하게 될까?’ 하는 설렘을 가득 안고 붙였겠지.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발견하게 되면 드디어 목적을 달성하게 되고 큰 웃음이 번지는 것이다.


그건 나에게도 예상치 못한 웃음을 선물받는 기분이다.

그래서 보물과도 같이 느껴지고 혹여나 발견하지 못한 날이면 아쉽기까지 하다.


오늘은 또 아이가 어떤 웃음을 숨겨놨을까?

기대감을 안고 집에 오는게 요즘의 재미라면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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