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Victor Lee Sep 29. 2016

부룬디를 아시나요?

[꿈꾸는 카메라 IN BURUNDI]

아프리카 부룬디에서의 한컷.


생각보다 덥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한여름 날씨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뒤늦게 알고 보니 현재가 가장 서늘할 시기라고 하시더군요.


더울 때 가면..... OTL


생각보다 무서운 곳도 아니었습니다. 게임에서만 봤었던 AK-47 기관단총을 실제로 보긴 했습니다. 파란 제복을 입은 경찰과 군인들도 상당히 많았고요. 하얀 피부의 저희를 보며 신기한 듯 손을 흔들던 그들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아 아주 깊은 밤에 저 멀리서 간헐적으로 총소리가 들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현재 내전 중 이거든요.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그래도 우리나라가 더 위험하데요-_-;;


생각보다 밥이 맛있더군요. 얼마 전에 친구 녀석들과 일본을 다녀왔었더랬죠. 우리는 오로지 현지식만을 먹겠다는 굳은 일념 하에 초밥, 소바, 규동, 타코야끼, 라멘 등을 두루두루 섭취했지요. 6박 7일로 가서 일주일 내내 설사를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부룬디에서는 그렇지 않았어요. 좀 많이 고슬고슬한 밥과 완두콩, 감자튀김, 콩 수프 등 참 맛있는 음식들을 먹었습니다. 물론 장에는 아무 탈도 없었고요. 부룬디에서만 판매된다는 환타도 마셔봤어요. 환타 시트롱이라 불리더군요. 상큼한 레몬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참 맥주 한잔 하려 시킨 안주는 상당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합니다.


생각보다 어두운 나라가 아니었습니다. 산꼭대기까지 개간 해 놓은 밭 풍경, 이방인을 위해 부룬디 북을 신명 나게 쳐주는 모습, 하얀 이를 드러내며 '아마호로' 인사를 건네는 사람들, 오염되지 않은 동네, 너무도 부지런한 사람들..


'아프리카잖아.. 그들은 가난하니깐..'


아프리카의 이미지는 우리가 스스로 만들었을 겁니다.

핸드폰 안 터져서 죽을 것 같던 것도 우리고요. 와이파이 카페 찾아다닌 사람들도 우리예요. 시원한 음료수만을 찾은 것도 우리고요. 금방 폭발할 것 같은 구닥다리 차를 타고 불안해 한 사람도 물론 우리였어요.


연민의 눈으로 그들을 보지 않았으면 합니다. 적어도 우리보단 행복해 보였거든요.

또 가고 싶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