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원도심에 사는 즐거운 중 하나는 ‘섬세권’ 아래 있다는 것이다.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면 덕적도를 비롯해 아름다운 섬을 한 시간 만에 갈 수 있다. 원도심 생활자들에겐 축복이자 인천시민에게 큰 혜택이다. 섬이라는 새로운 세상이 우리 배후에 있다.
1970년대 인천항이 개편되면서 연안부두는 탄생했다. 독을 통해 큰 배는 인천항으로, 작은 배들은 연안부두에 댈 수 있게 한 것이다. 새로운 공간이 생기니 자연스레 새로운 노래도 탄생했다. 김트리오의 연안부두(1979)가 박경원의 이별의 인천항(1955)을 대체하게 된다.
연안부두에 가면 연안부두 노래비가 있다. 인천의 응원가이자 인천을 대표하는 노래 연안부두. 인천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조운파가 작사하고 80년대 ‘트로트 고고 히트메이커’ 안치행이 작곡, 미국의 선진 음악을 장착하고 나타난 재미동포 삼 남매 김트리오가 노래했다. 노래는 단숨에 히트하고 1982년 개막한 프로야구를 만나며 자타공인 ‘인천 노래’로 자리매김한다.
연안부두는 수많은 버전으로 리메이크되었다. 여타 가수들은 물론이고 나훈아, 김수희, 윤수일 같은 초특급 스타들도 다시 불렀다. 2017년에는 인천가치재창조 사업으로 록밴드 갤럭시익스프레스가 펑크록 스타일로 다시 부르기도 했다. 이들의 뮤직비디오에서는 1960~80년대 근대화되어 가는 인천의 맨얼굴을 볼 수 있다.
재미동포 삼 남매가 시작한 노래, 연안부두는 다시 해외로 뻗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영어버전 노래가 8월에 발표될 예정이라 한다. 재외동포청을 유치한 인천에 어울리는 글로벌한 옷을 입게 되는 것이다. 록과 재즈 버전 그리고 중국어 및 일본어로 노래는 불멸의 날갯짓을 펼칠 예정이다.
노래가 꾸준히 리메이크되듯 낙후된 연안부두 일대 원도심도 재생되었으면 한다. 다행히 제물포르네상스 사업 일환으로 사업이 추진될 계획이라 하니, 항구도시 인천의 기품을 느낄 수 있는 명소로 다시 거듭나기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