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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봉 Dec 06. 2024

동인천역과 공공도서관


동인천역을 어떡해야 할까. 한심하기 짝이 없다. 지저분하고 위험하다. 이러니 사람들이 원도심에 살고 싶지 않은 것이다. 동인천의 상징에서 인천의 수치가 되었다. 2026년 제물포구가 출범하면 동인천역부터 바꾸어야 한다.      


제물포 르네상스라는 거창한 그림도 몇 년째 말뿐이다. 인천도시공사가 주관하는 동인천역 주변 복합개발 사업도 무엇인지 불투명하다. 나라 걱정도 안 하는데 동네친구들을 만나면 동네 걱정을 이렇게 한다. 어떻게 하면 쇠락한 우리 동네가 살만한 곳이 될 수 있을까?     


대만의 부산쯤 되는 항구도시 가오슝. 최근 가오슝 보얼예술특구와 이런저런 관광지를 둘러봤다. 뜻밖에 인상적인 곳은 아름다운 시립도서관이었다. 옥상에는 아열대 정원이 도서관 건물 한가운데는 큰 나무가 자란다. 창가 열람실과 바닥 어디서나 나무를 보며 편하게 책을 읽게 디자인했다. 환경을 배려한 디자인. 도서관이 이렇게 아늑하고 편할 수 있구나. 도시조망도 좋아서 최고의 야경지이다.      


가오슝 시립도서관 신총관


일본 사가현의 소도시 다케오. 온천으로 알려졌지만 여느 지방처럼 쇠락을 피할 수 없다. 이곳에도 특별한 시립도서관이 있다. 1층에는 스타벅스와 책과 문구류를 살 수 있는 매장이 있고 2층에는 조용히 책을 읽을 수 있는 열람실이 있다. 별관 어린이 도서관에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그걸 바라보며 밥을 먹고 커피를 마신다. 인구 5만 소도시에 연간 100만 명이 찾는 문화도시재생의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타케오시의 시립도서관


두 도서관 모두 주민이나 관광객 누구나 접근하기 쉽고 편하다. 도서관이라고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여가와 연결된다. 문화 허브 역할을 한다. 건축 디자인도 매력적이어서 이런 공공시설이 있다면 근사한 동네 생활이 가능할 것 같다. 8부두 상상플랫폼이 이런 공간이었다면 어땠을까. 인천 원도심에도 정말 가보고 싶은 아름다운 공간을 창조한다면 주민과 관광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동네가 살기 좋은 동네인가. 아이 키우고 좋고 교통이 편하며 저렴한 공공시설이 많은 곳이다. 돈이 없어도 ‘폼 나게’ 살 수 있는 동네. 동인천역을 중심으로 곧 탄생할 제물포구는 이런 문화 자양분이 충분한 곳이다. 아직 시간과 기회가 있다. 상상 이하의 플랫폼을 또다시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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