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mezzo,CavalleriaRusticana

Pietro Mascagni

by 심내음

(* 음악과 함께 읽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아치형 창 사이로 초록색 들판과 저 멀리 수도원과 같은 건물이 보인다. 창에서 수도원까지 짧지 않은 거리인데 여기서 보노라면 수도원까지 도착하지 않아도 좋으니 계속 그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햇볕과 구름이 적당하다. 들판과 나무가 적당하다. 흙과 바람과 무언가 일지 모를 담당하고 차분한 냄새가 적당하다.


어느새 나는 들판 위를 걷고 있다. 들판 옆 가느다랗게 곧게 뻗은 길에는 역시 하늘로 곧게 뻗어 있는 이태리포플러 나무들이 따뜻하게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길 끝에 있는 집은 누가 사는 곳인지는 모르나 웃음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다. 나무와 집을 번갈아 보노라면 어느새 나는 그 집 쪽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 이제 이태리포플러 나무가 양쪽에 도열해 있는 길 한가운데로 걷고 있다. 햇볕에 나무 사이사이로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데 내 몸도 마치 커튼처럼 빛을 잡았다 놓았다 한다.


그렇게 얼마를 걷다 보니 언덕에 올라 있다. 하늘 중심에 있던 해도 힘든 몸을 잠시 쉬고자 산 끝에 누워있다. 산, 길, 언덕, 강, 그리고 내 몸도 내 얼굴도 다 주황색으로 칠해져 있다.


다시 새벽이다. 새벽 냄새가 난다. 길 밑에 적당히 깔린 안개와 이 좋은 새벽 냄새를 병에도 좀 담아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심호흡을 깊게 한 번 하고 그 속으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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