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위 투명안 락앤락 안에 브로콜리가 보였다. 뚜껑을 여니 큼지막한 브로콜리가 5개 들어 있었다. 가족들 건강을 위해 민재의 아내 선영이 준비했지만 일주일째 브로콜리는 줄지 않았다. 선영이 특단의 대책으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변화는 없었다. 특히 광어회라면 사죽을 못쓰는 막내 혜리였지만 브로콜리는 근처도 가지 않았다.
민재는 초고추장에 브로콜리를 푹 찍어 한 입 베어 물었다. 사과와 비슷한 식감에 똑 같은 초고추장 맛이었다. 4개가 남았다. 오늘 회사에서 있었던 안 좋은 일을 생각하면서 씹고 나니 2개가 남았다. 곧 마지막을 목에 넘기고 빈 락앤락 그릇을 물끄러미 보았다.
곧 민재는 락앤락 그릇을 싱크대에 넣었다. 무언가를 비우는 것은 햅삐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