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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전략적 카리스마-김나영님

강점을 읽습니다.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는 전략적 카리스마: 김나영님 ( 개별화전략배움발상성취)

우리나라에서 헬리코박터 연구에 관해 권위를 인정받는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과장, 김나영님은 여성으로서 받은 차별을 극복하고 탁월한 연구 업적과 리더십을 인정 받아온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여성 과학자입니다. 지금은 남녀 차별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여의사가 주요 대학병원의 과장 자리에 있는 것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이런 보수적인 의료계에서 자신이 받은 성차별을 연구 실적으로까지 승화시킨 그녀의 전략적 노력이 어떤 강점에서 발현된 것인지 인터뷰 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과장, 김나영님을 만난 건 같이 거울을 보며 메이크업을 고칠 때이다. 한국여자의사회 임원진들과 강점 리더십 워크샵을 시작하기 전 화장실에 가서 다시 한번 메이크업을 점검하고 있는데 옆의 한 여성분의 손씻기가 예사롭지 않다. 코로나 상황이라 손씻기가 일상이지만 이 분이 손 씻는 모습은 그 꼼꼼함이 일반인은 아닌 것 같다. 어쩐지 한국여자의사회 소속일 것 같고 그렇다면 내 강의를 들으러 오시는 셈이어서 눈을 마주치고 인사를 했다. 모르는 사람이 옆에서 인사를 하는데 이 분도 같이 따뜻하게 미소로 답해 주셨다.

“혹시 한국여자의사회 소속이세요?” 미소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여쭈었다. 

“오. 맞아요. 혹시 같은 참석자세요? 처음 뵙는데요? ”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 분도 웃으면서 물으신다. 

“호호.  아니요. 저는 한국여자의사회에서 초청한 강의를 맡은 강사입니다.” 이 순간 나도 의사 이고 싶다. 참. “그렇군요. 오늘 강의 기대하겠습니다. ” 

내 마음의 부러움을 아시는지 모르시는지 다정히 말씀하시고 립스틱을 바르신다. 사람들을 만나기 전 강사만큼 준비하는 저 모습.  낯선 이를 대하는 따뜻한 분위기와 명석한 눈동자,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준비하는 세심한 행동들. 5분 동안의 짧은 만남에서도 느껴지는 진한 리더십의 풍미는 나로 하여금 이 분의 강점은 무엇일까 몹시 궁금하게 만들었다.



#다름에 대한 관찰을 통한 전략적 배려와 기여 (개별화+전략+절친)


인터뷰를 허락 받고 연구실에 들어서자 액자로 걸어 둔 표어가 눈에 뛴다. 진인사 대천명(盡人事待天命)

 

“저의 좌우명이자 인생 철학이지요.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워요. 제가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과장으로 2018년에 임명 받았는데 서울의대 산하 병원 내과에서 여성으로서는 처음입니다. 사실 제가 서울의대 내과 교수로는 두번째 이니 내과 과장이 있을 수 없지요. 제가 졸업 후 대학병원에 지원했을 때는 대놓고 여교수 받고 싶지 않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남녀차별이 심했습니다. 많이 실망스러웠지요. 지금은 신세대 여성들이 이러한 차별을 잘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나라에 발전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 말을 듣자 생각이 났다. 한국여자의사회 강점 워크샵 강의 당시에 자신을 소개하는 말 중에 여성으로서 대한의사협회 39대 학술이사로 봉사했다는 말씀도 하셨었다. 당시 ‘여성으로서’라는 말에서 느껴졌던 경험에서의 어려움을 고스란히 알게 된 이야기였다. 


“그랬군요. 여성으로서 오늘의 성취를 얻기까지 쉽지 않은 시간들을 보내셨네요. 서울대 교수가 되기까지도 어려웠겠지만 특히 내과 과장 즉 리더의 자리로 추천 받게 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당연히 탁월한 업적에서 받으신 인정도 있겠지만 그 외에 자신의 강점에서 찾아봐 주실 수 있나요?” 리포트를 다시 확인하시더니 말씀하셨다.


“대표 특성 모두 저를 잘 표현하고 있지만 특히 1위인 개별화 강점이 이유라고 생각해요. 저는 사람들을 관찰하고 이 사람은 이런 특성이 있는 것 같다라고 생각하지만 바로 판단하지는 않아요. 그런데 나중에 보면 대부분 맞아요. 사람들이 참 다르고 각자의 소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비교할 필요가 없지요. 그런 의미에서 전 이 강점 진단의 철학, 우리는 모두 다르고 각자의 강점에 집중해야 한다가 와 닿습니다. 우리 소화기 센터 연구원들과 함께 수업을 받아보고 싶었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연구원들이 각자 자신의 성향을 알고 자신에 대해 이해하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발전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


개별화 강점 리더십. 모든 이들은 다르고 각각의 소명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래서 다르게 대해 주어야 하며 각자에 맞추어 도움을 주도록 해야 한다. 강점 리더십을 늘 강의하는 나에게도 다시 한번 강점 철학의 의미가 환기되는 시간이다.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강점 이론이 실천으로 생생하게 스토리가 되어 참 좋네요. 혹시 이 개별화 강점은 언제부터 생겼을까요? 어린 시절을 상기하면서 개별화 강점이 발현된 기억을 공유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이 질문에 잠시 생각에 잠기신 듯했다.


“어릴 때에는 지방에서 자랐는데 공부 잘하는 수재 소리 듣고 컸어요. 별 어려움도 없었고 잘하는공부 해서 대학에 입학했지요. 그런데 대학에 입학하고서 교우 관계를 하는 저를 보니까 제가 좀 사무적이고 인간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다들 데모하고 사회 운동을 하는데 적극적인데 전 왜 그래야 하는지 잘 이해가 안되면서 내가 좀 이기적이지 않나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한데 환자들도 이렇게 관찰해보니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관찰을 하면 각 개인의 특징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살면서 많은 사람들의 패턴을 이해하게 되고 지금은 더 직관적으로 타인의 특성과 강점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아요."


개별화테마와 전략테마 모두 관찰을 하는 테마인데 역시 이 분의 말씀을 들으니 두 가지 특성 모두 그대로 적용이 된다. 


“제가 2003년에 분당서울대병원에 교수로 왔는데 내과 과장이 되기까지 15년이 흘렸어요. 긴 시간이긴 한데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은 저의 그런 노력들, 사람들의 다른 점을 알고 진정으로 위해주는 마음 (절친테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저 나름 언제나 최선을 다했어요. (성취테마).”  


이렇게 듣고 보니 대표적 연구분야에 ‘치료의 남녀 차이에 대한 성차의학에 대해 basic 및 임상연구’는 전략 테마와 개별화 테마에서 오는 발현으로도 느껴졌다. 여성과 남성의 다름에 의한 질환 발생 그리고 그것을 고려한 대장암의 성차 연구는 자신의 경험을 통한 세상에 대한 기여일 것이다. 


# 연구에서의 창의력 그리고 목표와 결과에 맞춘 지속적인 노력 (전략+발상+성취)


프로필을 살펴보니 2019년에 서울대에서 학술연구교육상(연구부문)을 받으셨다. 이 상은 창의적이고 활발한 연구활동을 통해 가장 탁월한 연구실적을 낸 열 명의 교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헬리코박터가 지금은 가장 유명한 세균 중 하나이지만 이 세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알게 된 지는 그리 오래지 않았습니다. 지난 30여년의 연구는 헬리코박터와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위암 등의 질환과 헬리코박터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고 약물을 사용한 제균 치료 효과를 입증한 시간들이었지요. 국내 최초로 헬리코박터 제균이 십이지장궤양과 위궤양 환자들에게 재발률을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표했어요."


내가 TV 광고 속에서 알게 된 헬리코박터는 이런 분들의 집요한 노력과 성실한 연구로 이루어 낸 결과물이구나 라는 생각을 하니 참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이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치열하게 일을 했을 지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자녀가 두 명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일과 가정을 동시에 지탱하셨나요?” 

이 질문을 할 때, 특히 여성분들에게만 이 질문을 한다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남성리더들에게 이 질문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헌신적인 어머니의 도움 그리고 기계공학 전공인 남편의 조력이 절대적이었지요. 가정과 육아 그리고 연구를 양립하기는 정말 어려워요. 막 쌍둥이딸을 낳았을 때는 어떻게 키우면서 연구를 하나 걱정했는데, 막상 미국에 가서는 연구하면서 직접 키우기도 했어요. 친정 어머니가 비자 문제때문에 못 오실 때는 주변 한국인 어머니들이 도와 주셨지요. 제가 이 자리에 있기까지 감사한 분들이 참 많아요” 

내 주위의 많은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가족과 주변의 도움 없이는 여성으로서 일을 하고 인정을 받는다는 것은 정말 힘든 시대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명의 여성리더가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본인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려는 노력 그리고 주변의 도움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곱씹게 된다. 


“상금은 얼마나 되나요? “ 갑자기 궁금해서 여쭈었다. “ 2000만원인데, 1000만원은 함춘 서울의대 동창회 기부하여 의대 여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었고 1000만원은 의대 발전기금으로 기부했어요.” 전액 기부라니. 여성으로서 의대생으로서 자신이 겪었던 어려움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에 감사하다. 


이 분과 강점 워크샵을 하기까지 내가 과정에서 겪은 '남다른 모습'에 대해 여쭈었다.  

“선생님 메일은 두괄식 답변이다 못해 아예 메일 제목에 답변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보내주시더라구요. 시간을 정말 단축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이었어요. 효율성을 강조하는 기업에서도 이렇게 안 쓰는데. (웃음)” 



이 말에 김나영 선생님도 눈을 반짝이더니 자료를 하나 꺼내신다.


# 이론배경에 대한 고찰 #초보수준은 바로 건너 뛰는(배움+성취+회고)


“기업에 있지는 않았지만 저에 대해 알고자 지문으로 하는 분석을 한 적이 있어요. 저의 장점으로 카리스마라고 나오더군요. 또, 독일의 유명 경제학자로 뇌과학, 마케팅의 권위자인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에 의하면 림빅 프로필, 즉 사람의 세가지 기전이 있는데 지배, 균형, 자극이랍니다. 그 중 저는 지배지령과 균형지령이 높은데 기업의 이상적인 프로필과 비슷해요.” 

자료는 림빅 프로필에 관한 도표였다. 강점 리더십에 관해 인터뷰 한다고 하니 자신의 리더십 배경에 대한 자료도 다 보여주시고 나에게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 주신다. (회고테마)

한 시간의 인터뷰를 위해 무엇 하나 치밀하지 않은 것이 없이 준비하시는 모습에 존경심이 절로 솟았다. 동시에 너무 완벽해 보여서 조금 인간적인 약한 면모를 찾고 싶기도 해서 취미는 무엇인지 여가로 하시는 활동이 있으신지 궁금했다.  

“요즘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어요. 재미 있어요. 그런데 가르치는 선생님이 저보고 어렸을 때 피아노를 배웠지요? 라고 물어 아니라고 답변했는데. 그 다음에는 아예 피아노를 배워서 그런지 음감이 좋다고 말하더군요. 이렇게 금방 이해하고 잘 하기는 어렵다고. (웃음) 그래서 그냥 어릴 때 피아노 배운 걸로 해 두었어요. 전 대개의 경우 열심히 집중하고 노력해서 좀 쉽게 배우고 익히는 기술이 있는 것 같아요. (배움 테마)"


  

인터뷰가 끝나고 돌아가려고 하는데 주차장까지 따라와 주셨다. 좀 짐이 있기는 했지만 강사를 주차장 차 앞까지 바래다줬던 리더는 처음 만났다. 본인 저술한 기고문이 있는 책과 핸드크림 그리고 책 안에 담긴 메시지, 강의 후에도 주셨는데 인터뷰 후까지 챙겨 주시는 모습과 밤 12시까지 메일에 꼼꼼하게 답을 주시고 간단한 인터뷰 하나에도 신경 쓰고 배려하는 모습. 이 지구별에 살면서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친절할 것 같은 김나영님. 이 분은 전략적 사고 도메인이 지배적이다. 그동안 강의하면서 받았던 질문 중 전략적 사고 도메인이 강한 저는 생각이 많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나요? 라는 질문에 해답의 열쇠가 될 것 같다. 역시, 어떤 도메인이든 어떤 테마이든 본인이 발휘하기 나름이다.


자신이 받은 것을 감사하고 또 나누어 주려는 모습 그리고 앞으로 계속 전진해 나가려는 열정으로 노력하시는 김나영님.  대한민국의 의료계의 전략적 혁신 리더로 계속 전진하시길 기원합니다.  



P.S. 저녁에 집에 돌아오는데 문자가 도착했다. “아까 이야기 했던 역사 속 제가 좋아하는 인물은 초한지의 ‘한신’이에요.” 선생님의 회고 테마에 관해 이야기 하다가 역사 이야기가 나왔는데 옛 삼국지의 전략가라고 하셔서 제갈공명이냐고 물었더니 아니시란다. 나중에 다시 생각하고 나에게 문자를 보내신 것이다. (회고 테마 + 집중테마) 역사 속 한신은 뛰어난 전략가이자 팔방미인이었다. 병법에 관해 유방보다도 더 탁월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2인자로 남아 한나라의 개국을 도왔다. 한신을 좋아하는 김나영 선생님도 한신처럼 뛰어난 전략가이자 카리스마를 겸비했지만 겸손하게 자신을 낮추는 팔방미인인 것 같다. 




참고 자료 및 기사:

https://2011oldwww.snu.ac.kr/news?bm=v&bbsidx=127020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75238

https://www.snu.ac.kr/about/winners/research/2019/338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307182101455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7332665&memberNo=15793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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