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해헌 서재 Apr 29. 2021

<생존 교양>

“일상에서 나를 살리는 최소한의 지적무기”

<생존 교양>
“일상에서 나를 살리는 최소한의 지적무기”

                                                   해헌(海軒)

오늘은 뽐내기 위한 전문지식이 아니라 경쟁사회를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생존지식’
을 가르쳐주고 있는 교양서를 한번 보려고 합니다.

저자는 이용택 작가로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32년간 서울경제신문에 몸담
으면서 최연소, 최장수 취재부장을 지냈다고 합니다. 또한 백상경제연구원장을 역임했
으며 지은 책으로 <재벌과 가벌>, <퇴근길 인문학 수업> 등이 있습니다.

한번 보시겠습니다.

==========================================================

★ 시너지 효과 & 링겔만 효과 – 팀워크의 딜레마

팀워크를 얘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시너지(synergy)다. 시너지라는 말은
‘함께 일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시네르고스,syn-ergos’에서 나왔다. 공동작업이라는
얘기다. 한 집단이 함께 작업을 해서 동반 상승효과를 낼 때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한다. 쉽게 1+1이 단순한 2가 아니라 그 이상의 효과를 낼 때 많이 쓴다. 이렇게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는 최적의 효과다.

시너지의 반대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 바로 ‘링겔만 효과,Ringelmann effect’다. 1913년
프랑스의 농업 전문 엔지니어 링겔만이 줄다리기 실험을 통해 얻어낸 결과여서 그의 이름을
붙였다. 내용은 단순하다. 줄다리기를 하는 줄에 힘 측정 장치를 단 뒤 3명, 5명, 8명의
순으로 줄다리기 참가자를 늘려가며 각각의 힘을 측정했다. 이론상으로는 개인의 힘을
100퍼센트라고 가정했을 때 사람이 늘어감에 따라 그와 비례해서 힘이 강해져야 한다.
그런데 참자가자 늘어날수록 개인의 힘의 합계보다 힘의 강도가 작아졌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사람이 많아지면 ‘나 하나쯤이야’라고 생각해 힘을 주지 않는다.
이처럼 무조건 사람이 많이 모인다고 좋은 게 아니다.

마블이 만든 영화 <어벤져스>가 딱 그런 내용이다. 지구 최강의 히어로를 모아놓았지만
서로 의견이 갈라지면서 아예 편을 나눠 싸우기까지 한다. 팀워크를 극대화하려면 우수
인재만 필요한 게 아니라 팀이 요구하는 역할과 개인의 특성들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것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링겔만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리더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스모킹 건 – 연기나는 총이 왜 결정적 증거일까?

미국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되고 있는 러처드 닉슨은 1972년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끝내 대통령직에서 사임하지만, 사건이 터진 뒤 2년 동안 모든 것을 부인하며 버텼다. 검찰 수사에
직면해서는 ‘대통령 면책특권’을 내세웠다. 이 사건은 닉슨이 재선을 위해 경쟁당인 민주당이
워터게이트 빌딩에 세운 선거운동 본부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가 발각된 미국 최대의 정치
스캔들이다. 처음에 닉슨이 부인하면서 종결되는 듯 하다가 사건의 반전이 일어났는데 닉슨이 보좌관에게 지시하는 녹음테이프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녹음테이프가 닉슨을 사임하게 만든 결정적 증거가 된 셈이다. ‘스모킹 건’이라는 표현이 널리
쓰이게 된 것도 이때부터다.

원래 스모킹 건은 ‘셜록 홈즈’시리즈로 유명한 영국의 추리소설 작가 아서 코난도일의 작품에서 유래됐다. 1893년에 발표된 <글로리아 스콧호>에 나오는 표현인데, 소설 속 살해 현장을
묘사하는 대목에서 “그 목사는 연기 나는 총을 손에 들고 서 있었다.”라며 목사를 살해범으로
지목한다. 용의자의 총에서 연기가 피어났다면, 이는 그 총의 주인이 범인이라는 명백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 페르소나 – 가면을 쓴 인간이여!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 나오는 주인공 라일리의 감정 콘트롤 본부인 머리에는
기쁨이, 슬픔이, 까칠이, 소심이, 버럭이라는 다섯 감정이 공존해 산다. 이 중 기쁨이가
전면에 나서면 라일리의 표정이 즐거워지고, 슬픔이가 다른 감정을 이기고 앞에 나오면
한없는 슬픔에 빠져든다. 이들이 수없이 싸우면서 라일리의 감정은 하루에도 몇 번씩
변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수많은 다른 모습을 갖고 있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같은
모습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집 안에 있을 때와 집 밖에서가 다르고, 근무시간과 퇴근
후도 다르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감정에 따라 또 변한다.

그러면 ‘페르소나’는 무슨 뜻일까? 원래는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들이 사용했던 가면을
뜻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타인에게 외적으로 보이고 싶은 자기 모습을 의미한다. 스위스
정신과 의사 칼 구스타프 융이 사용하면서 일반화됐다. 그는 사회적 지위나 가치관에
의해 타인에게 투사된 성격을 페르소나라고 칭했다. 페르소나는 남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자신을 은폐하려고 하기 때문에 진정한 자아와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융은 “인간은 상황에 따라 적절한 페르소나를 쓰고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라고 말했다.
멀티 페르소나는 이런 가면이, 그리고 남들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 모습도 장소와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매 순간 변하는 이런
다중 정체성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기도 한다.

★ 인지 부조화 – 예언이 실패해도 믿음은 깨지지 않는다.

어떤 사안에 강한 확신을 품은 사람들과 논쟁을 하다가 완벽한 반박 증거를 찾아
들이밀면 순간 오히려 출처를 의심받은 경험이 있는가? 심지어 이들은 증거를 조작
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라며 상대의 순진한 세계관을 비웃기까지 한다. 왜 확신에
찬 사람들은 뚜렷한 반대 증거에도 불구하고 생각을 바꾸지 않는 걸까.

미국 심리학자 레온 페스팅거는 이런 의문을 품다가 1954년 어느 날 우연히 신문
기사를 읽게 된다. 전생에 예수였다는 ‘사난다’에게 우주의 메시지를 받고 있다는
영매 키치 부인의 이야기였다. 키치 부인은 곧 지구를 뒤덮을 거대한 홍수가 들이
닥친다는 사난다의 메시지를 전하며 구원을 받으려면 자신을 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대홍수의 순간 클래리온 행성 외계인들이 비행접시를 타고 나타나 우리를
안전하게 태워 새로운 삶으로 데려준다는 것이다. 허무맹랑한 소리인데도 추종자가
적지 않았다. 페스팅거 교수는 과연 이 확신이 거짓으로 드러날 때 추종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했다. 그래서 자신을 포함한 다섯 명을 위장 투입해 상황을
관찰하기로 했다.

약 4개월간의 관찰은 흥미로웠다. 예언은 계속 틀렸지만 추종자들의 믿음은 흔들
리지 않았다. 외계인들이 나타나지 않아도 그들은 좌절하지 않았다. 실제로 왔지만
사람들의 폭동이 우려돼 되돌아갔다는 교주의 설명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받아들인
것이다. 대홍수가 난다는 날도 한 방울의 비도 내리지 않았다. 일부는 그 자리를
떠났지만 대부분의 추종자들의 믿음은 오히려 더 강해졌다. 심지어 일부는 우리의
열렬한 기도가 세상을 구원했다 며 기뻐하기도 했다.

교수는 이러한 결과와 분석을 담아 1956년 <예언이 실패할 때>라는 책을 출간했고
이런 현상에 ‘인지 부조화, cognitive dissonance’라고 이름을 붙였다.
인지 부조화란 자신이 가진 확신과 실제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이 서로 불일치할 때
사람들은 심한 불편함을 느끼고 인지를 재구성하려 한다는 이론이다.
이때 심한 불편함을 ‘부조화 압력’이라고 한다. 즉, 예언을 굳게 믿은 사람들은 예언이
실패하고 조롱을 받자 심한 부조화 압력을 느끼고 예언이 틀리지 않았다고 자신의
인지를 바꿔버린 것이다. 믿음에 더 많은 투자를 한 사람들일수록 믿음을 저버리지
못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

오늘은 우리가 삶을 살아갈 때 흔히 들어보는 말이지만 정확한 뜻을 잘 모르는 경우
가 많은데, 이러한 필수적인 지식들을 흥미롭게 잘 정리한 책을 함께 보았습니다.

먼저 시너지 효과와 링겔만 효과에 대해 보았는데, 시너지 효과는 아주 흔하게 사용
되는 말이지요.  이는 '함께 일하다'라는 시네르고스 라는 말에서 나왔고 서로 함께
모여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낼 때 흔히 쓰이지요.  반대의 말은 링겔만 효과인데
시너지에 비해서는 많이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줄다리기 실험에서 여러 사람이
있을 때 개인이 100퍼센트 최선을 다하지 않는 인간의 심리를 드러내주고 있는
말이네요.

두 번째는 '스모킹 건'이라는 말로 연기나는 총을 가진 사람이 범인이라는 내용인데
영국의 유명한 소설 '셜록 홈즈' 시리즈에서 나왔다고 하지요. 용의자의 총에서 연기
가 난다면 그 총의 주인이 범인이라는 말인데, 닉슨의 워터게이트 사건의 녹음테이프
가 대표적인 스모킹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증거가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라 때로는 반전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페르소나'라는 말인데, 원래의 뜻은 고대 그리스 연극의 배우들이 사용했
던 가면을 말한다고 하지요.  인간은 본래 다양한 자아가 있을 수 있고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페르소나는 자신을 위하여 자신
을 지키기 위해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모습을 말하고, 인간은 모두가 인생이라
는 거대한 연극의 배우라는 것을 페르소나 라는 단어를 통해서도 보여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심리학의 용어인 '인지 부조화'에 대해서 보았습니다. 1950년대 사이비
종교집단의 예언이 틀림에도 이를 믿는 사람들의 신념은 변하지 않았음을 보고 학자
들은 이 용어를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흔히 종교, 정치 이야기는 아무리 친한 친구
라고 해도 입에 올리지 마라고 하지요.  아마 이런 인지 부조화에 대한 이해가 깊기에
이런 조언들을 할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듣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존재이며, 아무리 명확한 증거가 있어도 '인지 부조화'를 통해 손쉽게 자신의
신념을 고수합니다.   인간에 대한 많은 통찰이 이 한 용어를 통해서 가능합니다.

오늘도 평안한 하루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루 10분 인문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