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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지 Sep 06. 2024

영화] 죽고 싶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

밀레니얼- MZ 세대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해 



"죽고 싶지만 사랑은 하고 싶어" 

(원제:  Sometimes I Think About Dying)



평론가들의 영화평을 보면서 동의가 힘든, 의아함이 드는 참 드문 영화이긴 하다. (대개는 신뢰하는 영화 평론가들의 촌철살인에 감탄하는 입장이다.)


나의 소감을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내가 아는) MZ (보다 세분화하자면 다수의 '밀레니얼') 세대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해". 평론가들의 한줄평, 평론은 '후루룩 말아올려 서둘러 동의'하는 '통속'의 느낌을 준다.



일단.


주인공 '프랜'의 이름부터 시사하는 바가 있다.  Friend 이 아니고, Francis-Francisca (또는 그의 남성형 Francisco)의 애칭인 'Fran' 인데 이름이 주는 이미지부터 많은 것이 거세된 것의 암시랄까. 주인공은 딱 그런 인물이다. 심리학을 공부한 입장에서, 주인공 프랜의 '병리적' 특징을 관찰하는 것으로 영화를 보게 되었는데, 영화는 딱히 그 부분을 다루지는 않는다. 어찌 보면 반가운 일. 다양성 또는 보편성으로 수렴하는 것 같으니 말이다. 이쯤 되면 이미 변화했고 사회적으로 수용된 '현대(인)'의 이형에 적응하지 못 한 나 개인의 문제인가 싶을 정도이다.


프랜의 일상은 많은 '젊은 날의 초상화' 에서 그려지고 있는 뉴욕이라든가, 파리라든가 -- 화려한 도시 속에서의 대비되는 삶이 아니다. 아스토리아 라는 다소 심심한 풍광의 오레곤 주의 땅과 바다(또는 호수)가 맞닿아있는 곳에 위치한 작은 사무실 안에서 그녀는 그녀만의 업무'유능감'을 경험하고 있다. (이 점 가장 사랑스럽게 느껴졌던 부분이다. 그녀 자신이 시인하는 자기효능감의 표현이.) 얼핏 봐서는 '미국 영화' 맞나? 싶을 정도로의 소박함과 '핍진'함이다. 주인공의 모습과 감정, 표현력 또한 추운 나라의 국민이 보일법한 극도의 '절제함'이다. 의도한 것이거나 '노력'한 것이 아님을 알지만.


영화의 도입부분을 보면서 "이 영화를 추천한 사람들은 뭘 알고 추천한 것인가?'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주인공 캐릭터에 일말의 공감이라도 할 수 있다는 건가? 설마? 아니면 단순히 '가끔은 죽음을 생각한다' -- 원제인 이 문장과의 몰아일치인가? 그 한 문장으로 퉁치기엔, 주인공의 캐릭터가 매우 독특 내지는 진화된 '평범'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이 영화에 이입하게 된 포인트는? MZ 고 밀레니얼이 아니지만, 내가 지금 저 정도 크기의 미국 회사, 사무실에서 비품 담당 같은 단순사무직을 하게 된다면 어떤 포지션과 소셜 마스킹을 하며 일을 하게 될까, 를 상상하면서 영화를 보았다. 대학 졸업 후 첫(미국) 직장에서의 경험도 떠올랐고.



이 영화의 '무난한' 주제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은퇴하여 '크루즈 여행'을 떠나기로 되어 있던 동료직원, 뜻하지 않은 조우에서 나온 캐롤의 대사에 담겨 있다. 


중간에 3초 정도 졸았다가, 프랜의 감정선이 좀 더 풍부해진다 싶으면서 이걸 어떻게 (뻔하지 않게) 그려나갈 것인가 못내 궁금해지던 차에 갑자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역습을 맞았다. 종말의 예측이 느닷없었던 영화는 매우 드문 경험이 아닌가 한다.




내가 너무 진지하게 영화를 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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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모르던 때로 돌아가고 싶은가요?" -- 프랜


"나는 당신을 몰라요" -- 로버트




"이게 우리의 현실이야". -- 캐롤




https://weekly.khan.co.kr/khnm.html?mode=view...




https://www.maxmovie.com/news/438792




https://www.hani.co.kr/arti/culture/movie/1155705.html




https://theconversation.com/sometimes-i-think-about-dying... (mental health on screen--films about young women)




https://www.nytimes.com/.../sometimes-i-think-about-d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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