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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진 Oct 12. 2024

그래도

살아만 있었더니

한낱 바람에 흘러 날아가 버릴 것들에

그렇게 흔들렸었다는 게

한 존재는 송두리째 뿌리 뽑혀 가버렸다는 게

황폐하게 남은 이들은 그루터기가 되어

새로 돋아나기에 그토록 아팠었다는 게


새삼 허무하다


무얼 그리 아파했던가

지나고 보니 난 남겨져있다

피투성이라도 살아 남겨져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것들은 바람에 흘러가버리지 않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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