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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좀 보라지

책임지기를 두려워하지 않기를...

by 김혜진


25.03.07, 금 / 눅 13:1-9



> 묵상

두어 사람은 와서 예수님께 묻는다.

그들의 말은 ‘나와 이들은 다르다.’를 말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들에게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그들과 다를바 없다고 말씀하신다.


어제 여자목장이 있었고, 고민하고 기도하며 온 길인데

목장에서 반대되는 의견을 얘기했고 그 중 한 분은 강하게 얘기하니 위축되었다.


난 금새 다시 예전처럼 쉽게 목장에서만 듣고 ‘그럼 둘째 종합심리 검사 하지 말까?’부터

‘우리 교회는 상담에 대한 인식이 안좋으니 그만 둘까?’같은 생각들이 들었다.


마음이 흔들렸고, 불안했고, 슬펐다.

그러자 원망이 들었다.


뭘 이리 강하게 나한테 말하나 나도 저 사람이 자녀문제로 고민했을 때,

나와 교육관도 육아관도 다르지만 그러지 않았는데…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마치 그 모습은 그 때 마침 나타난 두어 사람처럼 ‘빌라도가 어떤 갈릴리 사람들의 피를 그들의 제물에 섞은 일로 예수께 아뢰’는 자(1) 같았다.

‘아니. 예수님 이 일 좀 보세요. 이 사람들이 이렇게 했거든요? 난 그런적 없는데?’하는 자 말이다.



그러나 예수님이 말씀하시길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는 이 갈릴리 사람들이 이같이 해 받으므로 다른 모든 갈릴리 사람보다 죄가 더 있는 줄 아느냐(2)’

‘너는 너에게 강하게 권면하고 다른 생각을 말한 그 사람이 너보다 죄가 더 있어 보이냐?’

‘너희에게 이르노니 아니라 너희도 만일 회개하지 아니하면 다 이와 같이 망하리라(3)’

‘아니다. 너도 그와 같다. 회개하지 않으면 다 같은 죄인 일 뿐이다.’라고 하시는 거 같았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에 합하지 않으면, 나와 의견이 다르면, 다른 의견을 득달같이 말하면 그는 나보다 더한 죄인이란 말인가?

그는 나보다 나쁜 사람인가?

아닌거다. 심지어 그의 중심은 사랑이었을 거라는 걸 알고 있다.


그리고 어제의 일을 주님은 내게 ‘또 어찌하여 옳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지 아니하느냐(57)’하신다.

기도하고 묵상하고 온 것들이 공동체랑 의견이 조금만 달라도 쉽게 위축된다.

그리고 접어버린다. 공동체를 숭배하며 산당처럼 여기고 수가 틀리면 두려워지고 불안해 원망하게 된다.



주님은 오늘 말씀으로, 그리고 여러 정황과 남편과 대화 가운데서도 확신의 마음을 주신 거 같다.

언제나 자녀 문제에서 부모인 내가 옳은 것을 아는 건 아니지만,

둘째는 고통을 드러내지 않았던 아이다. 속으로 아팠던 아이가, 자신의 원함을 내 기억으론 두번째 말하는 거였다.

두 번째 하는 말을 두 번이나 말했다. 자신도 종합심리검사를 받고 싶다고,

언제나 큰 아이의 당면한 문제에 밀려 표현하지 못하고 살아온 둘째의 의견을 공동체의 권면 때문에

기도도 해보지 않고, 말씀도 보지않고, 심지어 가족과 의견을 나누지도 않고 혼자 정해 버리려 했다.



언제나 난 ‘스스로 판단하기’를 두려워한다.


어쩌면 스스로 판단해서 좋지 않은 결과를 감당하고 싶지 않아 언제나 피할 곳을 찾는 하이에나 같다는 생각도 든다.



말씀을 보면서 무엇을 하고 안하고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갈등 가운데서도, 돌이켜 보니 좋지 않았던 선택에서도, 한 마디로 상황이 어떠하든지

모든 여정에 주님은 동행하셨고 앞으로도 동행하실 것이다.


> 삶

남편과 상의해 결정한대로, 뜰에가 의견을 내비친대로 공동체의 권면과는 다르지만 종합심리검사를 받도록 하겠습니다.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길 두려워하며 책임지지 않으려하는 나의 부분을 두고 기도하는 것과 뜰에의 검사 가운데 하나님 함께 해주시라고 기도하기


> 기도

주님, 저 사람은 나와 다르군요! 하는 저의 고백을 부끄럽게 하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부끄러운 것이 부끄러운 것인 줄 알게 하시는 가르침이 사랑인 것을 압니다. 주님, 그도 나도 다를 거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고 정죄하고 비교하지 않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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