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를 바꿔야 답이 보여
회사를 그만두고 나면 뭐하고 살지?라는 고민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든지 한다. 나 또한 사표를 던지고 받은 퇴직금으로 해외여행 신나게 다녀온 후, 정말 엄청나게 긴 기간 동안 고민을 했던 주제이기도 하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전혀 다른 업으로의 안정적으로 안착했다. 그러고 나니 직장인들이 만날 때마다 물어본다. “나 회사 그만두면 뭐 먹고살아야 해?”
이제 누가 물어본다면 첫 시작은 이렇게 한다.
이 모든 이야기의 전제조건은 “돈을 버는 것”이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그것을 깊게 고민하지 않는다. 아마 평생 일하는 것과 돈을 버는 것을 분리시켜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직장인들은 일= 돈의 개념이 약하다. 일단 회사 들어가면 내가 잘하건 못하건 월급이 나온다. 그것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입금되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카드 값으로 빠져나간다.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저 회사에서 하라는 일을 열심히 할 뿐이다.
돈은 나의 노동의 강도, 더 크게는 고민의 강도와 상관없이 들어온다.
돈을 벌기 위해 일한다기보다는 일을 하니까 돈이 나오는 구조이다.
그러니 돈을 벌어야 한다는 개념이 약하다.
일을 하면 돈이야 들어오겠지.
창업은 내가 일을 열심히 하는지, 노는지와 정비례하지 않는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돈을 까먹는 사람도 수없이 많다. (그 많은.. 치킨집 사장님들..) 열심히 한다고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
돈이 되는 일을 열심히 해야 돈이 들어올까 말까이다.
*내가 돈을 만드는 것으로 움직여야만 – 입금이 될까 말까 이다.
*내가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 있을까 고민을 해야만 – 입금이 될까 말까 이다.
내가 열심히 한다고 해서 / 출퇴근을 한다고 해서 돈이 그냥 입금되지 않는다. 그냥 내 몸만 축난다.
그러니, 돈 버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먼저 고민해라. 치열하게!
난 최소 얼마를 벌어야 하며, 현재 세상에서 돈을 버는 일은 무엇이 있고 내가 목표한 그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어떤 종류가 있는가? 다 서치 해 보기를.
전제조건이 “돈을 버는 일”인데 그걸 생각하지 않다 보니
내가 뭘 잘하지? 뭘 좋아하지? 이란 생각 트랙에 빠져 운동장을 뻉뺑이 달리듯 그 둘 사이에서 생각만 하다가… 이거 해볼까? 하고
그렇다. 망하는 거다.
직장 생활을 10년 했지만 실제로 내가 무엇을 잘하고 / 잘 알고/ 좋아하는지 명확하게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없다. 특히 큰 조직에서 일할수록 내가 잘한다 생각하는 일이 사회에 나와서 돈이 안 되는 경우는 되는 경우보다 두 배, 세 배, 열 배 많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 잘 알고/ 좋아하는지 또한 돈을 벌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맥주 좋아한다고 호프집 열다가 손님이 없다고, 지인이 왔다고 함께 먹고 취해 있는 사장이 된다. 그리고 망한다.
옷을 좋아하니까 예쁜 옷을 찾아 팔아볼까? 했는데 손님이 안 들어와서 나 혼자 입다.. 망한다.
그래도 회사 다닐 때 영어를 했으니까 하며 영어 선생님을 할까? 하는데 학부모 상담도 못하고 트렌드 따라 가르치는 어리고 예쁜 선생님들 못 이겨서 시작도 못한다.
그렇다면 결국 치킨집? 카페?
내가 잘하는 것 한다고 냈는데 망한 사람이 주변에 한 둘이 아니다.
(물론, 나도 이 트랙에서 일 년 동안 방황하며 몇 천을 깨 먹고 제정신이 들었다.)
술집의 핵심은 매장 분위기, 가격, 진상을 대하는 것일 수 있고 옷집의 핵심은 예쁜 옷 셀렉이 아니라 SNS에 사진을 근사하게 올리는 것일 수 있다.
결국 내가 잘하는 것의 의미는 돈을 벌어 보았던 것에서 찾아야 한다.
그리고, 제발 내가 좋아하는 것을 사업으로 하지 말라. 대부분은 돈 쓰니까 좋았던 것이다. 돈 벌면서 좋았던 것을 찾아야 한다.
내가 만원이라도 돈을 벌어본 후 사업을 꿈꿔라. 친구가 만원도 안 준다면 거기서 접어야 한다.
그래도 난 창업해서 열심히 했어요.
그래도 열심히를 (조금이나마) 인정해주는 곳이 직장이다.
창업에서는 그냥 내 돈을 내며 몸도 축나는 일일 뿐.
한 번도 내 손으로 돈을 벌어본 적 없이 월급을 받고 있다면,
1. 일단 돈 벌 수 있는 일들을 다 생각한 후 적어본다.
2. 그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추려본다.
3. 다음에 내가 하고 싶은 것 /잘할 것 같은 것을 찾는 것이다.
4. 해본다. 사람들이 돈을 입금해주기 시작한다면 거기서 시작이다.
만약 당신이 파이어족이거나 재벌 3세여서 돈을 필요 없고 일로써 나의 자아를 찾을 거야!라고 한다면 이 글은 당신에게 맞지 않을 것 같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누군가에게 “머 먹고살아야 하나?”란 술에 섞인 하소연을 하기 전에 찾아보길 바란다. 무엇이 돈이 되고 있는지, 그것들 중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