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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디 Apr 29. 2024

10분 만에 읽는 좋은 탈퇴 UX 전략

서비스 평판은 탈퇴 과정에서 정해진다?

사용자 경험 디자인에서 회원 탈퇴는 온보딩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사용자의 자율성을 심리 트릭으로 조정하려는 다크 패턴의 부정적 인식이 확산된 것과도 연관이 있습니다. 스마트해진 사용자들은 자신의 의사결정을 서비스가 존중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불필요한 어려움 없이 빠르게 떠날 수 있는 탈퇴 경험을 원합니다. 하지만 서비스 입장에서는 탈퇴율을 최소화하며, 사용자가 떠나더라도 탈퇴 이유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좋은 이별을 위한 UX 전략


이처럼 회원탈퇴 시 사용자 경험은 두 입장차가 갈리는 지점이라 명확한 답이 없습니다. 그만큼 세상에는 다양한 탈퇴 패턴이 존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다양한 탈퇴 경험 중에서 의미 있는 패턴을 찾아 더 나은 길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왜 탈퇴 경험에 신경 써야 할까?

탈퇴 경험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떠나는 마지막 인상을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흔히 "최신성 효과"라는 심리학적 원리가 작용합니다.

최신성 효과 : 사람들이 경험한 것 중에서 가장 최근에 있었던 것에 더 큰 가중치를 두려는 심리적 경향

사용자가 마지막으로 느꼈던 감정과 경험이 과정보다 전반적인 인식에 더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만약 사용자가 회원 탈퇴 과정에서 불편함이나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면, 서비스 사용이 나쁘지 않았더라도 부정적인 인상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회사의 평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탈퇴 과정에서 서비스의 욕심을 덜어내고 긍정적인 마지막 인상을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오히려 이 편이 나중에 사용자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첫인상만큼 중요한 마지막 인상


최신성 효과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탈퇴 경험들

사용자가 탈퇴 과정에서 불쾌한 경험을 느끼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마음의 준비가 끝난 사람에게 추가적인 설득이나 불필요한 장애물을 제공하는 것이 있습니다. 특히 아래 세 경우는 최신성 효과에 지대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신중함이 필요합니다.


- 끝없는 팝업 메시지 : "우리 서비스를 떠나면 할인 혜택을 잃습니다", "계정을 유지하면 더 많은 기능을 즐길 수 있습니다!"와 같은 메시지가 끊임없이 연속으로 나타납니다.
- 복잡한 확인 절차 : 사용자가 회원 탈퇴를 신청하면 이메일로 링크를 보냅니다. 확인 이메일을 찾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길 확률이 큽니다.
- 할인 혜택 유지 제안 : 기존 사용자들에 비해 혜택률의 차이가 크다면 반발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지금부터는 자주 보이는 탈퇴 경험을 패턴화 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존 서비스의 특징을 살려 글에 맞게 리디자인 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멘탈모델 악용하지 않기

아래 두 예시는 비교적 최근에 겪은 탈퇴하기 프로세스의 팝업 디자인입니다. 약간의 차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저는 A에서는 불쾌함을, B에서는 쾌적함을 느꼈습니다.


자주 볼 수 있는 팝업으로 탈퇴 컨펌을 하는 경우


A와 B는 다른 서비스지만 유사한 탈퇴 UX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둘 다 탈퇴하기 버튼을 누르면 컨펌 팝업이 나옵니다. A는 좌측부터 서비스에서 탈퇴하는 것을 한 번 묻고 '네'를 클릭하니 다시 '정말 탈퇴하시겠습니까'라는 팝업이 떴습니다. 그런데 무의식에 우측에 탈퇴하기 버튼이 있다고 생각하는 멘탈모델을 적용했습니다.


저는 무의식에 글자를 안 읽고 우측 취소를 누르게 되었습니다. 다시 하나의 팝업을 지나 탈퇴에 성공했지만 과정에서 서비스가 나를 속이려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반면 B의 경우는 팝업 하나에서 탈퇴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탈퇴 시 손해 볼 수 있는 부분과 함께 컨펌 버튼도 멘탈 모델에 맞게 우측에 있어 쾌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탈퇴 이유에 대한 피드백 잘 받기

사용자가 탈퇴 이유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디자인할 수 있다면, 서비스나 제품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금은 보편적인 UX 패턴이 되었지만 작은 요소에 따라 부정적인 감정이 들 수 있습니다.


선택 목록이 너무 많은 경우 의사 결정 시간에 영향을 준다.


위 A 서비스는 탈퇴할 때 피드백을 받습니다. 하지만 '탈퇴하시는 이유를 알려주세요'외에는 제가 제공하는 피드백을 어떻게 사용할 건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습니다. '고객님의 소중한 의견을 반영해 더 멋진 서비스를 만들겠습니다'정도의 보조 문장이 있으면 어땠을까요?

더불어 주어진 탈퇴 목록이 9개인데 너무 많게 느껴졌습니다. 의사 결정에 걸리는 시간은 선택지의 개수에 비례해 늘어나기 때문에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여기서도 멘탈 모델의 악용이 존재했습니다. 이번에는 정신을 차리고 시각적으로 약한 탈퇴하기 버튼을 제대로 눌렀습니다. 그러자 컨펌 팝업이 아닌 탈퇴하기 전에 확인해야 하는 장문의 내용들이 쏟아졌습니다.


서비스를 떠나려는 사람에게 너무 많은 텍스트를 읽게 하는 것은 좋은 판단이 아닙니다. 그리고 다시 멘탈 모델의 버튼 악용이 나왔습니다. '탈퇴하기' 버튼만 라인으로 바뀌어 새로운 정보처럼 느껴져 혼란스러웠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탈퇴 프로세스


개인적으로 위 B 서비스의 탈퇴 프로세스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선 제목 밑에 피드백을 받으려는 이유가 쓰여 있었는데, 문장에서 따뜻한 온도가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ㅇㅇ서비스를 아껴주신 시간에 감사드립니다. 고객님이 느끼셨던 점을 저희에게 공유해 주시면 더욱 건강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서비스는 신선한 식재료를 다루는 서비스였습니다. 서비스의 정체성과 연관 있는 '건강한' 같은 단어 선택에서 비록 떠나지만 좋은 감정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A와 비교해 목록이 훨씬 적어서 선택에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탈퇴하기' 버튼 역시 멘탈 모델대로 디자인되어 있었고, 클릭하면 탈퇴 시 손해 볼 수 있는 부분이 팝업처리 됩니다. 뒷 배경이 딤드라 팝업에 '탈퇴하기'를 쓰면 자칫 동어반복이 될 수 있었는데 '확인'으로 처리한 것도 좋게 느껴졌습니다.   



탈퇴 이유에 대한 솔루션 주기

많은 서비스들이 탈퇴 시 사용자에게 피드백을 수동적으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아래 서비스는 한 발 더 나아가 솔루션을 제안하려고 합니다.

저는 위 인터페이스가 두 가지 측면에서 훌륭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탈퇴 이유를 목록으로 미리 노출하지 않고 드롭다운으로 펼칠 수 있게 해서 복잡도를 확 줄였다.
2) 탈퇴 이유마다 거기에 맞는 답변을 주고, 솔루션이 담긴 링크를 줘서 문제 해결에 적극성을 보였다.


위 경험 설계는 서비스가 불필요하게 간섭한다는 느낌보다는 그 시점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해결하려는 기동성이 느껴졌습니다. 이후 과정에서도 추가적인 설득이나 장애물을 제공하지 않아 쾌적하고 친절한 탈퇴 경험을 느꼈습니다.



탈퇴 시 언어적 위계 바꾸지 않기

사용자는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내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어적 위계를 부여받습니다. 예를 들어 서비스는 '~해요체'로 묻고 사용자는 '~니다'로 답하는 형태입니다. 서비스와 사용자 둘 다 ‘~해요체’인 경우도 존재합니다.


문제는 사용자가 서비스 사용 중 쭉 '~니다'로 답하다 탈퇴 시에만 '~해요체'로 바뀌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한국어 특성상 미묘하게 위계가 바뀝니다. '~해요체’ 특성상 서비스와 사용자 관계가 가까워지며 위계가 낮게 설정됩니다.

A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탈퇴 경험 전까지 서비스는 '~해요체'로 묻고, 사용자는 '~니다'로 답했습니다. 그런데 탈퇴가 임박하니 언어적 위계가 역전 돼버렸습니다. 높게 유지되던 사용자의 위계가 낮아집니다.


더불어 버튼에 다크패턴까지 들어가 쾌적하지 못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반면 B는 서비스 전반에 사용되던 언어적 위계가 탈퇴 팝업까지 쭉 이어져 일관성이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나가며

사용자 경험에서 회원 탈퇴는 중요합니다. 서비스의 마지막 인상을 만들기 때문에 평판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비스는 사용자의 결정을 존중하고, 불필요한 어려움 없이 빠르게 떠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명확하고 간편한 탈퇴 프로세스와 함께, 멘탈모델을 악용한 다크패턴등을 지양해야 합니다. 탈퇴 경험에 정답은 없지만, 끝까지 사용자가 통제력을 잃지 않게끔 하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10분 만에 읽는 좋은 UX 탈퇴 전략'(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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