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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어떤 UX 데이터를 모으고 해석할까?

보이지 않는 데이터, 달라지는 척도

by 우디
AI 시대의 UX 데이터는 이제 클릭률과 체류시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AI가 사용자 의도를 예측하고 즉석에서 화면을 조립하며 상황에 따라 스스로 변할 때, UX 평가는 더 섬세한 감정과 반응으로 옮겨가야 합니다. 사용자가 얼마나 빨리 태스크를 끝냈는지 만큼이나 얼마나 안심하며 그 과정을 마쳤는지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속도만큼이나 사용자가 과정을 안심하며 과정을 마쳤는지?


지금까지의 UX는 사용자가 이탈하지 않고 액션을 완수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오류 없는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었죠. 하지만 AI 이후 UX는 그 반대편에 서 있을지 모릅니다. 사용자 맥락을 먼저 읽고 필요한 것을 먼저 제안합니다. 틀리면 즉시 되돌리기도 합니다.


이제 완수율이나 클릭 수 만큼 중요한 것은 그 제안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맥락에 맞는지 입니다. 이 글은 AI와 함께 만드는 UX의 데이터와 척도에 대한 예측입니다.



무엇을 측정할까 - 사용자 쪽

사용자는 무의식에 개입한 느낌이 없으면서도 태스크 완수율이 높으면 좋습니다. 개입이 많으면 피로감이 듭니다. 사용자가 무의식에도 장악하고 있다는 감각을 잃지 않는 상태가 좋습니다.


사용자가 무의식에도 서비스를 장악하고 있다는 감각


1. 수정, 되돌리기 빈도

AI가 제안한 결과를 사용자가 몇 번 고쳤는지 혹은 한 번에 되돌렸는지를 보는 지표입니다. 수정이 많다는 건 정확도 부족 보다 맥락 불일치를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문서 자동 요약이 매번 다시 손을 탄다면 모델의 요약력이 아니라 사용자의 의도를 읽는 감각이 어긋난 것입니다. 되돌리기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되는 UX 흐름이 중요합니다.


2. 오버라이드율

자동 적용된 결과를 사용자가 직접 꺼버린 비율입니다. AI가 도와주려 한 시점이 사용자의 리듬과 어긋날 때 이 수치는 급격히 높아질 겁니다. 예를 들어 일정 앱이 ‘내일 오전 회의 준비하기’ 알림을 보냈습니다. 그날 일정이 이미 바뀌어 있다면 사용자는 즉시 꺼버리겠죠. 언제 도와줄까의 타이밍을 읽는 것이 이제 UX의 가장 중요한 데이터가 됩니다.


3. 설명 수용도
AI가 왜 이런 결정을 내렸는지 한 줄의 이유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용자가 그걸 이해하고 그대로 수용했는가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설명의 길이나 시각적 디자인보다 중요한 건 순간의 타이밍입니다. 결과가 제시되는 그 찰나, 이건 이런 이유로 제안했습니다 라는 한 문장이 있으면 사용자는 시스템을 더 믿습니다. 신뢰는 정확도보다 납득의 타이밍에서 만들어집니다.


적응 속도, 오류 복구 품질, 신뢰 보정


무엇을 측정할까 - 서비스 쪽

서비스 쪽 데이터는 시스템이 얼마나 똑똑하게 물러섰는지를 드러냅니다.


1. 적응 속도

상황이 바뀐 뒤 시스템이 반응해 UI를 조정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뜻합니다. 1초 이내면 자연스럽겠지만 그 이상이면 사용자는 멈춤을 느낍니다. 예를 들어 회의 중 마이크를 켰을 때 배경 소음을 인식하고 즉시 노이즈 필터가 작동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반 박자 늦게 걸리면 기술이 아닌 피로감으로 인식됩니다. UX에서 속도는 더 이상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신뢰의 리듬이 됩니다.


2. 오류 복구 품질
시스템이 스스로 실수를 인식하고 얼마나 빨리 상황을 바로잡았는지를 평가합니다. 단순히 에러를 잡는 것이 아닙니다. 사용자가 왜 실패했는지를 짧고 명확하게 알려주고 다시 목표로 돌아가도록 돕는 UX 과정이 포함됩니다. 예를 들어 결제 오류가 났을 때 '결제 실패'라는 문장 대신 '카드 인증이 만료됐습니다. 다른 결제 수단으로 전환하시겠어요?'가 곧 UX 완성도가 됩니다.


3. 신뢰 보정(캘리브레이션)

시스템이 스스로 얼마나 자신 있는지와 실제 결과가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보는 지표입니다. AI가 확률 80%로 정확합니다라고 말하면, 사용자 체감도 근사치 정도로 맞아야 신뢰가 유지됩니다. 사람은 스스로 한계를 인식하는 기술을 더 신뢰합니다.



익숙한 지표는 줄이고, 새 지표는 키우기

AI 시대 UX는 얼마나 많이 눌렸는지 만큼이나 얼마나 덜 헤맸는지가 중요합니다. 화면이 매번 새로 조립되는 생성형 UI 환경에서는 경로 자체가 일정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데이터의 중심이 단일 결과보다 유연한 맥락, 속도보다 이해와 납득으로 옮겨갈 것입니다.

클릭률과 페이지뷰는 참고
- 생성형 UI에서는 경로와 화면이 매번 달라집니다. 더 이상 클릭 횟수가 효율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완료 시간은 맥락과 함께
- 빠르게 끝냈더라도 여러 번 고쳤다면 좋은 경험이라 할 수 없습니다. 사용자의 수정 피로까지 함께 읽어야 합니다.

만족도는 설명 수용도, 되돌리기 빈도와 함께 묶기
- 왜 좋았는지가 보여야 UX를 개선할 수 있습니다. 단순 만족이 아니라 이유 있는 만족도 측정이 중요합니다.



형평 지표 - 평균이 아닌 차이의 방향을 관찰하기

AI 시대의 UX는 단순히 모두 동일하게 작동하는가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이제 중요한 건 누구에게 더 어렵고 누구에게 더 낯선가를 읽어내는 일입니다. 형평 지표는 간극을 수치로 드러내는 데이터입니다. 접근성 그룹이나 다양한 사용자 집단 간의 경험 격차를 추적합니다. 그리고 시스템이 어느 쪽에 치우쳐 있는지를 꾸준히 점검합니다.


누구에게도 불편하지 않은 것을 향해 나아가기


예를 들어 같은 기능이라도 시각장애 사용자에게는 안내음성의 타이밍이 너무 빠를 수 있고 노년층에게는 안내 문구의 길이가 지나치게 짧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오류율/완료율/설명 수용도를 집단별로 나누어 보면 작은 차이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형평 지표의 핵심은 평균이 아니라 차이의 방향을 보는 것입니다.


완벽한 균등을 목표로 하기보다 매 분기마다 그 격차를 줄여가는 과정 자체가 UX의 성숙도로 평가받게 될 것입니다. 결국 좋은 인터페이스란 모두에게 똑같이 친절한 것이 아닙니다. 누구에게도 불편하지 않은 것을 향해 꾸준히 조정되는 인터페이스입니다.



나가며

AI가 바꿀 건 결과만이 아닙니다. 무엇을 잘했다고 말할지를 바꿉니다. 클릭률 대신 수정률을 줄이며 체류를 늘리는 대신 안심도를 늘립니다. 수집 데이터는 많아지겠지만 척도는 더 사람 쪽을 향해야 합니다. 대시보드에서 UX 디자이너가 볼 지표는 덜 고치고 더 시스템을 믿는 사용자의 하루일지 모릅니다.




'AI 시대, UX 어떤 데이터를 모으고 해석할까?'(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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