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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탐구생활 Nov 23. 2023

지속가능한 일상 공간,
의미 있는 연결 경험

공간탐구 3. IFA 전시를 통해 지속가능성과 초연결성의 공존을 제시하다

 지속가능성에 대해 많은 이들이 친숙하게 알고 있는 통상적인 개념은 1987년의 브룬틀랜드 보고서(Brundtland Report)에 따르면 지속 가능성이란 '미래 세대의 가능성을 제약하는 바 없이, 현세대의 필요와 미래 세대의 필요가 조우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2023년 독일 베를린 국제 가전 박람회(IFA)의 핵심 주제는 현재 유럽에서 친환경과 에너지 효율 등이 화제로 떠오른 만큼 지속가능성(Sustainablity)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추었다. 기후변화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이슈와 에너지 수급난으로 가뜩이나 환경에 높은 관심을 보였던 유럽 소비자들이 지속가능한 기술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고 이번 IFA 참가 기업들도 이 부분을 전면에 소개했다.


The House of Smart Living at the Sustainability Village, 지속가능한 빌리지에서 스마트 홈 라이프

 올해 IFA에는 글로벌 150개국에서 2,000여 개의 기업이 참가하고 18만 명의 바이어가 참여하는 등 개최 이래 역대 최대 전시 규모로 열린다. 특히, ‘지속가능성 마을’이 처음으로 구성되어 기업들이 ESG경영에 일조한 에너지의 저감 및 고효율을 공략한 최신 기술들을 어떻게 공간에 담을 것 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Sustainable Village Programme 2023 포럼의 주요 안건은 다음과 같다. 

Sustainability is at the forefront of consumer, business and government priorities as we’re all united in a collective responsibility to care for the planet's health for future generations.  

 소비자, 기업 및 정부가 우선순위가 되어 공동의 책임으로 미래 세대를 위해 지구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10년 전이나 20년 전에도 지속가능한 개발은 끊임없이 논의되어 왔다. 친환경 소재, 에너지 효율, 탄소제로 건축 용어 뿐 만 아니라 코하우징, 업사이클링, 제로웨이스트라는 시대적인 트렌드로도 자주 사용되었다. 

 그렇지만 단순히 기후나 환경적인 문제 만을 내포하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환경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사회, 경제, 환경 등 모든 요소가 균형 잡힌 상태로 성장하고 발전을 이루어 나가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쉽게 말해 현재는 물론 불확실한 미래에도 사람과 환경에 모두 최선을 주는 것이다.


Left, typical representation of sustainability as three intersecting circles. Right, alternative dep



 그럼, 이번 전시에서는 브랜드들이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공간 안에 담았을까? 
   
삼성전자는 '의미 있는 연결(Connections that matter)'을,
LG전자는 '모두를 위한 즐거움과 지속가능한 삶(Sustainable Life, Joy for All)'

 가장 눈에 들어온 건 아무래도 브랜드 히스토리나 기업 비전과 방향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업무를 해 본 경험이 있는 두 국내 글로벌 가전 브랜드였다. 

 

 삼성전자는 독립된 최대 규모의 6,026㎡(약 1823평) 전시 공간, 시티 큐브 베를린(City Cube Berlin)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과의 '의미 있는 연결' 구현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전시장 초입에 연출된 대형 파사드 연출은 초대형 마이크로 LED 디스플레이를 활용하여 와이드 한 디지털 콘텐츠에 맞추어, 하단 쇼룸에 자리 잡은 각 실제 제품들과 연계되어 제품 간의 연결된 스마트 홈 스토리를 구성하였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어우러져 spectale 한 와이드 영상 전달을 통해 전체의 몰입감을 가지면서도, 하단의 tangible 한 전시 쇼룸 연출이 혼합된 공간 경험으로서 사람들을 이끌게 하는 기본 법칙과 같은 원리라고 보인다.

최신 디스플레이 기술이 반영된 787인치 ‘더 월’ 미디어 파사드를 통해 혁신적이고 지속가능한 스마트 홈 구현

 

 삼성전자 유럽총괄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벤자민 브라운(Benjamin Braun)은 "자체 조사를 통해 70%의 유럽 소비자들이 스마트 홈의 혁신에 기대가 높은 것을 확인했다"며 "스마트싱스 에코시스템을 지속 발전시켜 의미 있는 연결 경험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IFA 2023' 프레스 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 유럽총괄 CMO 벤자민 브라운(Benjamin Braun) 기조 연설

 

 뿐 만 아니라, 지난해부터 주요 글로벌 가전 기업과 함께 스마트홈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15개 글로벌 가전제품 기업이 참여해 설립된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가 새로운 전시 체험의 백미가 되었다.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 표준 1.0이 적용된 앱을 통해 15개 글로벌 가전 브랜드 제품 연결 제어·관리

 이미 사물인터넷 업계에서는 한 발 앞서 협력을 진행 중이며, 애플,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기기 간 통신 표준인 ‘매터’를 적용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통신 표준이 자리 잡으면서 빅테크 기업의 스피커를 사용해 스마트 전구나 조명을 작동하는 것 등이 가능해졌다. 스마트싱스는 Matter 표준 프로토콜 및 HCA 표준을 지원해 사용자들의 기기 선택권 및 사용성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최근 유럽의 26개 파트너사와 협업해 타제품도 연결할 수 있는 차별화된 초연결성을 제공하고 있다.

타사 브랜드 제품 간의 확장된 초연결성을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 인피니트 밀러를 통한 전시 연출

 전시장에 들어서면 미래세대를 위한 삼성전자의 친환경 노력과 기술을 만날 수 있는 Sustainability 존이 먼저 펼쳐진다. Sustainability 존에서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재생 플라스틱 소재인 ‘r-ABS’부터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가정의 에너지 사용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탄소 집약도 인사이트’ 기술과 친환경적인 미래형 주거형태 넷 제로 홈(Net Zero Home)’을 전시해 자원 순환을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을 구체적으로 담아냈다.

제품 전 생애 주기에 걸친 지속가능한 자원순환 실천
자원순환 생태계 구축을 원형 단면 섹션을 통해 재활용 소재 ‘r-ABS’ 등을 연출한 지속가능성 로드맵

 


 LG전자의 이번 전시 테마는 ‘모두를 위한 즐거움과 지속가능한 삶(Sustainable Life, Joy for All)’이다. 

사람과 지구의 지속가능한 일상을 위한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과 에너지 솔루션들을 대거 공개하였다. 


 특히, 올레드 TV 상징 조형물에서 벗어나 전시관을 자연 속에서 마주하는 숲 속길을 형상화한 ‘LG 지속가능한 마을(LG Sustainable Village)’로 꾸몄다. LG전자는 전시관 기획 단계부터 접근성, 친환경 등 ESG 요소를 반영했다. 전시 부스는 재활용이 가능한 패브릭, 매쉬망 소재를 적용하는 한편, 전시 구조물은 최소화했다.

소형 모듈러 주택 'LG 스마트코티지' 체험공간을 앞세웠다. 고효율 에너지 기술을 집약한 주거 솔루션인 스마트코티지는 이번 IFA에서 가장 인기를 끈 전시 중 하나였다.


 무엇보다도 전시 주제와 직결되는 '지속가능한 빌리지'와 '스마트한 코티지'를 통해 방문객들에게 상상력과 여운을 자극할 수 있도록 상징적인 공간 레이어를 구성하고 연결된 스토리를 담아내었다는 점이 협업한 작가의 슬로우 라이프 방식의 기획 의도와 실험적인 마을 전경의 공간 컨셉을 운치 있게 보여주고 있었다.  

전시 공간이 집중도 있는 테마를 가지게 된다면 관객들이 LG전자가 전하고 싶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좀 더 깊이 있게 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지속가능한 마을이라는 새로운 마을을 우연히 발견했는데 사람들이 이렇게 살고있고 나 또한 이 마을 안에서 살아보고 싶다, 여기 사람들은 LG전자 제품과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이런 자연스러운 연출을 전시 공간에 표현해보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아요.
IFA2023에서 지속가능한 마을을 선보인 빌리지 공간 연출
LG전자의 지속가능한 마을의 공간 컨셉 레이어 구성요소
에너지 및 냉난방공조 시스템, 차별화된 프리미엄 가전을 갖춘 소형 모듈러 주택 ‘LG 스마트코티지’

 더군다나 새로운 LG 브랜드 이미지로 리뉴얼되는 시점에서 아이코닉한 브랜드에 대한 친근함이 전달된 분위기 연출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전시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가전 사업의 중심이 더 이상 디바이스(제품)가 아닌 솔루션과 서비스로 전환한단 것을 나타내기 위한 전략적 전시였다. LG전자는 철저히 여기에 맞춰 전시관을 꾸몄다. 일상의 가전보다는 미래형 주거 형태가 눈에 띄게 하고, 이런 솔루션을 제공하는 미래 가전 기업이란 점을 보여주는 게 핵심이었던 셈이다.

새로운 LG전자의 Visual Identity




'지속가능함'과 '스마트함'의 공존을 위해 '기술'이 아닌, '이야기'를 선보이다.

 서두에 이야기한 대로 '지속가능성'이라는 메인 테마는 단순히 기후 변화, 현재의 환경, 생태계 만을 다루지 않는다. UN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UN-SDGs)를 채택하여 2030년까지 목표를 달성하기로 결의하였다. UN-SDGs는 지속가능 발전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현실화하기 위한 구체적 Action Plan 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단 한 사람도 소외되지 않는 것(Leave no one behind)’을 슬로건으로 인간, 지구, 번영, 평화, 파트너십이라는 5개 영역에서 인류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17개 목표로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을 하고 있다.


The seventeen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


지속가능한 삶을 위한 의미 있는 연결 경험
Connections that matter for Sustainable Life

 이처럼 범지구적인 인류 공동의 테마를 목표로 Sustainability를 고민 함과 동시에 브랜드, 제품들 간의 연결된 기술 경험, 편의 이상에 Hyper-Connectivy로서의 미래 세대의 가능성을 제약하는 바 없이, 현세대의 필요와 미래 세대의 필요가 조우할 수 있는 ‘창조적 가치 연결’을 브랜드를 통해 이해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기술이 아닌, 이야기로 확장되어 선보이는 무한한 계기가 될 것이다.


 내년 IFA는 이제 개최 100주년을 맞이한다. 지난 1924년 시작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는 미국 소비자가전쇼인 (CES)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와 함께 세계 3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상대적으로 B2B 전시 위주와 중국 브랜드의 점유로 흥행이 덜하였으며 내년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IFA 2024'는 혁신적인 IT 기술의 새로운 서커스를 보여줄 것이라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2020년 유엔 창립 75주년과 UN-SDGs 채택 5주년을 맞이해서 “Nations United”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려고 한다. 다큐멘터리 감독이 "러브 액츄얼리" "어바웃 타임" 등을 감독한 리차드 커티스(Richard Curtis) 감독이다. 해당 다큐멘터리에는 17개 목표와 관련된 전 세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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