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트리스 기업 캐스퍼, 안경 와비 파커, 셔츠 브랜드 언턱잇
최근 미국 내 디지털 기반 브랜드를 중심으로 소비자 직접판매(Direct-to-Consumer)방식을 채택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소비자 직접판매는 제조업체가 도매를 통해 소매 유통망에 제품을 판매하는 전통적 소매 방식과 달리 소매를 위한 중간 단계를 생략하고 제조업체가 소비자에게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소비자 직접판매방식을 활용 중인 미국 디지털 기반 기업으로는 대표적으로 Warby Parker(안경), Casper(매트리스), Untuckit(의류), Glossier(화장품) 등이 있는데 스타트업에서 출발한 비교적 작은 규모의 기업이나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미국 소비재 시장이 디지털 기반으로 한 마이크로 브랜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소비자 직접판매방식을 채택한 브랜드가 인기를 끌게된 원인은 편리한 쇼핑방식과 경쟁력 있는 가격뿐만 아니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은 소비자가 브랜드에 애착을 느끼게 되면서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대기업도 소비자 직접판매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Unilever)가 소비자 직접판매업체 Dollar Save Club(남성용 글루밍 제품)과 Glossier(화장품)를 각각 10억 달러와 3억9000만 달러에 인수한 사례를 볼 수 있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미국 내 소비자 직접판매방식을 통한 소매 매출액은 249억 달러로 전년대비 2.3% 성장했다. 향후 5년간 미국의 소비자 직접판매 매출은 연평균 3.7%의 성장을 지속해 2023년 규모가 299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소비자 직접판매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분야는 뷰티 및 개인관리용품으로 2018년 기준 규모가 55억9100만 달러를 나타냈으며 전체 직접판매 매출 중 22%를 차지했다.
소비자 건강용품(40억6810만 달러), 가정용품 및 가구(23억3540만 달러), 의류 및 신발(19억3600만 달러), 식품 및 음료(17억9840만 달러) 등의 분야에서 소비자 직접판매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소비자 직접판매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소비자 건강용품, 뷰티 및 개인관리용품, 미디어 제품, 가정용품 및 가구 등으로 2023년까지 연평균 3~5%의 성장이 예상된다.
소비자 직접판매 브랜드 성공 사례
매트리스 기업 캐스퍼는 2014년 런칭한 스타트업으로 온라인으로만 제품을 판매하고 박스에 넣은 매트리스를 소비자의 집으로 배송한다. 이미 포화 상태였던 미국 매트리스 시장에서 수면자세, 단단함, 소재 등 수십 개의 선택사항을 제공하던 기존 매트리스 소매 방식과 달리 한 종류의 매트리스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집으로 배송하는 방식으로 승부하고 있다.
매트리스 소비자들에게 특정 자세로 수면하고 그에 따라 매트리스를 골라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오랜 기간 지속됐는데 캐스퍼는 수면자세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잠을 자는 동안 수 없이 많은 자세로 움직이기 때문에 여러 종류의 매트리스는 실제로 필요가 없다고 결론 내리고 소비자들의 수면 자세와 매트리스 선택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는 방식으로 마케팅 진행하고 있는 것.
데이터 분석 결과 매트리스 소재의 경우 폼과 라텍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캐스퍼는 폼과 라텍스를 조합한 가장 편안한 한 종류의 매트리스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뉴욕시 지하철에 위트있는 광고를 하며 캐스퍼가 트렌디하고 도시적인 브랜드임을 강조했고 SNS 인플루언서 마케팅도 적극적이다. 물류 비용을 줄이기 위해 매트리스를 소형 냉장고 크기의 박스에 넣어 우체국(USPS)을 통해 소비자에게 배송함. 뉴욕, LA 등 대도시에서는 한국의 택배와 유사한 메신저 서비스를 통해 당일 배송을 제공 중이다.
매트리스 사용 후 불만족스러울 경우 100일 이내에 환불이 가능하며 캐스퍼에서 제품을 수거하기 위해 무료로 방문하기 때문에 불편함 없이 환불 신청이 가능하다.
캐스퍼의 전략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어 판매 한 달 후 100만 달러, 2년 내에 1억 달러의 투자액을 유치했다.
달러 쉐이브 클럽(Dollar Shave Club)은 면도용 제품, 샤워용품, 칫솔 및 치약을 각각 월 $5~10의 비용으로 섭스크립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1달, 2달 또는 3달 등 새 제품을 리필 받는 주기를 소비자가 설정할 수 있고 제품이 남았을 경우 다음 배송일을 조정 가능하다.
월 지출 비용이 매우 적고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생필품을 구입하는 시간, 비용, 노력을 절감할 수 있어 달러 쉐이브 클럽의 멤버십 연장률은 섭스크립션 서비스업체 중에서 최고 수준이다. 달러 쉐이브 클럽의 1년 이상 이용률은 약 50%, 4년 이상 이용률은 약 25%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7년 미국 대형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Unilever)는 달러 쉐이브 클럽을 10억 달러에 인수했다.
와비 파커(Warby Parker)는 온라인으로 안경을 판매하는 와비 파커는 안경을 착용해보지 않고 구매하는 것을 주저하는 소비자를 위해 가상 착용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거나 소비자가 고른 5개 종류의 안경을 집으로 보내 착용해보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들이 5개의 안경을 받아 착용 후 각각의 사진을 소셜 네트워크에 올려 어떤 디자인이 잘 어울리는지 친구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
미국에서 안경을 맞추기 위해서 검안의 처방전이 필요한데 안경점을 방문해 처방전만 받고 안경 구매없이 그냥 나오는 것을 소비자들이 불편하게 생각한다는 점을 알게 된 와비 파커는 안경점 방문없이 디지털 방식으로 처방전을 받을 수 있는 앱을 개발함으로써 소비자 경험을 향상시켰다.
앱에서 생성된 처방전은 소비자의 와비 파커 계정으로 바로 전송되고 소비자는 별도로 처방전 정보를 입력할 필요없이 와비 파커의 안경을 쇼핑하고 착용해 볼 수 있다. 소비자 직접판매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소비자의 피드백을 직접적으로 받아 소비자의 요구에 따른 개선을 신속하게 진행 가능하다.
코트라는 대형 제조업체나 유통업체 납품을 거쳐 시장에 제품을 판매하는 전통적 소매방식이 여전히 우세하지만 뷰티, 건강용품, 가정용품 등 소비자 직접판매방식이 확대되는 분야의 소규모 제조업체들은 소비자 직접판매방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소비재 수출기업의 경우 자체 브랜드로 SNS 등 디지털을 기반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소비자 직접판매방식으로 미국 시장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소비자와 즉각적인 소통을 통해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 제공이 중요시 되고 있다.
미국 화장품 바이어 A사 관계자 인터뷰에 따르면 최근 뷰티, 패션 등 산업에서 오프라인 매장없이 디지털 기반의 SNS를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마이크로브랜드(microbrand)의 존재감이 확대되고 있는데 이들이 활용하는 소비자 직접판매방식이 소비자의 호응을 얻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진출 초기단계에 미국 내 오프라인 소매 판매점은 필수적이지 않고 적은 인원 수의 직원으로 브랜드 운영이 가능해 소규모 수출기업 또는 스타트업에게 용이한 진출 방식이다. SNS를 주로 이용하는 밀레니얼 세대가 선호하는 감각적이고 심플한 웹사이트, 빠르고 간단한 주문 및 배송, 편리한 소비자 상담 및 반품 서비스 등이 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