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mmaker Apr 06. 2019

디지털 기반 온라인 브랜드가 뜬다Ⅱ

패션기업 온라인 브랜드 성공 전략은?

국내는 패션 업체들의 디지털 기반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 런칭이 잇따르고 있다.

온라인 채널은 이미 ‘브랜드력’을 갖춘 업체들에게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오프라인에서 경험했던 브랜드 파워를 기반해 온라인 채널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유통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수료를 낮추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면 몇 시즌 되지 않아 수익으로 돌아온다.


패션 산업의 e-커머스에 따른 국내 패션 업체의 대응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자사 브랜드를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거나 아니면 자체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는 온라인 판매처에 대한 고민이고 이제는 무엇을 판매할 것인지에 대해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때이다.


패션 업체들은 10년 전만 해도 온라인 유통에서 이월 재고 상품을 판매하거나 판매 부진 상품의 판매율을 높이는 채널로 활용했다. 아니면 소호 인터넷쇼핑몰처럼 동대문 상품을 사입해 기획 상품처럼 판매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러한 방식보다 온라인 유통에 최적화된 상품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즉 온라인 전용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온라인에서 주로 판매되는 상품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적중률을 높일 수 있는 상품을 기획해야 한다.


게스홀딩스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비즈니스를 강화하면서 온-오프라인 채널의 상품 전략을 달리 운영하고 있다. 아예 상품 디자인실 역시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구분해 온라인 전용 상품만을 개발하는 인력을 별도 세팅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전용 상품에 이어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런칭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는 기존 오프라인에서 출발했지만 중단한 브랜드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온라인 유통에 최적화된 브랜드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사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패션 업체들은 오프라인에서 경쟁력이 도태된 브랜드를 중단하는 대신 온라인 전용 브랜드라는 타이틀을 걸고 연명할 수 있게 했다. 때문에 온라인 전용 브랜드라고 하는 것이 다소 불명예스러울 수 있었다.


하지만 온라인 마켓을 기반으로 한 스트리트 브랜드, 디자이너 브랜드 시장이 발달하고 무신사스토어 등 온라인 편집숍이 발달하면서 온라인 전용 브랜드라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시장 상황이 된 것이다. 오히려 최근 트렌드는 후자다.


패션 업체들의 온라인 접근 방식이 과거와 달라졌듯이 태생 자체를 온라인에 특화해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는 것이다. 원풍물산의 ‘오버캐스트’,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스토리어스’, ‘NND’, ‘미스터분’,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에스로우’, 세정과 미래 ‘ㅋㅋㅋ’ 등이 대표적인 예다. 반면 LF ‘일꼬르소’, ‘질바이질스튜어트’, 삼성물산패션부문 ‘빈폴키즈’, 코오롱 ‘스파소’, 시선인터내셔날 ‘르윗’, ‘커밍스텝’, 메타랩스 ‘카이아크만’ 등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한 사례다.


최근 삼성물산패션부문도 첫 디지털 브랜드로 여성캐주얼을 선택했다. 이 회사는 최근 밀레니얼 여성 고객을 위한 온라인 전용 브랜드 ‘오이아우어’를 런칭했다. 앞서 ‘빈폴키즈’ 등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한 바 있으나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런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 컨템포러리 ‘오이아우어’는 ‘Outfit for ‘I-HOUR’ 즉, ‘나를 나답게 만드는 시간’이라는 뜻으로, 자신만의 가치관과 취향으로 스스로의 스타일을 만들어 나가는 자기주도적 여성을 뮤즈로 한다.


상품 구성은 토털 컬렉션 방식이 아닌 전략 상품을 중심으로 집중해 선보일 예정으로 2019년 봄 시즌 전략 상품으로는 원피스를 선정, 원피스와 매치 가능한 블라우스, 셔츠 등을 함께 제안한다. 가격은 재킷이 20만원대, 원피스는 10~20만원대, 스커트/셔츠/블라우스는 10만원대로 가성비를 높였다.


온라인 전용 브랜드의 런칭을 복종별로 살펴보면 남성복과 캐주얼에서 온라인 전용 브랜드 런칭이 활발하다. 복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캐주얼은 무신사스토어라는 강력한 온라인 유통 플랫폼의 등장과 함께 온라인 유통을 베이스로 둔 스몰 브랜드의 성공이 자극제로 작용했다. ‘앤더슨벨’, ‘오아이오아이’, ‘디스이즈네버댓’, ‘커버낫’ 등은 온라인 비중이 훨씬 높고 100~20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타 복종에 비해 남성복 시장은 모바일 등 새로운 유통 환경에 다소 둔감하게 반응했다. 정장 등은 사이즈의 문제로 온라인에서 구매하기 까다로운 품목 중 하나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30·40대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 변화와 모바일 쇼핑의 성장으로 온라인 브랜드를 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남성복이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시장의 축소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새로운 돌파구의 하나로 인식하며 온라인 시장을 눈 여겨 보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브랜드 매력 포인트는?

그렇다면 온라인 브랜드가 매력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높은 수익률을 들 수 있다.

백화점의 경우 평균 유통 수수료 35%에 판매사원 급여와 물류비용을 포함한 판매관리비, 판촉비를 더 하면 50~55%에 육박한다.


때문에 백화점 유통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는 최소 생산 원가의 3.5~4배수는 해야 유지를 할 수 있다. 몇 년 전 온라인 유통 전문 브랜드들의 백화점 진출이 화제였는데 이들이 기존 브랜드보다 유통 수수료 혜택을 받고서도 시장 안착에 실패했던 것은 평균 2~2.5배수의 판매가 정책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유지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반해 온라인 유통은 평균적으로 25~35%의 유통 수수료가 책정되어 있기 때문에 온라인 전용 브랜드는 비용적인 면에서 메리트가 크다. 오프라인 운영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자사몰에서 판매할 경우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이에 따른 이익률은 더 크다.


한 패션 업체 관계자는 “온라인 플랫폼마다 수수료 정책은 다르다. 예를 들어 해당 온라인몰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익스클루시브 제품은 20% 중반까지 책정해 놓고 있다. 최근 온라인 플랫폼도 시장 선점을 위해 경쟁을 하다 보니 다양한 운영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런 점도 잘 활용하면 브랜드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 반응이 즉각적인 것도 온라인 전용 브랜드의 또 다른 매력이다.


이제 고객들에게 웹환경이나 모바일로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쉬운 일이 됐다. 그 동안 패션은 사이즈 이슈가 있기 때문에 좀 더 까다롭게 생각하는 것뿐이지 이제 온라인으로 옷을 구매한다는 행위는 꽤 친근하다.


따라서 고객들은 좀 더 적극적으로 자신이 구매한 옷에 대해 리뷰와 피드백을 쉽게 업로드할 수 있고 자신의 SNS 또한 이런 창구로 사용하기도 한다. 불특정 다수가 주는 긍정적인 피드백은 다시 다른 고객들의 구매로 바로 이어지며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의 ‘바이시리즈’의 247팬츠는 대표적인 온라인 전용 상품이다. 247팬츠는 지난해 11월 기준 13차 리오더를 진행했다. 누적 판매량은 1만장을 넘겼다. 247팬츠는 7일 동안 입어도 편안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몸에 붙지 않고 편안한 실루엣에 발목이 보이는 이 상품은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까지 더해져 ‘시리즈’ 고객들의 애정상품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온라인 전용 상품의 장점을 살려 고객들의 리뷰를 토대로 상품을 보완하고 있다. 그레이 한 가지 컬러에서 블랙, 네이비로 확장했고 여성 사이즈 제작을 요구한 고객들을 위해 여성 사이즈인 스몰(S), 엑스스몰(XS)을 추가로 선보였다.


또 온라인 브랜드는 오프라인 브랜드처럼 매장을 채우기 위한 상품 구색(SKU)을 갖출 필요가 없다. 시즌에 필요한 핵심 상품 구성만으로 온라인 판매가 가능하고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 중에는 런칭 초기 5~10개 아이템으로 시작한 경우도 많다. 이 때문에 브랜드 컨셉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대표 아이템 선정이 중요하다.


지난해 런칭한 원풍물산의 ‘오버캐스트’는 20대를 겨냥한 워크웨어와 밀리터리 아카이브를 기반한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다. 지난 시즌 다운류의 헤비 아우터와 후드 티셔츠 등 스웨트 소재의 제품들을 대표 상품으로 선정했고 온라인에서 판매 적중률을 높였다. ‘오버캐스트’ 19SS 컬렉션은 강화된 밀리터리&워크웨어 컨셉의 디자인을 선보이며 보다 강렬한 로고플레이와 차별화된 색감을 이용해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 온라인 브랜드 스타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곳은 신세계그룹의 계열사다.


신세계톰보이는 지난해 e-커머스 시장을 겨냥해 남성복 ‘스토리 어스’와 스트리트 캐주얼 ‘엔엔디(NND)’를 동시 런칭했다. 지난해 초부터 e-커머스 시장에 내놓을 신규 브랜드 런칭 계획을 추진했고 온라인 유통에 최적화된 두 개의 브랜드를 한 번에 소개했다. ‘스토리 어스’는 남성 소비자를 타깃한 컴포터블한 캐주얼 의류로 단순하지만 쉽게 코디가 가능한 디자인이 특징이며 외투를 뺀 상·하의류로 컬렉션을 채운 것이 이색적이다.


이는 가격대가 비싼 외투 구매에 신중한 남성 소비자를 고려한 것이다. 팬츠도 베이직한 실루엣에 중점을 둔 모델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누구나 손쉽게 구매가 용이한 제품이다. 가격은 10만원대 이하로 책정했지만 유통 마진을 줄여 품질에 집중했다.


‘엔엔디’는 스트리트 감성을 담은 유니섹스 캐주얼 브랜드다. NINE ty NINE DEGREE의 약자인 ‘NND’는 잠재돼 있는 99˚C의 가능성에 개개인의 1˚C 개성을 더해 100˚C의 열정을 드러낸다는 의미를 지녔다. 남녀공용 스웨트 셔츠, 후디, 데님 등으로 구성되며 매달 유행에 맞춰 새로운 제품일 기획해 출시하는 인시즌 전략을 구사한다. ‘엔엔디’도 10만원대 제품이 주로 구성 됐다.


신세계톰보이는 나아가 온라인 브랜드 전용관 ‘e ON’을 오픈하고 SI빌리지에 몰인몰로 입점시켰다. ‘e ON’은 온라인 상에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소비자와 호흡하며 창의적 브랜드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e ON’을 통해 개별 전개하던 온라인 브랜드 ‘엔엔디’와 ‘스토리 어스’를 통합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톰보이 측은 “‘엔엔디’와 ‘스토리 어스’가 런칭 후 꾸준히 인기를 얻자 소비자들의 쇼핑 편의를 높이고 새로움을 선사하고자 ‘e ON’을 만들었다. 앞으로 소비자들의 수요와 반응에 따라 지속적으로 새 상품을 제안하고 트렌디한 스타일을 보여줄 예정이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남성 편집숍 ‘맨온더분’도 지난해 가을 온라인 전용 브랜드 ‘미스터분’을 새롭게 런칭했다. ‘맨온더분’은 이탈리안 클래식 스타일의 캐주얼, 수트 등의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남성 전용 편집숍이다. ‘맨온더분’은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 쇼핑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세대 고객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매출이 전년대비 390% 가까이 신장하자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 ‘미스터분’을 런칭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은 남성 어번 캐주얼 브랜드 ‘시리즈’의 두번째 세컨드 브랜드인 ‘에스로우’를 런칭했다. ‘에스로우’는 ‘THE NEWS STANDARD’를 슬로건으로 온라인 유통에 강한 브랜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베이직함을 기본으로 실용성과 멋이라는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고 취향이 확고한 3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한다. 코오롱몰 바이시리즈, 온라인 편집숍 무신사스토어에 입점했고 온라인 비즈니스를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매출을 확대할 예정이다.


원풍물산은 지난해 9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오버캐스트’를 런칭했다. 스트리트 감성의 캐주얼 워크웨어다. ‘오버캐스트’ 런칭을 위해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전문 인력을 영입했고 사내 벤처를 출범시켜 준비해 왔다.

LF는 지난 2016년 ‘일꼬르소’와 ‘질바이질스튜어트’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LF는 유통 구조 변화에 따라 유통 채널을 백화점과 몰, 온라인으로 재분류하고 유통 채널과 컨셉에 맞게 각 브랜드를 육성하는 전략을 짰다. 이러한 작업의 일환으로 ‘일꼬르소’와 ‘질바이질스튜어트’를 일찌감치 온라인 중심 채널로 전환했다.

‘일꼬르소’는 합리적이고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남성 고객들을 타깃으로 LF몰에서 전개하고 있으며 ‘질바이질스튜어트’는 젊은 여성 고객들을 타깃으로 의류를 비롯해 액세서리, 슈즈 등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대해 운영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육성하고 있다. 2016년 ‘빈폴키즈’를 백화점에서 정리하고 가격대를 기존대비 70%대로 책정한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부활시켰다. ‘빈폴레이디스’도 2016년부터 2030세대를 겨냥한 온라인 전용 상품을 출시해왔다. 매 시즌 신선하고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80% 이상 판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올해는 지난해 중단했던 남성 캐릭터 ‘엠비오’도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리런칭을 준비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SSF샵의 매출 베스트 10을 분석한 결과 ‘온전’의 시대라고 평가했다. SSF샵의 매출 베스트 10이 ‘빈폴스포츠’의 슈퍼 다운 스탠다드 패딩, ‘빈폴키즈’ 경량 롱다운, ‘빈폴레이디스’ 아이스빈폴 벤치 다운 등 온라인 전용(온전) 상품들이었다.


이처럼 패션업체가 체감하는 온라인 유통은 이제 백화점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온라인 유통에 적합한 상품과 브랜드는 이제 필수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작가의 이전글 디지털 기반 온라인 브랜드가 뜬다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