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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ntPD May 28. 2021

편집 피디 구합니다

그래서 페이는요?

작년 한 해 건강상의 이유로 방송 제작 부서에서 편성 부서로 잠시 비켜있었다. 그 사이에 예능국에는 주 52시간 제도가 잘 정착되어 워라밸이 지켜지고 있었다.


피디들이 밤샘 편집을 하던 편집실은 밤 10시가 되면 하나 둘 불이 꺼지기 시작다. 예능 특성상 노동 집약적인 일들이 주 52시간으로 쪼개어져 더 많은 인력을 충원했다. 제작팀은 점점 거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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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도 많아졌고 코로나 19의 여파로 팀 회식도 못하고 식사도 4인 이상 할 수가 없다. 부작용으로 새로운 팀원이 와도 친해지기가 힘들다. 이름이나 정확히 불러주면 다행이다.


코로나 19 때문에 K콘텐츠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한국 드라마, 음악, 예능, 영화 등이 세계적인 플랫폼인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날개를 달고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전에 없던 수요가 생기니 공급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4/07/daa09d1e-2d6a-420e-aa37-758f6816e566

쌓아두고 있던 온갖 아이디어들이 투자금을 만나 콘텐츠로 제작되고 있다. 돈이 모이는 곳에 사람들이 몰다. 그리고 조금 더 주는 곳으로 또 옮겨간다. 우수한 인력들은 자연스럽게 메이저 프로그램 또는 신흥 강자 OTT 프로그램으로 흘러간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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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딱히 인재가 아니어도 된다. 다행히 편집 툴의 저렴한 보급으로 편집 기술이 그리 고급 기술이 아닌 시대가 되었다. 편집 피디라는 이름으로 직업을 시작하는 청년들이 많아졌다. 자르고 붙일 줄만 알아도 이 일을 시작할 수 있다. 고양이 손이라도 필요한 때이다. 항상 편집 피디는 부족하다. 현재 인력난은 주 52시간+코로나 19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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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알음알음 소개받아 전화를 건다. ㅇㅇㅇ 피디님이시죠? 온갖 미사여구로 이 콘텐츠의 가능성을 어필한다. 당신의 워라밸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스케줄을 조정할 것이고 금세 망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은연중에 어필해야 한다.

어느 정도 관심이 생겼으면 얼굴 보고 미팅이라도 하기 위해 미팅 날짜를 잡는다. 이쯤 되면 매우 성공적이다. 다만...


이 질문이 나오기 전까지는...


그래서 페이는 어떻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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