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잡지를 만들고 있는데요.
얼마 전 일산 미스터버티고 서점에서 아무튼 잡지라는 책을 발견했다.
아무튼 시리즈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무튼, 잡지는 처음 보았다. 아무튼 시리즈는 1인 출판사 위고, 제철소, 코난북스가 공동으로 펴내는 시리즈물이다. 이런 형식의 시리즈물도 신선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튼 시리즈 중에 '아무튼 망원동'이 있는데 내가 망원동에 거주하고 있어서 더 후킹 되는 제목이었던 것 같다. 그 책을 사실 아직 보진 못했지만 작가가 대리 사회를 집필한 김민섭 저자라는 것과(물론 대리 사회는 읽었다) 작가의 고향이 망원동이라는 것은 안다. 그래서 아무튼 시리즈를 한번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아무튼 잡지 보여서 구매했다. 물론 내가 잡지를 만들고 있어서 손이 갔던 이유도 있다.
저자 황효진은 매거진에서 기자로 일했고, 지금은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매거진을 만든다고 했다. 책의 내용에서 공감도 많이 갔지만, 매거진의 '존재 이유'에 대해 정립해준 부분에서 매거진에 대한 나의 인식 확장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만들고 있는 '마블로켓' 매거진은 일본 로컬 브랜딩 매거진, 도시 브랜딩 매거진, 브랜드 매거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매거진'이라는 형식을 빌린 건 동일한 제목으로 큰 테마 안에서 연속적으로 발행하는 책의 형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매거진을 만든다고 단순히 생각했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매거진의 정의가 흥미로웠다.
선택의 폭이 넓다는 건 생각보다 삶의 질에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 이것과 저것만 아는 사람과, 이것과 저것만이 아니라 또 다른 것들도 많다는 걸 아는 사람의 시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잡지뿐 아니라 다른 물건들도 마찬가지다. 일본에서는 슈퍼에 가봐도 소스 종류만 열댓 개를 훌쩍 넘어간다. 심의 굵기를 조절할 수 있는 연필깎이라든가 담배를 잠깐 꽂아 놓을 수 있는 아주 작은 금속제품처럼 '이런 것 까지 있어야 해?" 싶은 물건들도 많다.
나는 '그게 꼭 있어야 돼?'라는 말이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망친다고 생각한다. 그게 없어도 살 수 있다. 그러나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무언가는 아니지만, 굳이 하지 않아도 사는데 지장이 없지만, 다만 있으면 더 좋은 것들, 더 알면 더 재미있는 것들이 많다. 그런데 왜 기본만 챙기면서 살아가야 할까, '가성비'의 세계에서 벗어나 반드시 필요한 게 아닌 무언가를 보고, 사고, 해보며, 우리는 조금 더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게 되는 것 아닐까.
잡지는 실용서다. 없어도 살 수 있다. 그리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여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유용한 지표다. 삶을 윤택하는 데 도움이 될 정보도 있고, 사진이 많아 시각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다.
물론 요즘에는 sns로 검색만 해도 상대적으로 쉽게 알 수 있는 정보들일 수도 있다. 굳이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만큼 잡지만큼 도움되는 것이 없다. 세계관을 확장을 경험하면 즐겁다. 세상이 다른 관점으로 보이는 것은 이전 까지의 삶과는 다른 새로운 일이다. 취향이 생길 수도 있고, 개성이 생길 수도 있고, 다른 경험을 해 볼 기회가 생길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아무튼, 잡지라는 책을 읽어보고 잡지도 읽어보길 바란다.
자, 우리 모두 가벼운 마음으로 잡지를 읽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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