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뉴스를 보면 아파트 청약 열풍, 투자 열풍에 대한 뉴스가 엄청 올라왔다가 사그러드는 모습을 보인다. 부동산에 대한 수많은 뉴스가 있지만, 물론 대부분은 아파트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나는 서울과 경기권에 주로 복도식, 계단식 아파트에서 생활을 했지만, 우리가 흔히 빌라라고 하는 다가구에도 제법 살아봤고, 아주 어릴 땐 단독주택도 살았던 기억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는 의외로 한국에는 제법 많은 타입의 주택형이 있고, 한국 사람들의 인식 또한 주거를 할때나, 부동산 거래할때 등 여러 면에서 인식이 대단히 다르다는 것을 크게 느끼며 살아오곤 했다.
지켜본 바로, 유난히 한국에서는 아파트 선호도가 높은데, 산업 집중화, 높은 인구밀도 때문에 아파트가 보급되었지만, 여러 장점 덕분에 선호도가 매우 높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고, 높은 수요 대비 공급이 적어서 수도권에서는 천정부지인 아파트 가격 때문에 아파트 한채 찾는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오늘은 한국에서의 아파트 열풍과, 지역별 양극화에 대한 내용을 한번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아파트는 과연 무엇일까?
한국에서의 아파트의 인식은 원래대로는 공동주택의 대명사, 다만 아파트도 한국의 경제 발전에 영향을 받아 양극화가 생기고, 예전에는 그냥 사는 곳이었지만, 이제는 대표적인 주택이면서 재산으로 통용되는 수준까지 발전해 왔다.
사실 아파트는 해외에서도 도시 집중화된 곳에서는 역시나 공동주택의 대표격이긴 하다.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그 스타일도 각각 다른 편이다.
대표적으로 미국을 비롯 영미권 국가에는 우리가 보는 층층이 쌓인 주거용 건물을 고급 주거용 빌딩인 하이 라이즈(High-Rise), 일반적인 분양용인 콘도(Condo), 소형 공동주택이라고 볼 수 있는 스튜디오, 물론 당연하지만 아파트먼트(Apartment)라는 용어도 쓰인다. 물론, 임대용, 소유용에 따라 이런 쓰는 용어는 달라지는 듯 하다. 한국 못지않게 이런 문화에 대한 다양한 인식도 있어서 이걸 주제로 자본주의 세계와 묶여서 영화나 드라마가 제작되기도 한다.
고층 아파트의 갈등을 주제로 한 소설원작 영화, 로키(?)형님이 주연을 맡았다.
일본도 마찬가지로 인구밀도가 높고 사용할 수 있는 땅이 적다 보니 층층이 올려둔 공동주택이 많이 보인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많이 보이는데, 일본에서는 맨션(Mansion)이라고 많이들 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의 일반적인 맨션들
한국은 50~70년대 일본과 미국에서 조닝(Zoning)을 비롯한 도시 개발의 계획이나 법령을 참고하기 시작했고, 각각 두 나라의 스타일을 참고했음에도 두 나라와는 주택, 특히 아파트의 인식이 20세기와는 대단히 다른 형식으로 발전된 것이 특이하다고 볼 수 있다.
<아기공룡 둘리> 고길동 선생님의 집, 지금이었음 배경이 아파트였을지도?
다른 국가들과 다르게 한국은 유난히 단독주택 대비 아파트 선호율이 높아졌는데, 지금 와서 보면 공급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편의성과 커뮤니티의 형성 등이 영향을 받았을지도 모른다.
신기하게도 한국의 빌라는 아파트보다 못한 수준으로 인식되지만, 한국 외의 서구권 국가나 일본에서는 빌라는 이런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보다 좀 더 상위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편이다. 오죽하면 유럽 출신 친구가 한국인 친구와 대화하다 빌라 산다는 얘기를 듣고, "와우 너희 집 부자구나!!"라고 놀라워했다는 말이 있으니(...)
잠깐, 아파트가 이렇게 많은데...?
근데 뉴스에서 경제 관련 뉴스에 올라오는 사진을 보면 아파트는 정말 엄청나게 많아 보인다. 2023년 기준으로 전국 주택보급률은 105%인데, 100%를 넘었다는 건 가구보다 주택이 더 많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다.
아마 뉴스만 보고 주변만 보면 여전히 주택이 부족하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사실 세대수 대비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기 시작한 것은 2008년(100.7%)으로, 벌써 15년이나 되었다(!)
서울 수도권의 아파트 단지들 (출처: 매일경제)
수치만 보면 전 국민이 주택 걱정 안하고 살아야 정상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대체 내집은 어디에...?" 라는 얘기를 하며 내집마련을 갈망하곤 한다.
왜 이런지 생각해보면 급격히 발전한 한국의 경제 구조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일단 세계 최빈국인 50년부터 21세기 초반까지 정말 짧은 시간에 선진국의 반열로 넘어왔는데, 보통은 이런 산업 발전은 몇 세기에 걸쳐 이루지만, 한국은 이런 1차 산업에서 4차 산업으로 넘어오는 과정을 몇십년만 달성한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 개발 도상국의 독이라고도 할 수 있는 중진국 함정에도 빠지지 않았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오랜 기간 점진적인 산업화를 해왔고, 축적된 기반이 있어서 지방에도 산업 기반을 남겨놓으면서 국가 전체 산업 구조 전환(Shift)를 이뤘지만, 한국은 워낙에 초고속으로 발전하다 보니 수도권 위주로 발달, 그리고 그 와중에 지방은 이런 전환 요소가 없이 비균형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건 한국 뿐 아니라 급속도로 발전한 일본이나 미국도 비슷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문제는 이런 산업 구조가 주거에도 큰 영향을 끼쳐서, 서울과 수도권에 2~3차산업과 같이 밀집도가 높은 환경이 필요했고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자 정부에서는 빠르게 해결할 방법으로 아파트 형태의 공동주택을 반 강제적으로 공급하게 되는데, 여기에 상권, 커뮤니티, 학군, 주택 관리의 용이성 등 여러가지 강점이 얹혀지면서 아파트를 강력하게 선호하는 문화로 자리잡아 버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권역별 GRDP(지역내 총생산) 추이 (출처: 통계청)
그러다 보니 똑같이 전국적으로 아파트를 때려박아도 생산력, 그리고 자본의 수준차이가 나기 때문에 특정 지역, 특히 강남을 비롯한 수도권으로 인재와 돈이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국제공항이나, 병원, 백화점 등 편리한 인프라, 명문 대학이나 학원가 등 교육 환경도 같이 상승하게 되니 그 속도는 가속이 붙어서 더욱 빨라지게 되었다. 특히, 학원가와 아파트의 관계는 정말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볼 수 있어서 대부분의 유명한 학원가는 아파트 단지들 사이에 끼어있는 알수 있다. (ex. 대치, 목동, 중계동, 평촌, 분당, 일산 등...)
그래서인지 이젠 모두가 그 사실을 알기에 지나가는 사람 한명 붙잡고 "혹시 어디에 집을 사고 싶으세요?" 라고 하면 "저는 서울에 아파트 한채 갖고 싶어요."라고 답하기 마련이다. 반대로 지방에 있는 아파트 저렴한데 거기 안 사세요? 라고 한다면"굳이요?", "저는 직장때문에 안됩니다."라고 딱 잘라서 말할 것이다.
이렇게 보급율과 별개로 수요는 결국 특정 지역에 몰리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아파트가 1) 모든 편에서 편의성이 뛰어난 주거 수단이자, 2) 그 수요 덕분에 투자나 자산으로서의 역할까지 겹치니 서울과 수도권 안에서 이 아파트들을 차지하기 위해 박터지게 싸우게 되는 상황이 온 것이다.
수도권과 지방 균형을 위한 노력?
지금처럼 고령화, 저출산이 이어진다면 결국 지방이 소멸되기 때문에 남아있는 서울, 수도권 땅 쟁탈전은 여전히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전체 파이가 줄어든다고 해도 수도권 집중이 심해지는 편인데, 지금도 지방은 인구가 줄어들지만 수도권 인구는 그대로 유지가 되는 중이다.
중국의 유령 아파트단지(?) (출처: 한국경제)
최근 그래서 지속적으로 지방에는 사람이 줄어드니 미분양, 공실 아파트가 많이 생기고 있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여러모로 국가의 정책 면에서는 상당히 부담이 되는 상황이긴 하다. 중국만 봐도 아파트 몇개 단지가 미분양이 되는 걸 넘어서 도시 하나가 유령도시가 되어버는 대륙의 위엄을 보여주고, 이런 남다른 스케일의 지방 붕괴로 인해 중국의 중앙 정부에서도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그렇다고 정부는 이런 상황을 손놓고 볼 수는 없다. 특히, 건설업은 우리나라에서 경제에서도 상당히 차지하는 부분이 많은데, 파생되고 엮이는 산업이 대단히 많아서 국가 경제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러다 보니 한국에서도 이렇게 이미 아파트가 많지만 울며 겨자먹기로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 새로 분양을 하고 재건축, 재개발을 어떻게든 돌리는 상황이다. 게다가 주택거래가 되어야 세수를 거둬들일테니, 특히, 내수 경제가 약한 우리나라 정부는 이렇게 건설이던 부동산 거래건 멈춰있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출처 :국가지도집)
그래서인지 정부는 어떻게든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오랜 기간 고민을 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있던 이어졌던 국토종합개발계획은 지속적으로 수정되어, 예전의 수도권 중심에서 지방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내놓긴 한다. (물론 이렇게 지방을 유지시키려고 하는 것은 정치적인 이유도 상당하다.)
여기까지는 대한민국의 이야기긴 하지만, 사실 수도권 집중화 문제는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옆나라 일본에서는 주기적으로 쇠락한 신도시의 대명사로 타마뉴타운 얘기를 꺼내거나, 영화(리틀 포레스트)로 만들어질 정도로 제법 오래된 이야기고, 산업 시스템의 변화로 인한 지방 슬럼화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미국도 많은 고민이 있어 보인다. 그나마 균형발전이 잘 되어 있는 독일이나 이탈리아 같은 경우가 대단히 특이할 뿐 전 세계적으로 단기간에 경제 발전을 이룬 나라들의 수도권 집중화와 지방 쇠락, 그리고 양극화 문제는 공통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 또한 이미 선진국에 접어들었고 요즘 주춤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해결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는 중이 아닐까...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해보곤 한다.
과연 언제일지 모르지만 미래에는 전 국민이 어느 지역에 살더라도 행복해하는세상이 올수도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