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우리 모두에게 있다
일을 하다 보면 다른 이들보다 더 빠르게 인정받고 조직 내에서 성장하는 사람들을 보았을 것이다. 이를 지켜보는 구성원은 어쩌면 이렇게 오해할지 모른다. "나도 충분한 역량과 성과를 보여줄 수 있어요. 하지만 나에게는 그런 기회가 오지 않았어요" 이런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 할 수 없다. 실제로 조직이라는 구조에서 다양한 요인들이 일의 기회를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조직과 수많은 구성원과 일하면서 나와 그들을 보았을 때 느낀 한 가지는 "기회"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기회는 주어지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우리 모두는 스스로를 증명할 기회를 보유하고 있다. 나를 증명하는 것은 오로지 나의 몫이기 때문이다.
조직 내에서 기회는 더 많은 일, 더 성과를 낼 수 있는 일을 위임받거나 더 큰 책임을 맡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큰 오해는 이들에게 주어진 기회가 조직 내 관계 등 내가 가지고 있지 않은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다고 보는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당장 그들이 얻은 기회가 아니라 왜? 그들은 일을 위임받고 책임을 맡게 되었을까?"이다.
만약 상사와의 친밀도, 정치적 관계라고 생각한다면 그 관계 또한 처음부터 존재하지는 않았다는 것을 돌아봐야 한다. 내 경험상 의미 있는 관계는 대부분 시간이 흐르면서 점진적으로 형성된다. 이는 곧 우리 모두에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조직의 리더 입장에서 보면 특히 더 신뢰하고 일을 위임할 수 있는 구성원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이 처음부터 그 신뢰와 위임을 받았을까? 그렇지 않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신뢰와 위임을 받았다. 이들은 일상적인 업무 속에서 자신의 경험과 성과,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순간을 충분히 활용했음을 의미한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반복되는 공유와 피드백에 있어서 기회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자신에게 잘 녹이고 같은 피드백을 계속 받지 않도록 변화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구성원은 같은 포인트의 피드백을 받아도 그 의미를 되새기지 않고 변화하지 않는다. 아주 작은 작업에 있어서도 어떤 구성원은 목적과 목표를 고민해서 진행하고 어떤 구성원은 그저 일을 완료하는 것에만 목적을 두고 일을 수행한다. 전자가 나에게 주어진 나를 증명하는 기회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라면, 후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에서 성과와 태도를 통해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기회를 잘 살렸기 때문에 일의 위임과 책임을 더 맡을 수 있다. 여기서 일의 위임과 책임은 '기회'가 아니라 '보상'과 '신뢰'이다. 앞서 후자의 사람들은 이를 '기회'라고 여기고 부여받기를 기다리고 의존하는 수동적인 태도를 취한다. 진정한 기회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임을 아직 깨닫지 못한 것이다.
스스로 기회를 잘 활용하고 있는지 판단해 본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리더와 동료들에게 받는 피드백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 피드백을 대하는 자신의 태도를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피드백을 받았을 때 너무 방어적이거나 공격적이지 않은지, 그 피드백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는지, 어떤 단어 하나하나에 매몰되어 의미를 놓치지 않았는지 등 깊이 있는 고민을 해야 한다.
성장과 성과에 대해서 감사의 피드백을 받고 있다면 이는 스스로 가지고 있는 기회를 잘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1:1 미팅을 하면 거의 대다수 구성원이 일을 더 잘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로 행동의 변화를 보이는 것은 소수이다. 그 소수만이 자신의 기회를 활용하고 있다고 본다. 리더는 이들에게 신뢰와 지지를 보여야 한다.
"내가 가지고 있는 기회는 잘 활용되고 있는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항상 우리 자신에게 있다. 그리고 그 답은 우리의 행동과 변화로부터 만들어진다. 프로젝트의 크기가 아니라 일상의 모든 순간에서 나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동료를 돕고, 나의 업무 영역을 넘어선 도전도 어쩌면 필요할 수 있다. 조직 내 신뢰를 받는 구성원은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내가 가지고 있는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방법을 찾는 힌트가 될 수 있다.
조직의 리더는 항상 이런 태도를 가진 구성원들을 주목하고 있다. 작은 기회들을 꾸준히 잘 활용한다면 자연스럽게 위임과 신뢰는 형성된다. 리더 또한 편견과 편애 없이 구성원을 바라보고 결정을 공유하고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이러한 구조가 만들어졌을 때 조직의 성장의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본다. 아직 늦지 않았다. 아니 늦은 것은 없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회를 다시 한번 충분히 활용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