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장기 근속자이다.
2014.09.17년 입사를 하여 현재(2024.09)까지 한 회 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장기 근속자이다.
나는 지금의 직장에서 정년까지 일을 할 줄 알았다.
우리 회사는 정년이 없으니 정년이 되는 나이까지 일하고 퇴사하리라~ 늘 그렇게 말하곤 했다.
만 10년을 근무하면서 어려움은 시시 때때 빈번히 많았으니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나를 지치게 할 때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말라" 까지는 아니더라도
'아무래도 그만둬야 할까 봐!' 잠깐의 고민은 했지만 정작 퇴사는 생각조자 하지 않았다.
동료들과 회식이라도 하는 날엔 알코올의 힘 받아 회사욕을 수없이 아주 많이 셀 수 없을 정도로 하였지만
그럼에도 적성에도 잘 맞던 직장이기에 스트레스는 엄청났지만 그래도 일하는 게 좋았고 재미있었다.
그러기에 생각조차도 못한 나의 퇴사는 원하지 않던 것이었다.
근무하던 곳은 사람을 상대하는 곳이라 일보다 사람에게서 받는 스트레스가 많았다.
바쁠 땐 정신없다가도 조용할라치면 또 너무 조용해진다.
하루종일 일과 전쟁 후 부랴부랴 퇴근하면 주부라는 부케가 있으니 저녁을 분주희 준비한다.
퇴근 후 밥은 나보다 일찍 퇴근하는 남편이 하고 요리(?)는 내가 한다.
하루동안 있었던 일을 서로 주고받으며 특히 상사욕에는 깊은 공감으로 도란도란 늦은 저녁을 먹는다.
늘 피곤해하는 남편이 9시 넘어 자러 들어가면 나도 덩달아 자야 할 것 같아서 방으로 들어간다.
갱년기로 인한 불면증이 있어서 어렵사리 잠이 들면 낮에 놓친 예약이나
전산누락 건 들 특히 유독 힘들게 하던 고객 등등 잠이든 꿈속에서 다시 일을 한다.
스트레스 잔뜩 받은 꿈에서 누가 깨운 듯 화들짝 놀라 깨면 다시 잠들지 못하고 깨어있는 시간이 더 많은 밤이다. 그렇게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어렵사리 잠 속으로 깊게 빠져들 때쯤
모닝콜이! 내가 나를 깨우라고 설정해 둔 모닝콜이 요란한 음악과 함께
지면을 충분히 흔들고도 남을 듯한 진동이 지진도 울고 갈 세기의 진동이
이제 막 깊게 잠든 나를.
이제 아침이라고.
지금 일어나야 늦지 않게 회사 도착한다고.
아주 메몰차게 힘든 아침을 알린다.
10년을 출근한 날들은 그날 이 그날 같지만 늘 새롭던 나날이었다.
업무는 늘 업데이트되고 트렌드에 맞게 고객의 니즈도 맞춰야 하고 새롭게 바뀐 업무 지침들을 숙지하고
새로이 공지되는 것들을 이행하랴~ 젊지 않은 나이기에 갱년기가 오면서 기억력 감퇴로 실수도 잦아지고
감정기복이 심해져 스트레스 감도가 높아져 힘듦은 많았으나 적성에 맞기도 하고 늘 해오던 익숙한 업무이기도 하고 또한 내가 좋아라 했던 일들이라 자긍심도 높았던 직장 생활이었다.
불만은 있으되 업무 전반에 만족도가 높아서
퇴사는 '정년이 되는 나이까지 일을 하고 퇴사해야지' 하던 그런 직장이었다.
그러던 내가 퇴사를 하게 되었다.
퇴사의 일련의 과정으로 인하여 한동안 많이 힘들기도 했다.
중년의 나이에 무언가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건
가보지 못했던 길에 대한 두려움과 막연한 막막함이 없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나는 더 행복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직장이라는 틀에 매여 벗어날 수 없는 개미지옥 같던
내 10년 직장생활의 퇴사는
내게 좀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 게 아닐까?
그러니 원하던 원하지 않던 퇴사는 또 다른 시작점일 수도 있기에
나는 슬퍼하지는 않는다.
안녕~ 10년 나의 직장이여!
그대가 있었기에 내 빛나는 10년이 있었으니
그대가 있어서 나는 많이 아프고 행복하였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