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을 설렘으로 바꾸자
나는 도망치기 선수인데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도망치기 선수인데 그러지 말라니... 젠장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다.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보호받아서는 안 된다.
그것은 우리의 힘을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조지핀 험프리스
[하루 쓰기 공부]10/25 브라이언 로빈슨 지음+박명숙 옮김
우리의 파충류 뇌는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지만 글쓰기의 도전을 시도할 때는 장애물로 작용하기도 한다.
...
고된 작업, 끈기, 위험을 수반한 노력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하루 쓰기 공부]10/25 브라이언 로빈슨 지음+박명숙 옮김
하루 쓰기 공부저자브라이언 로빈슨출판유유발매2020.12.04.
젠장...
마치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고 있다가 건네는 조언처럼 가끔 열어보는 [하루 쓰기 공부]는 무릎이 닿기도 전에 꿰뚫어 본다는 족집게 도사 같다. 그래 나는 나 자신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도망치기 선수다.
글쓰기뿐 아니다. 일상의 크고 작은 일에서 나는 잘 도망친다. 싸우기 싫어서 피하고 귀찮아서 피하고 똥이라고 피하지만 나 자신을 보호하고 싶어서다. 다시 원상태로 돌아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나서지 않는다.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해서 달아나 바위 밑에 숨을 수는 없다.
스스로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움츠리기보다는 용기와 자신감으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야 할 터다.
되풀이해 발생하는 문제라면 그동안 고수해 왔던 낡고 경직된 법칙을 깨뜨리고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하루 쓰기 공부]10/25 브라이언 로빈슨 지음+박명숙 옮김
내가 지금까지 피하고 달아나고자 했던 글쓰기의 문제가 무엇이었나? 글쓰기뿐 아니라 일상의 문제가 무엇이었나? 서툴고 똑 부러지지 못하고 어설프게 바보 같고 어리숙하고 허술한 초보 같은 면을 보이고 싶지 않아서다. 그런 면을 내 보이는 게 한없이 부끄럽다. 이쯤에서 엄마랑 이모들이 등장한다. 나는 어릴 때 참 많이도 놀림을 당했다. 칭찬도 많이 받았고 늘 잘 한다며 걱정 없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한편에서는 놀림도 많이 받았다. 어설프고 서툴다고...
지금 생각해 보면 비교의 상대가 잘못된 불공정 거래였다. 초등학교 4-5학년 여자애가 뭘 하면 얼마나 잘 하겠냐마는 이모들과 엄마는 전라도 말로 소위 이삐다고 건든다. 지금도 나는 내가 어느 만큼인지 잘 모를 때가 많다. 남들이 나를 인정해 주는 말을 해도 칭찬을 해도 잘 믿어지지 않고 스스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늘 긴장 속에 있어서 그렇다. 긴장하고 불안한 나머지 남들의 말이 잘 와닿지 않는다. 긴장 탓에 밥도 못 먹고 집에 돌아오면 몸살이 난다. 그러면 기분이 엉망이다. 몸살이 다 나을 즘엔 새로운 긴장이 시작된다.
내가 피하고 도망가고 싶은 건 그런 긴장감이다. 나는 영화나 드라마도 결말을 알고 나서야 본다. 주인공이 죽는지 사는지, 위기를 모면하는지 극복하는지. 오징어 게임처럼 보는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드라마나 스포츠 경기는 멀리한다. 몸살 날 정도로 아프기 때문이다.
영화 '명량'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저들의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좋을 텐데)'
그래 나의 긴장을 설렘으로 바꿀 수 있다면.
나의 긴장을 기대와 흥분으로 바꿀 수 있다면 나는 흥미롭게 삶을 살아가지 않을까?
기대하지 않은 것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하루쓰기공부
#자기보호
#회피에서벗어나기
#나에게달달한정
#공감통역사김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