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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압둘라 Jan 07. 2019

대회를 마치고

사과문


부끄럽지만

기대감을 품고 출발했던 첫 사막 마라톤인 칠레 아타카마 마라톤에서 저는 무릎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습니다. 마라톤을 완주하지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172km 부근에서 대회를 포기하였습니다. 완주한 것처럼 속여서라도 우물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정직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랜 시간 고민하다가, 제가 실패했던 과정을 과감 없이 설명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사과문

동아대 학우 여러분     

먼저 죄송하다는 말 먼저 올리겠습니다...

6일 경기 중 5일째 되던 날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3일째 너무 무리하게 걷다. 오른쪽 무릎이 한번 크레 접질리고 말았습니다. 응급처리로 압박 붕대를 감고 완주를 하였습니다. 그날 바로 4 데저트 메디컬 텐트에서 차료롤 박고 의사가 그만두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오래 준비하고 도와주신 분들 생각에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여기까지 오기 너무나도 저한테는 힘든 시간이었으니까요... 그래서 의사한테 뛰고 싶다 달리고 싶다 라고 하니 고심 끝에 의사가 안되지만 안되지만 해봐라고 하였습니다. 그날 밤 수십 알에 진통재를 먹고 아침이 되었는데 오른쪽 허벅지와 종아리 근육이 딱딱하게 굳어있었습니다 그런 상태로 4일째 경기를 다시 시작하였고 진통제로 버티며 달렸습니다. 오른쪽 허벅지와 종아리가 굳어 바지를 손으로 당기면서 달렸습니다. 제한시간이 있어 중간 쉬는 지점에서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44킬로를 마지막으로 들어와 4일째가 끝 낫습니다.     


무리해서 들어와 통증이 더욱 심해져 진통제를 먹었는데 잠을 자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5일째가 되었고 다리가 왼쪽보다 13배 부어있었습니다. 그래도 전 아픈 건 참을 수 있다 무조건 죽더라도 성공해야 된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셨는데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시작을 알리는 카운터 종소리에 출발을 하였습니다. 시작하자마자 꼴찌로 출발하였고 무릎은 힘조차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바지를 두 손으로 끌고 들어가자는 생각으로 4킬로를 왔습니다. 보다 못한 의료진이 저를 잡아 세우며, 울면서 이제 포기하자고 최선을 다했다며, 그렇게 경기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그때 저의 마음은 나는 절대 실패해서는 안되는데... 이때까지 노력해온 것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17시간 동안 죽도록 아르바이트한 것 스폰받기 위해 새벽까지 보고서 쓴 거 수백 통의 전화와 메일 이때까지 노력 그중에서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응원받은걸 생각하니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의 도전은 막을 내렸고 의사의 말로는 정밀검사를 받아 봐야겠지만 근육이 끊어졌다고 하였습니다. 지금은 숙소에서 쉬는 중이며 이때까지 믿어 주시고 응원해주셨는데 학우님들 기대에 보답하지 못해 정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죄송합니다 어렵게 잡은 기회 정말로 죄송합니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리를 내년에 고쳐서 다시 꼭 도전하겠습니다. 실패는 할 수 있어도 포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이때까지 응원해주시고 믿어주셔서 너무 고맙고 전 실패를 하면 안 되는데 실패해서 너무 죄송합니다.



나를 믿어준 사람들

사막 마라톤 완주 실패를 보고하며, ‘실패는 하였지만, 포기는 하지 않았다.’라는 메시지로 다시 마라톤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였고, 이런 진정성을 기특하게 여겨준 기업에서는 완주를 못했지만, 기부금을 준비해주어, 우물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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